아이스하키 정기전은 고대인들뿐만 아니라 모든 아이스하키인에게 축제와도 같은 최대 이벤트이다.

아이스하키의 인지도가 낮은 한국에서 정기전은 최고의 빅게임으로 손꼽히기 때문이다. 이날만큼은 전국의 초·중·고 아이스하키 선수들, 동호회 선수들, 그리고 팬이 모두 모여 양 팀 선수들의 패기와 열정에 함께 흥분하고 감동하며 아이스하키를 즐긴다. 이런 점은 고려대, 연세대의 동문들의 대부분이 경기장을 채우는 잠실벌 경기와 차이가 있다. 정기전을 보면서 어린 선수들은 미래 자신의 모습을 꿈꾸며 동호회 선수들은 아이스하키의 매력에 빠진다.

고려대는 최근 실업팀과의 경기에서 조직적인 수비력과 더불어 다양한 공격진의 모습을 보여줘 한 계단 더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53회 전국대학아이스하키선수권대회에서 최우수 선수상을 받은 김유진 선수가 골대를 지키고, 2008 세계아이스하키선수권대회에서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한국 아이스하키의 미래로 손꼽히는 조민호 선수가 공격의 핵심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 층 우세한 전력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연세대는 지난 정기전에서 9년간 무패를 이어온 만큼 막강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실업팀이 상대하기에도 까다롭다고 느낄 정도로 탄탄한 수비조직을 구축하고 있어 쉽게 점수를 내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1년간 고려대는 연세대를 상대로 1승 1무를 기록하며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 있는 만큼 지금의 상승세를 정기전까지 이어나가길 기대해본다.

특히 올해는 연세대의 주 연습 경기장인 목동이 아니라 일산에서 경기가 치러진다. 아이스하키 경기의 특성상 빙질의 상태가 경기 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기장의 변화는 고려대에도 플러스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도 선수들의 패기와 열정, 그리고 한 자리에 모인 아이스하키인의 흥분으로 아이스링크장은 뜨겁게 달아오를 것이다.

이윤영(고려대학교 사회학과 문학박사/2008 세계여자선수권대회 국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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