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수) 학교에서는 두 가지의 큰 행사가 동시에 열렸다. 하나는 화정체육관에서 진행된 취업박람회였고, 다른 하나는 중앙광장에서 열린 고연전 응원오리엔테이션이었다.

고연전 응원OT는 수년간 녹지운동장이나 화정체육관에서 열려왔다. 하지만 올해는 중앙광장에서 진행됐다. 강의실에서 더 가까운 장소에서 열리는 응원OT이기에 몰려든 학생들로 광장의 잔디가 상하지 않을까 걱정까지 했다. 하지만 참석한 학생들은 기대에 훨씬 못미쳤다. 물론 자리를 채운 학생들은 열정적으로 응원했지만, 학생들 사이사이는 많이 비어 보였다.

반면에 그 시간 취업박람회장은 발디딜 틈도 없이 붐볐다. 많은 학생들이 셔틀버스를 줄지어 기다리며 화정체육관으로 향했다. 셔틀버스 속 학생들에게 응원OT의 모습은 창밖의 풍경일 뿐이었다.

보통 고학년이 많이 참여하는 취업박람회장엔 저학년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기업별로 부스에 앉아 취업 설명을 듣는 것은 물론, 해당 기업에서 준비한 테스트에 응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물론 진로에 대한 고민은 저학년에게도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두 손 가득 기업 브로셔를 들고 선 저학년 학생들을 보는 것은 낯설지만 신선하지는 않았다.

경제 위기, 학력 인플레이션, 좁아지는 취업문에 대한 오래된 이야기를 그동안 체감하진 못했다. 하지만 한 날 동시에 이뤄진 두 행사의 간극이 절박하게 표현하고 있었다. 이제는 누구도 저학년들에게 ‘모든 고민을 뒤로 하고 그저 즐겨라’라고 쉽게 말할 순 없다. 하지만 작년, 재작년 그리고 또 그 전의 응원OT의 추억을 기억하는 고학년으로서 그런 모습이 조금 쓸쓸해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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