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니 정확히는 9월 1일부로 중앙도서관에서 좌석 배정 시스템이 가동 중이다. 배정 및 반납 방식은 이전 다른 건물들의 그것과 일치한다. 그러나 시행 후 근 1주일여인 지금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문제점은 다름 아닌 좌석 반납 시 ‘강제 반납’ 이 없다는 점이다. 즉 사용자가 중도관을 떠나도 스스로 취소를 하지 않는 한 좌석은 그대로 남아있다. 무주공산의 빈자리를 이전까지 책이나 가방 등이 지켰다면 이제는 좌석이 대신 지켜주는 형국이다. 자리 독점의 정보화라고나 할까.

키오스크 단말기 구입 및 키오스크에 좌석 데이터를 연동시키는 프로그램 구축은 상당한 예산이 소요되는 계획이다. 그렇게 예산을 쏟아 붓고도 얻는 이익은 무엇일까? 현재로서는 중도관 1층 컴퓨터좌석과 3,4층 열람실을 동시에 쓸 수 없다는 것 정도가 유일할 것이다. 등록금 인상률이 하늘로 치솟는 지금임을 감안하면 중도관의 좌석배정 시스템 구축을 보는 시각이 씁쓸할 수 밖에 없다.

이런 논의에 대해서 ‘출입구까지 테이터를 연동시킬 예산이 없다’라는 식의 항변을 생각해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그에 대해 이런 반론은 어떨까. 예산이 부족했다면 처음부터 계획을 재검토 하거나 아니면 가능한 확실한 성과를 낼 수 있는 부분을 먼저 하고 예산이 모인 다음 나머지를 구축하는게 타당하지 않을까? 지금의 경우라면 학번 입력을 하고 사용하되 종료되면 다시 그 자리에서 다시 로그인을 하는 식으로 계속 자리독점이 행해져 주말이면 자리에 앉아보기도 힘들던 중도관 1층 컴퓨터 좌석부터 우선 좌석배정을 실시한 다음, 예산이 충분해진 때에 출입 게이트와 연동되는 3,4층 열람실 좌석배정을 시행하는 식의 단계적 계획이 낫다고 본다. 현재 같이 한 번에 다 바꾸어버린 좌석배정 시스템은 소위 ‘돈은 돈대로 쓰고 변한 건 없는’ 상황이 아닌가 한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의 원인은 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 생각건대 이는 학교 행정에 있어서 ‘학생’이 고려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좌석배정 시스템을 이용하는 사람은 학생이다. 좌석배정 자체를 찬성, 반대하는 문제를 떠나서 좌석배정 시스템 구축이 학생 편의를 고려치 않고 있다는 점이 문제인 것이다. 학교 행정을 책임지는 사람들이 ‘일단 하고 보자’ ‘일단 짓고 보자’ 는 식의 사고방식을 가진 것인지, 그리고 ‘근사한 단말기’의 도입 그 자체에 스스로 그저 만족스러워 하는 것이 아닌지 묻고 싶다.
학교 내의 각종 계획, 행정 조치 등에서 중요한 것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학생 편의’이어야 한다는 생각은 이미 이곳 Global KU에서는 낡은 것이 되어 버린 것인지도 모르겠다.

김병철 (정경대 행정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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