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박지선 기자)
고등학생이 3권짜리 장편 역사소설을 썼다면 믿어지는가. 본교 재학생 신지혜(문과대 한국사06)씨에겐 가능한 일이었다. 고등학교 3학년 시절 <월랑 바람의 전설>을 출판하고 대학 신입생 때는 <발해의 꿈 대조영>을 썼다. 이제는 선덕여왕과 관련한 역사소설 지필에 한창인 신 씨를 만났다.

2004년 신 씨의 고3 시절, 그녀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써온 <월랑 바람의 전설>을 출판했다. “중학교 때 친구들이 제 글을 재미있게 읽어줬어요.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과 읽고 싶어 그 때부터는 출판을 목적으로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죠” 결국 그녀는 원고지 4000매 짜리 소설을 완성했다. “출판이 확정된 뒤에도 1년간의 수정기간이 있었어요. 그때는 어려서 공들여 썼단 생각에 많이 쳐내지 않았는데 지금 와서 보면 ‘좀 더 비워낼 걸’이란 생각이 들어요. 그때보다 지금 눈이 더 높아져서 그런 것 같아요”

정작 그녀의 부모님은 그녀가 꾸미고(?) 있는 일을 아무것도 모르셨다고 한다. “출판사와 계약 전날 부모님께 제가 미성년자라 계약을 못하니 같이 가자고 했어요. 부모님은 그제서야 아셨죠(웃음)”

신 씨가 책을 출판하자 국내 여러 일간지들이 고교생 역사소설 작가가 탄생했다는 기사를 냈다. 팬클럽도 생기고 주변 학교에 소문도 났다. 한번은 도서관에 갔는데 ‘신진혜가 왔다’며 웅성거리는 소릴 듣기도 했다. “제가 잠시 연예인이 된 기분이었어요(웃음)”

게임회사나 드라마업체로부터 작품을 리메이크하고 싶다는 연락도 왔다. 하지만 신 씨는 모두 거절했다. 제 작품의 고유 이미지를 지켜주고 싶었어요” 이후 2006년 그녀는 <발해의 꿈 대조영>이란 소설을 출판했다. 그리고 지금은 선덕여왕에 대한 소설을 준비 중이다.

무사히 두 번이나 책을 출판했지만 어려움도 있었다. 먼저 역사소설이다 보니 자료를 구하는 것이 제일 어려웠다. “<발해의 꿈 대조영>은 출판사에서 자료를 많이 구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지만 <월랑 바람의 전설>을 쓸 땐 고등학생 이었고 작품 배경도 중국이라 자료를 구하기 어려웠어요” 그녀는 미국에 있을 때 자료수집을 위해 중국 친구들에게 작품 관련 논문을 구한 뒤 영문으로 번역해 읽기도 했다. “공부하는 게 힘들긴 했지만 그 과정도 정말 즐거웠어요”

역사학도인 그녀가 본래 준비하던 것은 미대입학이었다. 하지만 미대입시에서 계속 낙방해 미술만큼 좋아했던 역사학으로 지원 방향을 바꿨다고 한다. 현재 그녀는 그때의 선택을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말한다. “이중전공으로 조형학부를 선택해 두 가지 공부를 모두 하고 있어요. 좋아하는 공부를 모두 하고 있는 제가 참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 그녀는 지금 쓰고 있는 선덕여왕 관련 소설을 곧 마칠 생각이다. 졸업 후엔 역사와 미술소양을 접목해 관광기념품을 개발한다는 꿈도 갖고 있다. “많이 발전된 분야는 아니지만 꼭 해보고 싶어요. 물론 역사소설도 계속 쓸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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