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한 명당 22만원, 연간 총 20조원이 넘는다는 사교육비 지출은 빠듯한 집안살림에 덜기 힘든 부담이다. 더욱이 대학입시만을 바라보는 학부모의 약한 부분을 파고드는 학원의 교묘한 논리와 편법이 더해지면 그 고통은 더욱 가중된다.
사설학원의 높은 수강료에는 감독기관의 단속인력부족이나 솜방망이 처벌도 이유가 될 것이다. 하지만, 높은 학원 수강료는 우리나라 교육폐해의 전부도 아니고, 원인도 아니다. 다만, 겉으로 드러난 문제일 뿐이다. 이는 어떤 식으로든 사교육에 의존하도록 만드는 교육 환경과 과열된 입시경쟁인 낳은 부산물인 따름이다.
어느새 사교육을 통한 선행학습을 모든 공교육의 단계에서 당연시하는 풍조가 확산되고 있다. 사교육비 부담의 경감은 학원비 단속이 아닌 사교육이 필요 없는 교육환경 조성이 선행돼야 한다. 또한, 여기에 학부모의 인식변화도 동행돼야 한다.
우리나라 교육은 현안의 해결 뿐만 아니라 미래사회를 염두에 둔 변화와 개혁이 필요하다. 문·이과 분리교육, 과목간 통합교육 등 논의 소재만도 부지기수다. 대통령의 지시에 호들갑을 떨 게 아니라 좀 더 진득하게 교육문제에 접근하는 정책당국의 모습이 필요하다. 마치 누구에게 보여지거나 언론에 노출되기 위한 것이 아니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