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토)부터 15일(토)까지 이라크를 다녀왔는데 이라크 상황은 어땠는가.

-그 당시 바그다드는 우리가 생각했던 전시 상황이 아니었다. 사람들은 이번 전쟁이 명분이 없기 때문에 미국이 자신들을 압박해오는 것일 뿐, 유엔의 동의 없이 공습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이라크의 입장에서는 이번 전쟁이 자신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필요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그들의 입장에선 취할 수 있는 어떤 방법도 없었다. 그 때문에 평온하고 지극히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었다.

△어떤 이유로 다녀오게 됐는지.
-첫번째 목적은 아랍권, 이슬람권과의 관계개선을 위해서이다. 왜냐하면 아랍권에는 석유의 90%가 존재하고 전 세계 인구의 1/4인데 우리나라는 그 세계를 미국을 통해서만 접촉해왔다. 이런 관계가 계속된다면 우리의 독자적이고 자주적인 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두번째 목적은 지금까지의 전쟁에서 모든 나라는 유엔의 결의를 통해서 국제 분쟁이나 갈등에 개입해왔다. 그러나 이번에 미국이 국제여론을 무시하고 유엔의 결의 없이 전쟁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 경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현재 북핵 문제로 한반도에서도 전쟁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형편인데 유엔의 결의 없는 전쟁이 일어나게 된다면 그것은 한반도에서도 유엔의 결의 없이 미국이 마음대로 전쟁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기 때문이다. 즉, 국제여론과 상관없이 미국이 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분명하게 반대 의견을 피력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전쟁이 평화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다녀오게 되었다.

△여·야 의원이 함께 다녀왔다. 동행하게 된 계기는.

-지난 1월 29일 미국이 이라크에 대한 전쟁 움직임을 본격화했다. 그 때문에 정당과 정치적 쟁점이 아닌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기 위해 만들어진 ‘정치개혁을 위한 의원모임’의 의원 17명은 미국이 이라크 문제를 외교적, 평화적 수단이 아닌 무력으로 해결하려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전쟁반대 성명서를 냈다.
이런 움직임을 이라크 현지주민인 박상화씨가 보고 이라크 정부에 보고를 했던 모양이다. 곧, 이라크 국회 쪽에서는 우리를 초대하고 싶다는 초청장을 보내왔다. 그래서 17명중에서 최종적으로  민주당 송영길, 김성호 의원 한나라당 안영근 의원과 내가 다녀오게 됐다.

△이라크 사람들은 전쟁이 일어나는 이유를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나.

-이라크 사람들은 그 이유를 두 가지 정도로 파악하고 있었다. 첫번째로 미국이 자국의 석유를 확보하기 위해서이다. 즉, 미국 경제와 세계경제의 발전을 위해 세계 제 2위의 석유 보유국인 이라크에서 안정적인 석유 공급을 하기 위한 것이다.
두 번째는 미국의 군수사업에 대한 경쟁력 확보 차원이다. 군수사업이라는 것은 소비가 되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딘가에 터뜨려도 보고, 실험도 해야 한다. 이라크 인들은 그런 이유로 미국이 전쟁을 일으키려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최근 세계적으로 반전 열기가 강한데 전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전쟁은 역사적으로 ‘평화’의 이름으로 일어났다. 나폴레옹, 나치, 일본의 군국주의도 그랬다. 전쟁론자들은 더 큰 평화를 위해서 전쟁을 한다며 전쟁의 핑계를 만들었다. 그렇게 보면 미국도 그와 다를 바가 없다. 즉, 테러를 미연에 예방하기 위해서 전쟁을 해야한다는 것은 평화를 얻기 위해 무력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말하는 것과 같다.
그리고 남의 나라 정부 체제에 대해 미국이 왈가왈부할 수는 없다. 실제로 사담 후세인은 독재자이며 권력을 친·인척이하는 독점 현상도 보였다. 그러나 예를 들어 북한에서도 김일성 체제 이후 김정일 체제까지 권력의 공유 없이 종속적으로 권력이 이동되어 왔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나라가 북한의 체제에 대해 왈가왈부하여 바꿀 수는 없는 일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이라크의 지도체제 또한 이라크의 국민이 결정할 일이다. 즉, 그들의 선택에 의해서 지도부가 바뀌어야 역사적으로 비용이 적게 들고 완만하고 경제적인 정권교체가 가능하다. 만약 다른 나라에서 억지로 만들어 놓으면 역사적인 폐해와 비용은 2∼3중으로 발생한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미국이 이라크와 전쟁을 하거나 사담 후세인을 축출하거나 망명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는 없다. 
△실제로 이번 이라크전이 발발 후에는 그 화살이 북한 쪽으로 갈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는 다른 나라에 비해 반전 열기가 낮은 편이다.

-우리나라가 세계 다른 나라에 비해 반전 열기가 낮은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 번째는 레드 콤플렉스 때문이다. 전쟁 이후, 사람들이 균등생활을 요구하면 빨갱이, 사회주의자로 모는 사회분위기가 있었다. 이러한 편견 때문에 사회적 분배 기능이 사라진 굴절된 사회가 되었다.
두 번째로 미국에 대한 모순이다. 한국전쟁이후,미군정을 겪으면서 우리나라가 미군의 속국인지 식민지인지 모를 정도로 국가적 독립성을 많이 상실했다. 그래서 미국적 가치가 우리나라 최고의 가치인 것처럼 사회, 문화, 경제를 지배해왔다. 그런 상황 속에서 우리나라가 업그레이드된 면도 분명히 있다. 그러나 우리는 미국의 △이기주의 △물신주의 △패권주의 △제 1등주의 등을 선택해서 받아들여야 한다.

△한국에서의 반전 집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난해 여중생 압사사건, 촛불 시위 등이 있었는데 이는 단지 반미의 표현만은 아니라고 본다. 그것은 한 민족국가가 자주권 자립권을 갖기위한 최소한의 몸부림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반전 집회도  미국적 가치가 사회에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반전 시위가 미국에 항거하는 것처럼 보이고, 미국에 대한 신뢰를 져버리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사실 이런 분위기는 매우 안타깝다. 미국안에서도 반전시위가 대단하며 실제로 지식인, 지성인들은 전쟁을 반대하고 있다. 영국도 전쟁에 참여하고 있지만 영국의 많은 사람들도 이 전쟁에 반대하고 있다. 특히, 전쟁에 반대해 사표를 내는 장관들도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정치적 성숙함을 보여주는 장관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것이 나의 바램이다.

△노무현 정부가 전쟁이 발발하면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파병도 하겠다고 밝혔는데.

-나는 파병에 대해 절대 반대다. 이번 전쟁은 유엔의 동의가 없는 전쟁이다. 이런 전쟁에 우리나라가 공개적으로 파병한다면 그것의 명분은 대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물론 미국이 한국전쟁 때 군사적 혈맹관계로 도와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당시는 미국 혼자가 아니라 유엔의 결의에 의해 유엔군이 들어온 것이다. 예를 들어서 이번 전쟁에서 유엔의 결의에 의해서 파병을 해야한다면 그것은 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미군이 한국전쟁 때 도와줬기 때문에 미군이 하는 전쟁은 무엇이든 도와줘야 한다는 논리는 어불성설이다.
그리고 정부는 비전투원인 공병과 의료병을 파병한다고는 하지만 결국 비전투부대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는 전투병과가 참여해야 할 것이며 필요시 전투를 해야하는 상황도 발생할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 현재 35명의 국회의원이 파병 반대 의견을 내고 있다. 해외 파병은 법적으로 국회의 동의를 거쳐야 하는데 정부의 국회동의안을 반대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전쟁이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일반적으로 물자 즉, 자원확보와 영토확장이라는 이유이다. 과거에는 영토 때문에 전쟁이 일어났지만 지금은 노골적인 자원전쟁이다. 또한 군수사업에 대한 적당한 순환을 보장하기 위해서 전쟁이 일어나기도 한다.

△전쟁이 발발한다면 어떻게 진행될까. (인터뷰 당시에는 전쟁이 발발하지 않았다. -기자註-)

-일단 미국이 전쟁을 속전속결로 끝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에 갔을 때 이라크 사람들은 전쟁은 무기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으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 사람들은 자신들이 희생되더라도 알라와 문화 전통을 지키는 그들의 심장이 물신주의와 패권주의에 물든 미국을 언젠가는 물리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다 하더라도 이라크에 친미정권을 세우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이라크는 반미적인 분위기가 강한 국가이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미국에서 공부한 유학생들이 거의 없고, 또한 그 사람들이 이라크 내부에서 지탄을 받는 등 친미 성향의 사람이 기반을 잡기는 힘든거 같았다. 또한, 미국이 이라크를 직접 지배하기 힘들 것이기 때문에 포스트 후세인 문제도 대두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원 서상섭은...

 


1950년 인천광역시에서  출생해 인천 문학초등학교,인천중학교, 제물포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서울대 사회학과, 동대학교 신문대학원 신문학과에서 공부했다. 그리고 15년간 현대, 대우 그룹 등 기업체에서 근무했다.

지난 1997년 한나라당 인천 연수지구당 지구당 위원장을 거쳐 2000년 한나라당 인천 중동옹진지구당 지구당 위원장 등을 역임했었다.
그리고 2000년 인천 중동옹진 지구에서 한나라당으로 출마해 16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서 의원은 국회의원이 된 후 국회 행정자위원회 위원,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 국회 대안정치연구회 책임연구원, 국회 환경경제연구회, 민생정치연구회, 21세기 동북아 평화포럼 회원으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국회 건설교통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그리고 한국아동 인구 환경이원 연맹(CPE)회원이며 환경운동연합 국정정책위원이기도하다. 또한, 21세기 문화정책포럼 노인복지 정책 연구회회원으로 환경 및 노인 복지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지난 8일(토) 부터 15일(토)까지 ‘정치개혁을 위한 의원모임’에서 민주당 송영길, 김성호, 한나라당 안영근 위원과 함께 이라크 바그다드를 방문했으며, 현재는 뜻이 맞는 국회의원들과 함께 정부의 이라크 파병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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