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나종용(49) 씨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남을 해쳐서는 안된다”며 “미국은 하루빨리 공습을 멈춰야한다”고 말했다. 또한, 대학가에도 학내 곳곳에서 반전 시위가 열리고, 반전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대자보, 유인물 전달 등도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황선영(사범대 국교01) 씨는 “전국 곳곳에서 함께 반전을 이야기해야 반전을 지지하는 여론이 힘을 받을 것”이라며 “전쟁이 계속될수록 반전시위는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NO WAR’. 지난 3개월 간 미국의 이라크 공습 분위기 속에서 세계 곳곳에서 터져나온  구호이다. 각 국의 주요 언론과 지식인, 학생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사람들은 이라크 문제의 평화적, 외교적 해결을 요구하는 반전 시위를 진행했다.

그러나 지난 20일(목) 평화적, 외교적 문제해결을 요구하는 세계여론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대량살상무기 개발 △9·11테러와 연계 △후세인의 인권탄압 △유엔 결의안 무시라는 명분을 들어 이라크를 침공했다.

하지만 이번 공습이 미국이 발표한 4가지 이유로 발발했다고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번 공습의 이유를 석유 때문으로 보고 있다.

김성철(세종연구소 국제정치경제 연구실) 연구실장은 “이번 공습은 석유 사업권을 따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김웅희(인하대 국제통상학부) 교수도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발표한 명분은 단지 명분일 뿐 다른 이유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이라크 자유작전(Operation Iraqi Freedom)’으로 명명된 이번 전쟁은 이라크 무장해제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 축출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전쟁은 유엔의 결의 후 다국적군이 이라크를 공습했던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유엔 안보리의 합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  △1991년 걸프전과 비교할 때 명분이나 목적이 분명하지 않다는 점  △세계경제의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 등이다.

이번 전쟁은 부시 대통령이 지난 1월말 이라크의 테러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전쟁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국제사회에서 쟁점화 됐다. 부시 대통령의 무력사용 천명 이후 개전까지 세계는 평화적 해결을 요구하는 측과 미국을 지지하는 측으로 갈라져 있었다. 유엔 상임이사국인 프랑스와 독일, 중국, 러시아 등을 포함한 세계 여러 국가들은 이라크전 반대 의사를 표명했고, 이와 반대로 영국은 찬성의 입장을 나타냈다. 이런 각 국의 결정은 세계평화와는 무관하게 자국의 이익만을 위한 결정이라는 해석이 대부분이다.

지난 1991년 걸프전 이후, 미국과 영국은 이라크의 석유 사업권을 따내지 못했다. 그러나 그동안 전쟁을 반대했던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은 이라크에 석유사업권을 가지고 있었다. 세종연구소 안보연구실 홍현익 연구실장은 “모든 국가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전쟁을 한다”며 “이번 공습 전에 미국과 강대국들이 타협점을 찾으려고 했으나 실패해 전쟁이 일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쟁이 발발한 이후, 세계 주요국들의 반응은 찬반으로 엇갈렸다. 일본과 태국 등은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지지 의사를 표했다. 이와 반대로 프랑스, 독일, 중국, 말레이시아, 유엔 등은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강력한 비난을 보내는 한편, 공격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지난 20일 노무현 대통령의 대국민특별담화를 통해서 이번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정부는 5월중으로 공병과 의무병 등 총 750여명을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번 조치를 우려하고 있다. 이라크에 공병과 의무병을 파견하지만 전쟁이 커질 경우, 그들의 안전을 위해서는 전투병이 투입돼야하지 않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내고 있다. 이재봉(원광대 정치·행정·언론학부) 교수는 “명분없는 부당한 전쟁인 이라크 전쟁에 공병단과 의무부대로 구성된 지원군을 파병하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미국이 6·25 전쟁 시 도움을 준 동맹국가인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의 안보가 직접적으로 위협을 받는 것이 아닌 이번 전쟁에 한국군을 파병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는 반대로 한·미 동맹의 관계의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시각도 있다. 현재는 미국의 협력을 얻는 것이 국익에는 낫다는 입장이다. 송대성(세종연구소 안보연구실) 수석연구위원은 “테러와의 전쟁을 벌이는 동맹국인 미국을 돕기 위해서 파병은 당연한 일”이라며 “한반도 문제 해결에도 미국과의 공조는 필수적인 요소로, 이번 파병 문제도 그러한 차원에서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라크전 상황이 악화되면서 세계의 반전열기는 ‘NO WAR’에서 ‘STOP THE WAR’로 바뀌었다. 미국의 공습 이후, 미국은 물론 유럽, 아시아, 중동 등 각 지역의 주요도시에서 이전의 반전 시위보다 더욱 격렬한 시위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곳곳에서 반전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반전 촛불시위를 비롯해 국회, 청와대 앞에서의 반전 1인 시위, 시민단체와 종교단체들의 전쟁 규탄성명 발표 등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와 종교단체들은 매일 오후 7시 광화문네거리에서 촛불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회사원 나종용(49) 씨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남을 해쳐서는 안된다”며 “미국은 하루빨리 공습을 멈춰야한다”고 말했다. 또한, 대학가에도 학내 곳곳에서 반전 시위가 열리고, 반전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대자보, 유인물 전달 등도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황선영(사범대 국교01) 씨는 “전국 곳곳에서 함께 반전을 이야기해야 반전을 지지하는 여론이 힘을 받을 것”이라며 “전쟁이 계속될수록 반전시위는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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