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북경올림픽이 끝나기 무섭게 터진 중국발 멜라민 파문이 국제적으로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감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서 공산품만 지구촌에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의 농장’으로서 농수산물을 세계인들에게 공급한다는 사실이 다시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중국 현지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와 일본, 동남아 등의 주변 국가와 유럽 등지에서도 중국발 식품과 관련한 소동이 계속되고 있다.

세계적인 원자재가격 폭등과 환율급등에 따른 물가인상의 압박속에서도 우리 식탁의 양과 가짓수를 지탱해준 것이 수입산이었기에 국민들은 초조하기만 하다. 시장에서 손쉽게 구매하는 식료품이나 식당에 판매하는 음식에 대한 언론매체의 후속보도에서 품질과 안전성에 대한 경보음이 계속되고 있다. 이제는 낮은 식량자급률과 높은 수입식품 의존도라는 한국의 현실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부당국은 국민들에게 안전하게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공급단계에서부터 생산자들에 대한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 식품에 대한 예방감독 시스템도 서둘러 구축해야 한다. 현재 식품안전 업무는 7개 부처에 산재돼 유사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혼선을 거듭하고 있다. 이와 함께 30여개로 분산된 민영검사기관을 재조정해서 부실한 검사를 막아 검역 시스템을 손질해야 한다. 물론 수입 식품 유통구조의 투명화도 필수적이다. 

이윤추구를 생리로 하는 시장에서 시장참여자의 양심만으로는 안전한 식품을 더 이상 보장받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말도 살찐다는 가을. 높아진 가격을 감당하던가 양을 줄이던가 가짓수를 줄여야 하는 게 우리네가 당면한 현실이다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