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96호에는 한글날을 맞아 우리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기사와 중앙일보 대학순위 하락을 계기로 학교를 좀 더 국제화하자는 상반된 내용의 기사가 실렸다.

 고대신문이 실시한 국어사용능력 평가 결과에 따른 ‘우리말에 약한 본교생들’에 관한 기사에서는 외국어를 중시하기 이전에 기본적인 국어능력부터 배양하자고 주장했다. 지나치게 외국어만을 중시하는 세태가 우리말에 소홀하고, 높은 점수를 얻기 위한 자격시험의 일종으로 우리말을 공부하는 현실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반면 ‘중앙일보 대학순위 한 계단 하락’ 기사에서는 2008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본교가 5위를 차지했음을 알리면서 작년에 비해 한 단계 순위 하락의 결정적 이유로 ‘국제화 부문’에서의 순위 하락을 지적했다.

 한글을 강조하는 입장의 기사와 글로벌화 된 교육을 강조하자는 기사가 나란히 지면에 실려 서로의 관점을 비교해 가며 글을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좋았다. 한국인으로서 우리에게 한글이 중요하듯이 세계 속의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외국어 또한 한글 못지않게 중요하다. 그러나 분명 우선순위는 존재한다. 자신의 근본을 모른 채 외국의 것만 답습해 일어난 참담한 결과는 지난 역사 속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사실 GLOBAL KU라고는 하지만 정말 세계 속의 고대인지, 수치상으로만 세계 고대가 아닌지 하는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영어 공용화 방안의 일종으로 많은 강의가 영어로 진행되지만, 국어 강의에 비해 수업의 질과 유용성 면에서 여전히 많은 문제가 제기되는 중이다. 또한, 수 많은 외국인 학생들이 본교에서 공부하고 있지만 한국인 학생들과의 교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KUBA나 교류학생 도우미 프로그램에 등록하지 않는 이상 외국인 학생들과 함께 어울린다는 것은 학교 홍보책자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단순히 영어강의의 비중을 높인다고 해서, 외국학생을 많이 유치하고 또 많이 보낸다고 해서 학교의 국제화 수준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대외적으로 보이려는 글로벌적 요소의 양적 증대가 아닌 질적 증대에 힘써야 한다. 학교는 단순히 국어를 영어로 번역하는 것이 아닌 학문적 깊이를 가진 영어강의를 제공해야하고, 학생들이 캠퍼스에서 자유롭게 외국 학생들과 학문적, 문화적 교류를 할 토대를 마련해주어야 한다. 학생들 또한 영어로 이뤄지는 강의에 원활히 참여하도록 외국어 능력 증대에 노력하고, 적극적으로 수업에 임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김하니 (정경대학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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