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 고려대와 연세대가 있다면 일본에는 와세다대와 게이오대가 있다. 세계명문으로 손꼽히는 일본의 두 대학 중 와세다대는 유독 우리 학교와 닮은 점이 많다. 우직하고 역동적인 학풍과 붉은 빛의 상징색은 와세다대가 낯설지 않은 이유다. 와세다대는 본교와 교환학생협정을 맺고 있다. 올해 3월에도 12명의 본교 학생이 와세다대로 교환학생을 갔다. 일본의 대학 문화는 우리와 어떤 차이점을 가지고 있는지 현재 와세다대에서 수학하는 교환학생 6명과 메구미 우에노(萌美上野,와세다대 교육학부08),  본교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한 경험이 있는 와세다대생 키무라 토시로(木村敏郎 ,와세다대 문학부04)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일본의 놀이 문화와 우리의 놀이 문화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김동주(공과대 전전전03) : 일본 친구들은 최소 일주일 전에 약속시간과 장소, 그날 일정을 핸드폰 메일로 알려온다. 모두 아르바이트와 동아리 활동으로 바쁘기 때문에 갑자기 전화해서 만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 남에게 피해를 주기 싫어하는 일본 문화가 많이 반영돼 있는 듯 하다. 또한 아이스크림이나 빙수가게, 카페 등이 즐비한 우리학교 주변과 달리 후식을 즐길 수 있는 가게가 별로 없다. 음주 문화도 다르다. 술은 마시고 싶은 사람만 마시며 그렇지 않은 사람은 차를 즐긴다.

박소영(문과대 일문05) : 친구들과 술을 마시는 것이 대부분인 우리의 문화와 다르게 이곳엔 다양한 동아리들이 놀이문화를 이끈다. 라면 동아리, 디저트 동아리 등이 있어 같이 맛있는 음식을 찾으러 가는 활동 자체가 놀이로 연결된다.

 패션 문화도 우리와는 차이가 있는 것 같다

김은진(문과대 국문04) : 와세다는 일본의 다른 대학에 비해서는 얌전한 편이지만 우리에 비해선 굉장히 패션에 신경을 쓰는 편이다. 멀리서 통학하더라도 1~2시간은 여유있게 일어나 화장, 헤어스타일, 옷차림에 신경을 쓰고 온다.

박소영 : 여기 와서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학교에 온 학생을 한 번도 못봤다. 편하게 입는다 해도 차릴 건 다 차리고 온다.

토시로 : 젊은 층인 만큼 패션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고, 일본에서 패션은 자신의 취향을 나타내는 중요한 수단이기에 다들 신경을 쓰는 편이다.

 

일본은 등록금 문제가 이슈화되지 않는가

우에노 : 대학 등록금이 사회적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이번에 입학할 때 일년 등록금으로 118만7500엔(한화 약 1500만원)을 냈다.

토시로 : 자신의 등록금을 정확히 아는 학생도 별로 없다. 등록금을 포함에 학교에 불만을 가지는 학생들이 거의 없고 등록금 투쟁 등에 대한 학생들의 이미지가 좋지도 않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이 많다고 들었다

토시로 : 일본의 대학생들은 ‘내가 알아서 돈을 벌어야 한다’는 기본적 관념이 강하다. 대부분 대학생들의 기본 생활은 학교-아르바이트-동아리이다.

박소영 : 고등학생부터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이 많다. 아르바이트 정보지가 매주 업데이트 돼서 나와 일자리를 구하기도 쉽다. 일본은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높아 시급도 좋다. 한 시간 일하면 한 끼는 충분히 먹을 수 있다. 도쿄의 경우 평균적으로 시간당 900엔 이상이다.

일본의 취업 시장은 어떤 상황인가

박소영 : 수십 장의 이력서를 쓰는 건 우리와 같은데 일본의 기업들은 자격증이나 영어점수 등 객관적 지표 이외의 취업기준이 많은 것 같다.

토시로 : 난 이미 지난 학기에 취직을 한 상태다. 50개의 원서를 썼고 2군데 합격 통보를 받았다. 와세다대라는 네임밸류와 유학경력이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 보통 일본의 면접관들은 학벌이나 유학경력보다는 ‘가서 무엇을 배웠냐’를 중요시한다. 일본도 취직이 쉽지는 않다. 방송 쪽 취직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함께 모여 스터디를 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처럼 휴학을 하는 학생이 많은 편인가

토시로 : 대학생활을 하면서 휴학을 하면 무언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대부분 휴학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정말 색다른 무언가를 하려고 하거나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를 제외하곤 휴학을 하는 경우가 드물다.

졸업 요구조건은 무엇인가

토시로 : 와세다대를 졸업하는 조건은 기준학점충족과 논문뿐이다. 고려대의 경우 영어성적과 한자자격증이 요구된다고 하는데 강제적으로 능력을 향상해서 실제적으로 도움이 될까하는 생각이다. 그런 조건은 학교에서 학생을 구속하는 느낌이다.

박중언(문과대 동양사02) : 우리는 영어성적과 한문자격 등을 추가로 갖추어야 한다. 취직에 대한 압박감 때문인지 본교의 졸업조건이 훨씬 까다로운 것 같다.

글,사진=곽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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