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가 수입검역을 재개한 지 3개월만에 수입 쇠고기 중 국내 시장점유률 1위를 차지했다. 또한, 우리나라는 지난 9월 한달 동안 미국에서 가장 많이 쇠고기를 수입한 국가였다. 하지만, 국민들의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불신과 비선호현상이 뚜렷하고, 소비자의 최종선택단계에선 미국산을 찾기가 쉽지 않은 현실에서 그 많은 수입물량은 어디에 있을까?

관련업계는 지난 8월 이후 국내에 들어온 미국산 쇠고기 4만여t 중에서 2만5000t은 수입업체의 창고에 보관중이고, 유통된 물량은 1만5000t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이 유통물량의 상당수는 판매되지 않고, 중간 유통상들이 떠안고 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이는 관련업체의 주장으로 미국산 쇠고기가 소시지나 햄 어묵 등의 가공식품에 섞여 들어가거나, 원산지 허위표시상태에서 소비자도 모르게 판매되지 않았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그것은 미국산 쇠고기의 유통과정에서 이력추적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일부 축산물 판매업자들이 원산지 표시 규정을 위반해 삼진아웃으로 실형을 선고받거나, 원산지표시를 어긴 식당들이 연달아 적발되었지만 그 처벌수위는 낮은 편이다. 그렇게 창고에 많이 쌓여진 미국산 쇠고기들은 현재 환율상승과 경기침체에 압박을 받고 있기에,  결국 시장을 향해 쏟아져 나올 것이다. 이 이전에 수입쇠고기에 대한 유통이력을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이 속히 도입돼야 한다. 또한, 최근에 15번째 광우병 소 발생이 확인된 캐나다와의 쇠고기 수입협상 과정과 관련정보를 소상하고 투명하게 공개해 미국산 쇠고기 협정파동과 같은 어리석음을 반복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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