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사람에 대한 공포’
본교생 27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사회적 회피 및 우울 척도( Social Avoidance & Distress Scale : SADS)검사결과, 본교생의 평균 점수는 79.6점으로 ‘중간정도의 증상’에 해당했다. 이는 사회적 불안을 겪고 있지만 사회공포증의 수준은 아니며, 개인의 상태에 따라 큰 불편감을 경험할 수도 있고 일상에 지장이 없을 수도 있다. 또한 그 중 10.7%인 29명은 ‘심한 증상’으로 사회공포증(Social Phobia)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박지선 기자)

상황회피를 보이는 사회공포증
‘사회공포증’이란 ‘사회불안장애’라고도 불리는데, 낯선 사람들을 대하거나 다른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되는 사회적 상황에서 현저하고 지속적인 공포를 느끼고, 그런 상황에서 다른 사람이 자신을 부정적으로 볼 것을 두려워하는 심리장애다. 사회공포증은 두려운 사회적 상황에 노출되면 예외없이 불안을 유발하고, 상황과 관계된 공황발작(△안면홍조 △두근거림 △메스꺼움 △땀 흘림 △숨 가쁨)으로 나타날 수 있다.

물론 사회적 상황에서 불안을 느끼는 것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본교 사회공포증 상담센터 이승원 상담원은 “어느 정도의 불안은 위험에 대처할 수 있게 하고, 일 수행효율을 높인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러한 불안이 개인에게 두려움으로 작용하고 이로 인해 일상생활이나 직업 및 학업적 기능, 사회적 관계형성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느끼면 사회공포증의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사회공포증을 겪고 있는 사람은 그러한 사회적 수행상황 자체를 회피하려하는 양상을 보인다. 문과대 박 모양은 “언젠가 발표를 하다가 말이 꼬여 심한 부끄러움을 당한 후 발표가 있는 수업은 아예 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공포증의 원인에는 일반적으로 유전, 민감성 등의 ‘생물학적 요인’과 과거의 경험, 관찰학습 등의 ‘환경적 요인’이 기인하며 이러한 요인들이 상호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또한 요즘 나타나는 사회적인 변화가 개인에게 사회공포증을 경험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학생상담센터장 권정혜(문과대 심리학과)교수는 “최근 학교나 직장에서 프레젠테이션이 많아지고 취업 시 면접비중도 커지고 있어 개인의 불안이나 두려움이 커지는 추세”라며 “20대는 가족이나 대학이라는 보호된 환경에서 점차 순발력과 표현을 요구하는 무한경쟁사회로 진입하게 되면서 사회적 공포를 체감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인지치료를 통해 극복 가능해
본교 학생상담센터 내에 사회공포증 상담센터가 마련돼있어 특화된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사회공포증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 SADS를 비롯한 다양한 검사와 면접을 통해 사회공포증 여부를 진단한다. 사회공포증 상담센터는 6~10명의 인원이 함께 모여 집단으로 실시하는 인지치료프로그램을 운영, 12주간 사고의 변환을 돕는 ‘인지재구성 훈련’과 노출상황에 대한 ‘직면훈련’을 통한 심리 교육적 치료를 행하고 있다. 이승원 상담원은 “사회공포증 치료는 개별적인 치료보다 비슷한 문제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 모여 진행하는 치료가 훨씬 효과적”이라며 “성공적인 치료를 위해선 참가자의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권정혜 교수는 “누구나 불안을 느끼게 마련이고 개인마다 그것을 받아들이는 정도차가 존재하므로 자신이 사회적 불안을 느끼는 수준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며 “낯선 사회적 상황을 회피한다면 더욱 불안해지고 증상이 심각해질 수 있으니 더 많은 상황과 직면하려는 자발적인 노력을 권장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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