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대 대선에서의 일이다. 당시 이명박 후보와 관련한 동영상이 사회적으로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각 대선 후보들 간에는 상호비판이 아닌 비방이 이어지면서, 공약은 사라지고 후보는 발가벗겨졌다. 그래도, 젊은 유권자들은 선거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뽑을 사람이 없어서’란 말이 유행어처럼 돌았다. 이제 대선의 결과가 나온지 1년이 넘었지만, 여야간 소통과 윈윈은 아직까지 먼일이다.

역사는 반복되는 모양이다. 지금 캠퍼스에서 진행되는 총학생회 선거도 비슷하게 흘러가기 때문이다. 정치와 선거에 내재된 속성에 감탄할 정도다. 오는 3일(수)부터 안암총학생회 투표가 시작된다. 세종총학생회는 이미 선출됐다. 대학사회의 작은 정치, 당선된 세종총학과 당선되지 않은 안암총학 선거는, 지난 대선 과정중에 국민들을 제일 불편하게 했던 일들을 떠얼리게 한다.

20대가 정치에 무관심한 이유 중 하나는 지금 학내에서 벌어진 그런 편가르기식의 싸움과 상호 비방일 것이다. 학생사회가 요구하는 것은 민주적인 정치의식이지 정치판이 아니다. 각기 입장이 다른 선본들은 서로를 비판하며 더 나은 대안을 찾아 대학사회를 진일보시키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 돼야 한다. 깊은 고민이 없는 현 대학사회에서 기성 정치판을 따라하면서 과연 어떻게 학생 여론을 수렴할 수 있을까 싶다.

또 하나 요구하는 것은, 선거가 끝난 뒤에 각 선본이 서로의 좋은 것을 포용하면서 소통하는 자세를 보여줬으면 한다. 총학생회 선거는 한 선본의 월등한 승리는 아닐 것이다. 학생들의 마음에 다가가는 학생회가 되기 위해 좀 더 성숙한 선거의식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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