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금) 본지는 △하태훈 교수의회 총무 △안인경 세종 교학처장 △박재균 안암부총학생회장 △임현묵 세종총학생회장을 초청, 고려대 2008년을 돌아보고 2009년을 전망하는 좌담을 진행했다. 좌담주제는 ‘2008 고려대 10대사건’을 바탕으로 선정했고, 약 90분간 활발한 논의가 이뤄졌다.

△등록금 동결
박재균 부회장|물론 등록금 동결은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본교의 적립금 현황이나 실험실습비 사용내역 등의 공개는 여전히 문제로 남아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한 뒤 등록금을 ‘인하’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또한 등록금 문제는 본교뿐 아니라 전 사회적인 문제이므로 정부 차원의 해결책도 필요하다.
하태훈 총무|경제위기상황에서 학교가 학생들의 어려움을 고려해 등록금을 동결한 것은 시기적절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다만 동결로 인한 재정부담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도 구체적으로 발표했다면 학내 구성원이 더 공감했을 것이다. 물론 학교 측은 총장께서 직접 나서 재원을 확보하겠다고 했지만 경제위기는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것이고 이는 기부금 확보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에 좀 더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본다.
안인경 처장|등록금 동결은 현재와 같이 어려운 경제상황을 고려해 학생들을 위해서 내려진 총장님의 고뇌어린 결정이었다. 하지만 세종캠퍼스(이하 세종)는 등록금이 재정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며, 안암캠퍼스(이하 안암)보다 기부금을 유치하는 것이 힘든 것도 사실이다. 내년 예산을 책정하는데도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세종 구성원의 하나된 노력과 고통분담으로 이를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임현묵 회장|세종만의 등록금 책정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안타깝다. 독립채산제 하에서 세종과 안암의 예산은 따로 운영되는데, 안암이 인상률을 정하고 세종이 무조건 따라가는 것은 문제라고 본다.

△출교생 복학
하태훈 총무|교수의회의 공식적 입장이 아닌 사견을 말씀드리자면 ‘출교’ 자체는 문제가 있었다고 본다. 물론 학생들에 대한 징계는 필요했지만, 그것이 출교라는 극단적 처벌에 상응할 정도였는지는 의문이다. 징계수위 조절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출교생들이 복학을 해 다행이다. 다만 학생들은 복학을 계기로 과거의 행동과 경위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힐 필요는 있다고 본다.
박재균 부회장|출교문제가 논란이 되면서 본관에서 일어난 사건 자체와, 출교가 옳은 결정이냐 아니냐에 초점이 맞춰진 것 같다. 당시 보건대생 처우 문제에 대해 학교 측이 해결의지를 보이지 않아 학생들이 시위를 하게 된 것인데 이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채 무조건 학생들의 잘못에만 여론이 집중됐다. 이 부분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
안인경 처장|학생들의 자세를 지적하고 싶다. 뭔가 학교에 요구를 하거나 의견을 전달할 때 최소한의 예의를 갖춰야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아무리 주장이 올바르다고 할지라도 의사 표현이 거칠다면 학교 구성원의 동의를 얻기가 힘들 것으로 생각된다.  

△이기수 총장 취임
하태훈 총무|우선 총장서리 체제가 끝나고 새 총장이 취임하면서 학교가 안정돼 다행이다. 다만 이 총장께서 그동안 여러 일을 하셨는데, 최근 다른 대학 총장들이 그러하듯 너무 △외형 △경쟁 △평가에 초점을 맞춘 것 같다.
박재균 부회장|총장님이 고대 구성원간 화합을 도모하고 계신데 아직은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듯하다. △영어강의확대 △LA 캠퍼스설립 △제2·3외국어 습득 등을 추진하기 전에 좀 더 학내 구성원의 의견이 귀를 기울여야한다고 본다.
안인경 처장|새 총장이 부임하면 세종에는 새 부총장 선임의 가능성이 생긴다. 얼마 전 이윤석 부총장님이 취임하여 이 총장님처럼 서로 간 소통을 늘리고 화합하기위해 힘쓰고 계신다. 이를 계기로 모든 세종 구성원이 한 마음이 돼 세종의 발전을 도모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서창캠퍼스→세종캠퍼스로 명칭변경
안인경 처장|
세종이란 명칭을 쓰게 된 것은 세종 행정복합도시가 생기면서다. △오송생명과학단지 △조치원캠퍼스 △MOU를 맺고 있는 세종특별자치시 부지의 트라이앵글 존을 통틀어 세종이라는 명칭을 쓰는 것이다. 세 지역의 활성화가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향후 고려대의 미래를 짊어질 캠퍼스로 발전할 것으로 본다.
임현묵 회장|명칭 변경에 대해 학우들이 크게 느끼고 있는 점은 없다. 다만 학교에서 명칭을 바꾼 만큼 조치원에 국한되지 않고 세종시까지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했으면 한다.

△안암·세종 소속변경제도 시행
임현묵 회장|세종에서는 안암으로의 소속변경을 목표로 입학하는 신입생이 생길까 우려한다. 소속변경을 위해 학점만 챙기다보면 학교생활의 많은 부분을 놓치게 될까 걱정이다. 학교에서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소속변경제도가 세종의 발전에 저해가 돼서는 안된다고 본다. 무엇보다 세종이 안암으로 가기 위한 중간 단계가 되는 것을 경계해야한다.
안인경 처장|이미 소속변경제도를 시행 중인 연세대의 경우 원주캠퍼스의 입학성적 수준이 전체적으로 한층 업그레이드됐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세종 내에서는 우수한 학생들이 안암으로 옮길 가능성 등 소속변경제도로 인한 부작용도 우려하고 있다. 시행 전까지 충분한 시간을 갖고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세밀한 규정을 만들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하태훈 총무|편입 제도를 통해 다른 대학 학생들도 받는 상황에서 우리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은 바람직하다. 당장은 세종에서 우수한 학생을 뺏기는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지만, 이를 계기로 전체적인 학생의 수준이 올라간다면 좋지 않겠나.
박재균 부회장|소속변경제도가 양 캠퍼스 학생 사이의 괴리 문제 등을 해결하는 기회가 돼야한다고 본다.

△법학과 모집정지 및 ‘로스쿨 정원 120명 할당
하태훈 총무|더 이상 신입생을 받지 않는 것은 아쉽지만 법학과와 로스쿨 모두 올바른 법조인을 양성하는 데에 목표가 있기 때문에 로스쿨로 고대 법대의 전통을 이어가면 된다고 생각한다. 정원 배분에 대해서는 그 평가 기준에 문제가 있어 한동안 로스쿨을 반납한다는 논란도 있었지만 결국 이것이 법조인 양성체제의 큰 틀을 바꾸는 단계로 보고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박재균 부회장|정부가 바뀔 때마다 제도가 바뀌고 이는 학생의 혼란으로 연결되지만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 학교가 정부 정책에 따르는 것은 어쩔 수 없으나 그 과정에서 피해는 학생들이 본다는 것을 인식해야한다.

△신축 기숙사 갈등과 ‘정문 앞 재개발
임현묵 회장|
지역사회가 존재하기 때문에 학교가 존재하고, 학교가 존재하기 때문에 지역사회가 존재한다. 학교가 사유재산권을 침해해 개발 자체를 막을 수는 없지만,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하태훈 총무|학교는 지역사회와 함께해야하기 때문에 개운사 문제와 재개발 문제 모두 잘 해결되길 바란다. 학교의 이익도 침해되지 않고, 사유재산권도 침해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타협을 했으면 좋겠다. 일부 대학가가 무분별하게 개발됐는데, 우리 학교가 이번 일을 잘 해결해서 올바른 대학가 발전의 모델이 됐으면 한다.

△‘고대정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하태훈 총무|
화합의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같은 개인주의 사회에 공동체의식을 바탕으로 한 화합은 사회의 리더로서, 바람직한 구성원으로서 활동하는 데 좋은 자질이며 사회적으로도 고대인의 화합은 널리 인정받고 있다.
임현묵 회장|나 이외의 것을 고려하는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고려대는 지역사회나 나라의 정신적 구심점이 돼야하고, 이를 위해 나 뿐 아니라 주변에 항상 관심을 갖는 자세가 필요하다.
안인경 처장|‘Frontier spirit'이다. 한 곳에 안주하지 않으며 장애물이 있으면 이를 극복하고, 비전을 성취하기 위해 전진하는 개척정신이 바로 고대정신이다.
박재균 부회장|4.18 정신이다. 우리 선배들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가 속한 사회를 위해 목소리를 내고 행동하는 것이 바로 고대정신이라고 본다.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