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과 연초를 맞아 언론에서는 ‘올해의 무엇’을 선정한 결과가 쏟아져 나왔다. 같은 주제라도 그 생각과 선정 기준은 각기 달라서 ‘올해의 인물’을 뽑는데도 어떤 언론은 2008년 한해 우리에게 희망과 행복을 선사한 ‘국민남매’ 김연아와 박태환을, 어떤 언론에서는 즐거움을 추구한다는 의미에서 <개그콘서트>의 ‘봉숭아 학당’을, 또 다른 언론에서는 올해의 인물이 없다는 뜻에서 ‘Nobody’를 선정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만약 누군가 당신에게 ‘2008년 올해의 단어’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수많은 대답이 나오겠지만 아마도 많은 이들이 ‘위기’란 단어를 떠올리지 않을까 싶다. 2008년 한해는 여러모로 위기였다. 언론이 위기였고, 경제가 위기였고, 민주주의가 위기였다. 많은 이들이 위기를 공감했고 자신의 뜻과 신념에 따라 행동했다. 광화문에는 매일 수만의 촛불인파가 모였고, 전 국민이 사랑하는 <무한도전>은 언론 수호를 위해 ‘재방송’을 결정했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이리저리 분주하게 움직였다. 결과는 대부분 그리 좋지 않았지만 모두가 깨달았다. 바꿀 수 있다는 것을.

2009년 새해를 맞이하는 첫날, 보신각 타종 행사 당시 수천명의 촛불시민들이 모여 ‘독재타도’, ‘이명박은 물러가라’ 등의 항의를 했지만 이를 중계한 한 언론사가 카메라 앵글과 음향효과 등을 이용해 ‘고의적 은폐’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흔히들 어떤 일의 초반에 곤란한 일을 겪으면 ‘액땜’했다고 이야기한다. 2008년의 위기가, 새해 첫날의 소란이 단지 2009년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기 위한 ‘액땜’이었길, 5천만 국민 모두가 올해의 단어로 ‘희망’과 ‘도약’을 떠올리는 한해가 되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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