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와 PD, 기자들이 제작을 거부하며 다시 길거리로 나섰다. 무엇이 그들을 일터가 아닌 집회현장으로 나오게 했을까? 지난달 25일(수)과 27일(금), 그리고 지난 2일(월) 언론법 개정 반대 집회와 거리 홍보전을 찾았다.

지난달 25일(수)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최상재, 이하 언론노조)은 고홍길 문방위원장이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이하 문방위) 회의에서 미디어 관련법 기습상정을 시도한 것에 대해 2차 파업에 돌입하는 결의대회를 가졌다. 언론노조는 ‘이번 총파업은 이전보다 강고할 것이며 한나라당이 언론악법을 폐기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성명을 통해 총파업 돌입을 선언했다. 당일 MBC본부노조측도 '26일 아침 6시부터 전면 제작을 거부하고 언론노조와 함께 할 것'이라고 파업동참을 선언했다.   

이어 27일(금)에는 MBC노조가 참여한 가운데 500여명의 언론노조 조합원이 총 21개 팀으로 나뉘어 서울 곳곳에서 유인물 배포에 나섰다. 당일 명동에서 만난 MBC 이진희 기자는 “미디어법 개정을 진행하려는 정부의 부당성을 알리고, 시민들이 동참해주길 바라는 마음에 거리로 나왔다”고 말했다.

김형오 국회의장이 미디어법안을 직권상정 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된 지난 2일 여의도 국회 앞에는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약 3000여명의 언론인들이 모였다. 오후 1시 30분부터 시작된 ‘언론장악 저지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총파업 6차 대회’는 각 언론사 지부장들의 발언이 이어지면서 분위기가 고조됐다. 황성철 지역방송협의회 의장은 “과거 노태우 정권 때 정부가 일자리 창출과 경제발전 효과를 내세우며 한국이동통신을 SK로 넘겨 민영화했지만, 실제로는 요금이 내리거나 고용이 활성화되기는커녕 SK만 배불렸다”며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언론법 개정 효과를 비판했다.

집회 중 국회에서 여·야간 합의 소식이 들려왔다. 이에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단상에 올라 “6월까지 시한을 연장한 것일 뿐 정부·여당은 법안을 그대로 통과시키려 할 것”이라며 “앞으로 100일동안 미디어악법의 문제점을 지적해 반드시 폐기시키자”고 외쳤다.

오후 4시 50분경. 참가자들은 이명박 정권의 언론독재를 규탄하는 의미로 태극기를 이용한 상징의식을 가졌다. 대열 끝에서부터 대형 태극기(6m×9m)가 참가자들의 손을 타고 앞으로 옮겨졌다.  이어 100일투쟁 선언을 끝으로 오후 5시경에 집회는 끝이 났다.

같은 날 오후 7시부터는 언론법 개정을 반대하는 촛불문화제가 이어졌다. 촛불문화제에는 일과를 끝내고 나온 시민들도 참여했다. 촛불문화제에서 만난 박행난(40·여)씨는 “언론법이 개정되면 대다수의 국민이 원하지 않는 언론만이 존재하게 될 것”이라며 “정부는 자꾸 국민을 길거리로 나오게 만든다”고 말했다.
길거리로 나선 방송인들도 입을 모아 언론법 개정을 비판했다. 촛불문화제 진행을 맡은 MBC 허일후 아나운서는 “방송이 모두 한목소리만 낸다면 언론이 가진 사회감시능력을 잃게 될 것”이라며 “설문조사 결과만 놓고 보아도 국민의 60% 이상이 반대하는 일을 다수당이 가진 힘의 논리로 강행하려한다”고 말했다.

촛불문화제는 예정되었던 시간보다 1시간가량 더 진행되어 10시30경 끝이 났다. 참가자들은 ‘언론장악 저지하여 민주주의 사수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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