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지난달 3일(화) 김세헌(생명과학대 식품공학부)교수의 식품미생물학 실험실 도움을 받아 본교 학내 비품 및 공공시설에 대한 세균 수에 관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대상은 △열람실 책상 3곳 △학내 곳곳의 공용컴퓨터 키보드와 마우스 각 3개 △중앙도서관(이하 중도)에서 무작위로 선정한 도서관 책 3권으로 한정했으며 △총균수 △피부상재균 △장내세균에 관한 실험을 3회 반복 했다.

학내 비품 및 공공시설에 대한 세균 수 실험결과 대체적으로 열람실 책상과 공용컴퓨터 키보드에 세균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세헌 교수는 “공용컴퓨터 키보드와 열람실 책상은 학생들의 손이 자주 닿는 곳이다 보니 수치가 높게 나온 것”이라 설명했다. 이에 반해 공용컴퓨터 마우스와 도서관 책은 상대적으로 세균수가 적게 검출됐다.

과도 공용컴퓨터 세균 수 가장 많아
과학도서관(이하 과도관) 키보드의 총 균수와 포도상구균수는 백주년기념관(이하 백기)과 교양관 키보드보다 최대 10배가량 많이 검출됐다. 포도상구균은 우리 주변 어디에서나 쉽게 발견된다. 여드름 등의 피부표면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흔한 피부상재균이며, 깨끗한 사람의 피부나 코에도 머무른다. 하지만 포도상구균에 감염되면 식중독에 걸릴 수 있으며, 심할 경우 전신감염증인 패혈증을 일으킬 수도 있다. 과도관 시설관리를 담당하는 직원 주태훈 씨는 “평소에도 컴퓨터 위생 관련 불만이 가끔 접수된다”며 “도서관을 청소하는 아주머니들이 계시지만 컴퓨터 키보드까지 청소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김 교수는 알콜세정과 손세정제 이용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정기적으로 키보드를 알콜로 닦아내면 세균번식을 줄일 수 있다”며 “물 없이 사용하는 손세정제를 공용컴퓨터 옆에 비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말했다. CDL운영부 직원 양지안 씨는 “가끔 아르바이트생을 동원해 키보드에 항균 스프레이를 뿌리긴 하지만 12시간 이상 개방되는 정보검색실의 특성상 자주 청소하기는 힘들다”며 “손세정제 구비하는 등의 해결방안을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대장균이 가장 많은 곳은 중도열람실 책상
학생들이 장시간 사용하는 열람실 책상에도 마우스나 책에 비해 세균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광장·하나스퀘어 열람실 책상과 비교했을 때, 중도의 책상에서 더 많은 수의 세균이 검출됐다. 김 교수는 “중도 열람실의 책상이 더 오래됐고, 나무재질이라 홈이 파인 부분에 많은 세균이 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중도 열람실 책상에선 대장균도 가장 많이 검출됐다. 대장균은 사람이나 동물의 장 속에 사는 세균으로 특히 대장에 많이 존재한다. 김 교수는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화장실을 다녀온 뒤 손을 안 씻은 채 열람실에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열람실 청소는 사용시간이 끝나면 책상에 올려진 쓰레기나 지우개 찌꺼기를 빗자루로 쓸어내는 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방학 중엔 주기적으로 카펫 청소도 진행된다. 김 교수는 “책상을 마른 수건으로 닦는 것보단 알콜을 묻힌 젖은 수건으로 닦아내는 것이 더 좋은 관리방법”이라고 말했다. 총무부 위유석 과장은 “본교엔 열람실이 워낙 많아 모든 책상을 물걸레질 하긴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문제가 생기거나 학생들의 불편사항이 접수된다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 말했다.

세균감염 막으려면 손 자주 씻어야
전문가들은 생활환경에서 흔히 발견되는 균들이 정상면역반응을 갖는 사람들에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서울삼성병원 감염내과 송재훈(성균관대 의학과)교수는 “사람들의 손이 많이 닿는 곳에서 흔히 발견되는 포도상구균이 병원성을 갖는다고 보긴 어렵다”며 “스스로 손을 청결히 하는 것이 세균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 말했다. 본교 안암병원 감염내과 김민자(의과대 의학과)교수 역시 “흐르는 물에 손을 자주 씻는 것이 세균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쉽고 확실한 방법”이라며 “최근 유행하는 A형 간염 바이러스의 경우 대변을 통해 전파되므로 화장실에 다녀온 뒤엔 꼭 손을 씻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위 : CFU/ml)

 

Plate count agar 총 균수

MSA(Staphy.) 포도상구균

EMB(Ent.) 대장균

중앙도서관 책1

4×101

2×101

3×101

중앙도서관 책2

1×101

2×101

0

중앙도서관 책3

0

2×101

0

중앙도서관 4층 열람실

6×102

5×102

4×102

중앙광장 열람실

6×102

5×102

1×102

하나스퀘어 열람실

2×102

5×102

0

교양관 키보드

3×102

4×102

4×101

백주년기념관 키보드

5×101

1×102

2×101

과학도서관 키보드

7×102

1×103

1×102

교양관 마우스

7×101

3×101

0

백주년기념관 마우스

3×101

1×101

1×101

과학도서관 마우스2×1010

2×101

2×101

0

미생물은 매우 작아 눈으로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세균이 집락을 형성하는 것을 전제로 집락의 수를 세는 방법을 이용했다.

- 총 균수 : 열람실책상 ≥ 키보드 > 마우스 > 책
- 피부상재균 : 키보드 ≥ 열람실책상 > 마우스 ≒ 책
- 장내세균 : 열람실책상 > 키보드 > 마우스 ≒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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