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심재명의 승부차기 킥. 심재명은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었고 좋은 움직임으로 우리 수비진을 무던히 괴롭혔다. 경기에서 잘한 선수는 PK실축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는데, 승부차기도 깔끔히 성공했다.

또 다시 1:1 무승부 승부차기 끝 아쉬운 패배
전반은 중앙대, 후반은 우리학교가 지배한 피치! 승리의 여신은 중앙대에게…

우리학교는 3월 8일 늦은 2시 천안축구센터에서 벌어진 중앙대와의 FA컵 예선마지막 경기에서 1-1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3-5로 패하며 본선진출에 실패했다. 지난해 우리학교는 중앙대에게 약한 모습을 보였다. 2008년 세 번의 맞대결에서 1무 2패로 열세였다. 이번 FA컵에서도 우리학교는 쉽게 주도권을 잡지 못하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선발 진영
우리학교는 올해 주 포메이션인 4-4-2 전술을 들고 나왔다. 골문은 한일구(체교 06, GK)가 지키고 그 앞에 일자로 양준아(사체 08, LB), 이용(체교 07, CB), 김동철(체교 08, CB), 오주현(체교 06, RB)이 수비진을 형성했다. 허리진은 박형진(사체 09, LMF)과 서영덕(체교 06, RMF)이 좌․우 날개로 나왔고, 중앙에 공수 연결고리는 박진수(체교 06, CMF)와 박상현(체교 06, CMF)이 맡았다. 최전방에는 유준수(체교 07, CF) 와 박희성(체교 09, CF)이 포진해 상대 골문을 노렸다.

중앙대는 작년부터 사용해온 3-4-3으로 나왔다. 골리는 새내기 김태홍(1학년, GK)이 맡았다. 중앙 센터백은 이주환(3학년, CB), 이건택(4학년, CB), 최연근(3학년, CB)이 맡았고 좌․우 윙백은 이준호(2학년, LWB)와 이용(4학년, RWB)이 맡아 측면을 담당했다. 허리는 이남용(3학년, CMF)과 이지훈(2학년, CMF)이 맡아 중원을 책임졌다. 공격진은 태현찬(1학년, RWF), 심재명(2학년, LWF)이 이효민(3학년, CF)을 받쳐주는 모습이었다.

전반전
중앙대의 중원 장악과 날카로운 침투패스에 고전한 우리학교

전반초반 중원을 장악한 쪽은 중앙대였다. 전방에 원톱으로 나온 이효민을 제외한 공격수들이 허리 진영까지 내려와 중원 싸움에 힘을 실어주며 숫자싸움에서 앞선 중앙대. 중원에서의 우위를 바탕으로 이남용이 좋은 실탄을 최전방으로 계속 조달하며 우리 수비진을 몰아쳤다. 우리 수비진은 공간을 내주며 상대에게 결정적인 기회를 계속 내주었다. 전반 20분 이남용이 우리 아크 오른쪽에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며 우리 수비진을 붕괴시켰고 공간을 파고들던 이효민에게 재치 있는 패스를 했다. 골키퍼와 1:1상황. 이효민의 슛은 각을 잘 줄이고 나온 한일구에게 막혔다. 우리학교의 반격은 측면을 통해 이루어졌다. 하지만 마지막 크로스가 부정확하며 상대 수비를 전혀 위협하지 못했다. 전반 37분. 중앙대의 이지훈이 우리 수비진의 허점을 보고 수비 뒷공간에 낮고 빠른 패스를 시도했다. 심재명이 우리 수비 뒤에서 돌아들어오며 공을 잡았고 다시 골키퍼와 1:1 기회를 잡았다. 다행히 한일구가 각을 잘 줄이고 나와 심재명의 슛은 오른쪽 포스트를 살짝 스쳐갔으나 거의 실점과 다름없는 상황이었다. 2분 뒤 전반 39분. 결국 우리학교는 실점하고 말았다. 왼쪽의 박형진과 양준아를 통해 공격을 전개하던 우리학교. 양준아가 오버래핑 한 사이에 공을 빼앗겼고, 그 공간으로 정확히 중앙대 이용이 공간패스를 넣었다. 그리고 움직임이 좋던 심재명이 수비 뒤에서 공을 잘 트레핑해서 각을 줄이고 나온 한일구까지 제치며 득점에 성공했다. 전반은 피지의 주인은 중앙대였다. 만약 중앙대의 공격수들이 조금만 더 침착했다면, 한일구의 슈퍼세이브가 없었다면 더 많은 점수를 내줬을 것이다.

후반전
전술변화 후 되찾은 흐름과 동점골

후반전 시작과 함께 우리학교는 전술에 변화를 주었다. 4-4-2에서 3-5-2로 바꾸며 중원에 힘을 실었다. 전반전 측면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한 박형진을 빼고 중앙에 정재용(체교 09, CMF)을 보강하면서 허리진 숫자싸움과 피지컬에서 우위를 챙겼다. 그리고 공격에서 부진했던 유준수를 3백의 오른쪽에 배치하며 공간을 메웠다. 김상훈 감독은 "측면 크로스를 강화하기 위해서 오주현과 양준아가 공격적으로 나갈 수 있는 3백으로 바꾸었다"고 전술변화를 설명했다. 이렇게 중원에 숫자를 늘리자 경기는 우리학교 쪽으로 넘어왔다. 그러나 골이 쉽게 나오지 않자 김상훈 감독은 두 번째 선수교체를 한다. 전반 11분. 돌아온 해결사 이재민(체교 06, CF)을 미드필더 박상현을 대신해 넣은 것이다. 공격에 있던 서영덕이 미드필더로 내려가고 최전방에 박희성과 함께 이재민이 들어갔다. 선수교체는 바로 먹혀들었다. 전반 13분. 왼쪽 측면을 돌파한 이재민이 상대수비를 앞에 놓고 오른발로 찍어차는 크로스를 올렸다. 이재민의 첫 번째 볼터치였다. 이 공은 최연근을 넘어 박희성의 가슴에 정확히 떨어졌다. 유연한 볼터치로 공을 자신 발 앞에 사뿐히 놓은 박희성은 침착하게 슛을 날렸다. 하지만 상대키퍼 김태홍이 놀라운 순발력으로 쳐냈고 그 공이 다시 박희성 앞으로 가자 이번에는 놓치지 않았다. 이른 시간에 우리학교는 동점을 만들어 내, 역전도 바라 볼 수 있었다. 우리학교가 경기를 지배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보였다. 특히 왼쪽 윙백으로 공격적으로 올린 양준아의 활약이 눈부셨다. 왼쪽 측면에서 상대 수비 이용을 상대로 우세를 보이며 우리 공격의 활력을 불어 넣었다. 하지만 쉽사리 마침표를 찍지 못했다. 잘 짜인 상대 수비진을 뚫기란 쉽지 않았다. 그리고 공격진에서 유기적인 패스연결이 아쉬웠다. 단조로운 측면 돌파만 고집하는 모습이어서 아쉬웠다. 후반 44분, 정재용이 회심의 중거리슛을 날렸다. 본인도 공이 발을 떠날 때 '됐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의 좋은 슛이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김태홍의 몸을 던지는 선방에 막히며 경기는 승부차기로 이어졌다.

승부차기
침착한 키커들의 성공, 아쉬운 한 번의 실수

FA컵 예선은 연장전 없이 바로 승부차기로 이어진다. 러시안 룰렛에 비견되는 승부차기가 이어지자 경기장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선축은 중앙대로 결정됐다. 양 팀의 첫 번째 키커는 침착하게 성공했다. 승부가 갈린 것은 두 번째 키커. 중앙대 선제골의 주인공 심재명은 왼쪽 골대로 강하게 공을 밀어 넣었다. 우리학교 두 번째 키커는 경기 중 공수 양면에 걸쳐 안정적인 활약을 보여준 유준수. 유준수는 페널티 스팟에 공을 놓고 강력한 슛을 날렸다. 방향은 왼쪽. 골키퍼는 오른쪽으로 뛰어서 '득점이다!'란 생각이 들었을 찰나! 공은 왼쪽 포스트를 강하게 맞고 튀어 나왔다. 이 실축으로 결과가 갈렸다. 나머지 중앙대 선수들이 모두 골을 성공하며 3-5로 아쉽게 패배했다.

후반전 들어와 미드필더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준 정재용은 "후반전에 조금 더 선수들이 집중하고 하나가되었더라면 분명히 이길 수 있었는데, 아쉽게도 져버려서 너무 아깝다. 다음경기부터는 후회 없는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김상훈 감독은 "전반 초반 실점하면서 어려운 경기를 했지만, 후반전 경기 내용이 많이 좋아졌다. 다행히 동점골을 넣고 승부차기로 이어졌으나 마지막 운은 따르지 않았다"며 패배를 아쉬워했다. 이번 경기로 작년부터 이어온 승부차기 연속 무패 기록도 깨지고 말았다. 중앙대 조정호 감독은 "이번 동계 훈련을 3월 5일까지 계속 했다.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많이 지쳐 있었다. 우리가 체력이 떨어진 후반전에 고대가 기회를 살리지 못해서 우리가 이길 수 있었다. 운이 많이 따른 경기. 생각해보면 작년부터 고대에게는 지지 않았다"라며 우리학교와 대결에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상훈 감독은 "앞으로 준비를 더 많이 해서, 대통령기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앞으로 완성되어가는 우리학교 축구팀을 응원해 달라고 부탁했다.

글·사진= 김민규(언론 04) 기자
기사 제공 : SPORTS KU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