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근래 안암총학의 행보를 살펴보면 ‘신났다’와 ‘신난다’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지 않나 싶다.

‘신났다’는 오랜만에 당선 된 운동권 총학으로서 지치지도 않고 다양한 투쟁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느낌을 담은 의미고, ‘신난다’는 이를 지켜보는 학생의 입장에서 등록금이나 교육권 문제와 같이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느낌을 준다는 표현이다. 이런 안암총학의 모습은 요구하는 내용의 정당성이나 필요성을 굳이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귀감이 될 만하다.

하지만 이런 긍정적인 표현과 함께 하나 더 떠오르는 것이 있다. 바로 ‘심했다’는 말이다. 얼마 전 안암총학을 비롯한 학생대표단은 이기수 총장과의 대화를 요구하며 비어있는 총장 집무실에 진입했다. 또한 자신들이 원하는 답변을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몇 월 몇 일까지 이와 관련한 답변을 반드시 주겠다’는 취지의 각서를 학생지원부 직원에게 요구하기도 했다. 대화를 위한 시도라기보다는 자신의 의사를 억지로 강요하려는 ‘독재자적’ 심보로 밖에 보이지 않는 행동이다.

투쟁과 저항은 요즘같이 억압받고 소외받는 계층이 늘어만 가는 현실 속에서 반드시 필요한 권리 요구 방식 중 하나다. 또한 학내에 불의가 있다면 문제를 제기하고 학교 측에 대안을 요구하는 것이 총학생회가 해야 할 역할이다. 하지만 안암총학은 이 또한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함을 기억해야 한다. 안암총학이 요구하는 여러 권리에 대한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결국 대화와 타협이 필요하다. 신뢰가 무너진 의사표현은, 대화가 되지 않는 면담 자리는 양쪽 모두 좋은 결과를 도출해낼 수 없다. 앞으로 달라진 안암총학의 투쟁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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