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555m 112층의 초고층 빌딩인 ‘제2롯데월드’가 정말로 지어질 것인가? 이미 정부 당국에서는 ‘최종 허가’를 위한 실무 절차를 지난 25일에 모두 통과시켰다. 2900만원의 예산으로 단 10일 만에 검증을 끝낸 한국항공운항학회의 보고서를 근거로 밀어붙이는 모양새다.

아시아의 랜드마크 건설이며 일자리 창출과 경제가치 유발효과를 내세우지만, 이 빌딩 건설을 둘러싼 안전검증보고서 왜곡과 특혜의혹, 밀실행정 등의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한 기업에게는 지난 15년간의 숙원사업을 성취할 기회겠지만, 재벌기업의 집요한 야심이 국가안보 훼손과 정부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과연 비행안전과 도시안전을 위협하는 이 건물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 발생하다면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필요한 곳이라면 초초고층 빌딩이라도 지을 수 있겠지만, 현재 그렇게 고집하는 부지가 바로 그 곳일까? 서울공항의 전략적 중요성에 비춰 초고층 건물로 발생하는 기능적인 제한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를 애써 감추는 국방부의 옹색한 태도는 군인의 기개와 결기는 이미 사라진 지난해 초 인수위시절 조롱받던 바로 그 ‘영혼없는 공무원’일 뿐이다

여당 국회의원까지 나서 ‘제2롯데월드’ 건설에 우려와 반대를 나타내지만, 정부의 독주를 리스트에 흔들리는 국회가 막기는 역부족일 것이다. 이미 일선에서 물러난 예비역군인들은 성토도 단지 말에 그칠 것이다. 빌딩숲 사이에서 점보기가 날아다닌다며 국방부가 호도하던 홍콩의 카이탁 공항은 폐쇄된 지 이미 10년이다. 도시도 살리고, 경제도 살리는 방법은 많을 텐데 구태여 이 높은 빌딩에 목메는 까닭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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