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대에 대한 쓰라린 기억과 선발 윤명준

선발로 출전한 윤명준 선수
시즌 첫 경기인 한양대전에서 운이 따르지 않으며 패배한 우리학교. 각 조에서 상위 2팀에게만 주어지는 결선 진출권을 위해 더 이상의 패배는 허용되지 않는 상황이다. 양승호 감독도 모친상을 마치고 팀에 돌아와 안정감을 더하며 2차전 분위기를 밝게 했다.

예전 라운드 2차전 상대는 작년 하계리그결승에서 만나 막강 화력을 뽐내며 우리학교에 준우승의 쓰라림을 안겨준 경성대. 결승전에서 경성대 타선은 여건욱(현 SK 와이번스), 신정락, 윤명준으로 이어진 당시 우리학교 필승 투수진에 8회 한동민이 윤명준을 상대로 뽑아낸 1점 홈런을 포함해 장단 16안타로 10점을 뽑아 완승했다. 하지만 경성대도 이번 대회 1차전에서 동아대에 2-4로 뼈아픈 역전패를 당하며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우리학교를 만났다.

경기 전날 훈련에서 우리학교 코치진과 선수들은 경성대전 필승의지를 다지고 있었다. 길홍규 코치는 "현재 팀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윤명준이다. 다음 경성대 경기에서는 윤명준을 내보내 7, 8년 동안 이겨보지 못한 경성대를 반드시 잡겠다"며 윤명준에 대한 강한 신뢰감을 드러냈다. 박철홍 코치도 훈련에서 윤명준에게 "내일 경기 완봉하면 새 글러브를 사주겠다"며 동기부여를 하자, 윤명준은 "이번 대회에 우승한 다음에 주십쇼"하고 여유를 부렸다.

부진한 타선과 윤명준의 완벽투...역전패
역시 문제는 타선의 집중력이었다. 한양대전에서도 잔루를 11개나 기록하며 7안타 5사사구에도 불구하고 2점뿐이 득점하지 못했었다. 경성대와의 승부에서도 기회는 초반부터 찾아왔다. 2회 5번 타자 이준호가 1사에서 2루타를 치고 나갔다. 하지만 후속타가 터지지 않으며 득점에는 실패했다.

다행히 4회 1사후 황정립이 안타를 치고 나갔다. 이어진 4번 김남석이 2루타로 황정립을 불러들이며 선취점을 올렸다. 경성대 투수 이상환은 타격감이 좋은 이준호를 고의 사구로 걸렀고 이후 두 타자를 범타처리하며 추가실점을 하지 않았다. 이후 우리학교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추가 득점을 하지 못했고 이는 패배로 이어지는 빌미를 제공했다.

우리학교 코칭스탭의 기대대로 윤명준은 7회 1/3이닝 동안 20명의 타자를 상대로 삼진 10개로 상대 강타선을 잠재우며 기대에 부응했다. 빠른 속구와 낙차 큰 변화구로 상대 타선을 압도했다. 사구는 하나도 내주지 않으며 완벽한 제구력을 과시했다.

윤명준의 완벽투에 옥에 티가 있었다. 1사후 경성대 2번 타자 김동현에게 3루타를 맞으며 위기가 찾아왔다. 3번 이창섭을 삼진으로 돌려세웠으나 4번 강원형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동점이 된 것이다.

이후 경기는 양 팀 계투진의 호투로 피 말리는 1-1 승부를 이어갔다. 경기의 분수령은 9회였다. 9회초 우리학교의 공격. 선두타자 김영훈이 볼넷을 골라내며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이준호가 때린 잘 맞은 타구가 투수 글러브로 빨려들면서 병살이 되었다. 이후 박세혁의 안타와 김상호의 볼넷으로 2사 1, 2루의 기회를 잡았지만 김준완이 3루 땅볼을 치면서 기회는 무산되었다.

기회 뒤에는 위기가 찾아온다는 스포츠계의 진리는 이날 경기에서도 찾아왔다. 9회말 경상대의 공격. 우리학교 코칭스탭은 지난 경기 선발 신정락을 올리며 뒷문을 단속하려고 했다. 하지만 코칭스탭의 기대와는 다르게 경기가 흘러갔다. 선두타자가 볼넷으로 걸어갔고, 다음 타자를 몸에 맞추며 위기를 자처했다. 7번 신영재를 삼진으로 막으며 한숨을 돌리는가 싶더니, 대타 조정민에게 안타를 내주며 만루의 위기가 찾아왔다. 그리고 9번 김원태의 희생플라이로 결승점을 내주며 경기는 마무리 되었다.

어려워진 예선 통과
C조의 현재 판도는 한양대와 동아대가 2승으로 앞서 나갔고 인하대와 경성대가 1승 1패로 그 뒤를 따르는 모양새다. 우리학교는 2패로 홍익대와 함께 조 최하위에 머물렀다. 남은 경기를 모두 이기고 다른 팀들이 물고 물려주기를 바래야하는 상황이 되었다. 남은 상대도 홍익대를 제외하고는 만만치 않은 전력이라 쉽지 않은 상황이 되었다. 5일 홍익대전을 크게 이기고 분위기 전환이 필요한 야구부다.

글=김민규(언론 04) 기자
기사 제공 = SPORTS K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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