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신문을 읽고 있으면 절로 한숨이 나온다. 한국의 악화된 경제 상황이 대학생들에게 미치고 있는 영향이 고대신문에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즉 고대신문에는 대학생들의 소리 없는 한탄이 여과 없이 들리는 경우가 많다. 사회의 ‘시류(時流)’를 따라가기 위해서 부모님, 친구, 또는 자기 자신이 꿈을 깨뜨려 버리는 이야기, 그리고 정부의 대책 없는 인턴제와 잡 셰어링(job sharing)을 좌시해야만 하는 이야기들은 취업이라는 현실적 욕구와 현실 비판이라는 대학생의 이상적 욕구에 이중고를 당하는 대한민국 대학생들의 고통을 잘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대신문은 한국의 대학생을 위해서 어떠한 기능을 해야 할까? 대학생들에게 취업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 우선일까, 아니면 그들이 취업이 안 되는 이유를 알려 주는 것이 우선일까? 전자는 임시적이고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반면에 후자는 사회의 문제를 개혁할 수 있는 지식적 기반을 마련해 준다는 점에서 보다 근본적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고대신문은 대학생을 위하여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즉 학생들과 함께 ‘한숨’만 같이 내쉴 것이 아니라 함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고대신문은 사설과 칼럼(특별기고와 탁류세평), 학술의 내용을 유기적으로 이용해야 한다. 이번 1611호 고대신문은 ‘냉전(冷箭)’에선 인턴제와 잡 셰어링의 문제점을 언급하면서도 옆의 탁류세평의 글을 통해 ‘힘들어도 지금까지 잘 해온 기업가가 희망이니 노동자 당신들이 견뎌야 한다.’라는 느낌을 주었다. 이처럼 내용이 상반되는 경우에 고대신문의 호소력은 반감되고 대학생들은 현실 순응적으로 변하게 된다. 고대신문은 문제제기와 해결 방안에 대한 기사를 유기적으로 구성하여 대학생의 현실 개혁 의지를 고취해야 한다.

이번 고대신문에서 가장 의미 있는 말은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가 한 말인 “무서워 얘기 못 하면 논객 아니다”이다. 여기서 ‘논객’을 ‘신문’으로 변용해 보자. 그렇다면 이는 그가 학생들뿐만 아니라 고대신문을 향해서 한 말이라고도 볼 수 있다. 고대신문은 대학생들과 함께 할 말은 하면서 함께 행동해 나가야한다. 대학생들의 바람에 함구하는 언론 분위기는 ‘저널리스트의 <킬링 필드>’일 뿐이다. 어려운 현실 속에서 더욱 과감해지는 고대신문이 되길 바란다.

전도운 정경대 경제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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