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하드웨어의 개발로 기록의 방식이 다양해 진 오늘날, 기록과 관련된 본교생의 생활모습과 생각은 어떨까. 본지는 지난달 28일(화)부터 30일(목)까지 사흘간 본교생 267명에게 ‘고대생 기록 문화’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에 사용된 기록의 범위는 △일기 △기행문 △가계부 등 폭넓은 의미를 범주화했다.

본지 설문 결과, 본교생 대부분이 현재 어떤 형태로든 기록 생활을 하고 있으며 ‘기록을 전혀 하지 않는다’고 답한 학생은 9.4%에 불과했다. 현재 하고 있는 기록의 종류에는 ‘다이어리(일기)’가 28.4%로 가장 많았고 ‘스케줄 관리 및 할 일(18.6%)’과 ‘업무 및 학업 기록(18.4%)’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감상문(4.6%)과 가계부(4.3%)는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장세아(문과대 심리07)씨는 “일상적인 기록은 자주 하지만 가계부는 막상 쓸 때 어떻게 돈을 썼는지 기억도 안 나고 몇 번 쓰다가도 흐지부지되고 만다”고 말했다. ‘자신이 주로 사용하는 기록의 방법은 무엇인가’란 질문에는 ‘다이어리 및 수첩(47.6%)’이 가장 많았고 ‘인터넷 홈페이지(싸이월드, 블로그 등)’가 34.6%로 뒤를 이었다. 이윤빈(문과대 사회07)씨는 “수첩이나 다이어리에 개인적인 일들을 기록하기도 하지만, 요즘엔 싸이월드 등 개인 홈페이지가 많이 활성화 돼 자주 사용한다”며 “좋은 추억을 친구들과도 공유하기 편리한 점도 홈페이지에 기록을 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사진=곽동혁 기자)
그렇다면 기록 후 자료 보관은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으며, 그 중요성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설문조사 결과 ‘기록한 자료를 보관하는 편인가’라는 질문에서 ‘대부분의 기록을 보관하고 있거나 가급적 기록을 보관하려 하는’ 학생이 66.5%였고, ‘기록을 거의 보관하지 않거나, 잘 보관하지 않는 편인’ 학생은 11.2%에 그쳤다. 기록 자료를 보관하는 이유에 대해선 본교생들 중 상당수가 ‘과거(또는 추억)를 기억하기 위해 보관한다(41.4%)’고 답했으며, ‘후에 기록이 필요한 경우가 생길 때를 대비해 보관한다’는 응답도 29%를 차지했다. 이성구(경영대 경영04)씨는 “대학생활의 추억이나 인턴 활동기 등 경험을 기록해 두면 나중에 들여다봤을 때 새로울 것 같다”며 “또한 취업 자기소개서 등을 쓸 때도 유용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기록보관 행위’와 ‘기록보관의 중요성 인지상태’ 사이의 상관관계는 어떨까. ‘기록자료를 보관하는가’라는 문항과 ‘기록과 보관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문항을 교차분석한 결과, 응답자의 70.8%가 기록자료 보관의 중요성을 인지한 상태에서 기록자료를 보관한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록과 보관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로는 ‘기록을 통해 과거를 정확히 기억할 수 있기 때문(52.8%)’이라 답한 학생이 가장 많았다. 최성은(간호대 간호06)씨는 “예전 일을 기억해야할 때 기록해 놓은 것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종종 봤다”며 “기록의 중요성을 알기에 기록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기록하지 않았거나 기록한 자료를 보관해 두지 않아 불편을 겪은 경험이 있었나’라는 문항에선 67.1%가 ‘불편을 겪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들 중 상당수(46.5%)가 ‘했던 업무(또는 과제)를 기록·보관해 두지 않아, 나중에 관련된 업무(또는 과제)에 대한 참고자료로 쓸 수 없어 불편했다’고 답했다. 유지영 안암총학생회장 정책국장은 “지난 총학생회로부터 영수증 및 예결산안 등은 받았지만 업무에 관한 기록자료는 이월받은 것이 없어 초반에 혼란을 겪었다”며 “사업계획서나 평가서 등이 이월된다면 시행착오를 줄이고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한국기록학회 총무이사 박찬승(한양대 사학과)교수는 대학생의 올바른 기록 문화에 대해 “각자 처해있는 위치에 따라서 기록의 성격이 달라지는데, 학생들은 특정 업무를 하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 일상적인 기록이 많다고 본다”며 “주고받은 편지나 사진 등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소하다고 생각되는 흔적도 후에는 굉장히 훌륭한 기록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이어 “학생 때부터 레포트를 모아 놓는 등 기록하고 보관하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중요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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