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몽구(www.mongu.net)’의 메인화면
지난 1일(금) ‘반민생, 반민주 이명박 심판 범국민 대회’가 진행된 시청과 종로 일대는 많은 시민들과 전경들이 대치 중이었다. 길가는 전경버스로 차단되어 있었고, 이윽고 시위대와 전경들의 몸싸움이 일어났다. 주변에 캠코더와 카메라를 들고 몰려 있던 기자들은 치열한 대립 현장 속으로 달려간다. 그 중에는 총 방문자 수가 2천만 명을 넘은 인기 블로그 ‘미디어몽구’의 운영자 김정환 씨(남·31)도 함께였다.

‘미디어 몽구’는 지난 2005년 우연히 찍은 한 장의 휴대폰 사진으로 화제가 됐다. 김 씨는 그 당시 줄기세포 위조 논란에 휩싸인 황우석 박사가 입원 중인 서울대 병원에 애완견 몽구를 데리고 산책을 갔다가 취재 장면을 휴대폰 카메라로 찍게된 것. 다음날 김 씨의 글과 사진은 ‘미디어 다음’에 노출되어 엄청난 조회수와 댓글을 기록했다. “내가 쓴 글과 사진을 몇 만명이나 되는 네티즌들이 봤다는 사실이 매우 신기했어요. 실시간으로 달리는 댓글과 블로그의 파급력에 흥미가 생겼고, 지금까지 ‘미디어 몽구’라는 이 블로그를 운영한 계기가 됐죠”

‘미디어 몽구’엔 글과 사진 뿐만 아니라 영상기록도 많다. 그 영상은 김정환 씨의 현장취재 결과물이다. 관심있는 주제가 있다면 그는 직접 현장을 방문해 영상으로 담는다. 이러한 김 씨의 노력으로 탄생한 단독보도나 화제의 영상들은 네티즌들의 많은 관심을 모았다. 처음엔 ‘누구인데 취재하냐’며 무시당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현장 관계자나 방송기획사에서 하루에 보도자료와 취재요청을 100건 넘게 받는다. “현장을 취재하고 영상으로 기록하는 일은 꾸준하고 성실함이 필요해요. 수동적으로 이슈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이슈 현장에서 함께 해온 것이 다른 블로그들과 차별되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건과 주제의 선택은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다. △사회이슈 △연예 △정치 △해외사건 △일상 등 그와 그의 블로그를 찾는 사람들의 관심사라면 모든 것이 주제가 된다. 때문에 여느 언론보도처럼 형식적이거나 획일화되지 않고 의견을 풀어나가는 방식도, 사건을 보는 관점도 새롭다.

자신이 접한 사건들과 떠오른 생각들을 기록하는 공간으로 출발했던 김 씨의 블로그는 점차  많은 네티즌과의 ‘소통공간’으로 발전해 나갔다. 김 씨는 자신의 블로그는 ‘배움의 공간’이라 말한다. 관심사에 대해 자세히 알게되고 취재를 다니며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은 물론, 블로그를 통해 김 씨의 영상과 글에 대한 피드백도 이뤄지기 때문이다. 하나의 사진이나 영상, 글을 올렸을 때 그와 관점이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듣기도 하고 그 분야 전문가의 조언을 받기도 한다. “누구나 블로그를 만들어 개인적 기록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죠. 하지만 인터넷이라는 열린 매체를 통해 블로그는 개인적 기록공간을 넘어, 많은 사람들과 생각을 공유하고 관점을 수정하기도 하는 능동적 의미의 기록공간이라고 생각해요”

김 씨가 몇 년간 ‘미디어 몽구’를 운영하면서 어느새 그의 블로그는 ‘기록의 보관장소’로 자리 잡았다. 그가 올린 자료와 의견들은 누구나 검색을 통해 쉽게 찾아볼 수 있고, 사건의 변화양상을 살펴볼 수 있는 정보 축적의 효과도 얻게됐다. 그는 글과 영상의 저작권을 신경쓰지 않는다. “내가 올린 자료가 네티즌들의 궁금증과 갈증을 해소시키는데 도움이 되길 바래요. 영상 자료를 올려 공유하는 것을 고마워하는 네티즌들을 보면 뿌듯해요”

인터뷰를 마치고 그는 다시 카메라를 챙긴다. 그는 오늘도 ‘현장 취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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