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에 이르는 길은 과연 존재할까? ‘성공학’이라는 단어는 미국의 성공학 연구자인 나폴레온 힐(Napoleon Hill)이 명명한 ‘성공의 과학(Science of Success)’에서 왔다. 일정한 법칙에 따라 동일한 결과를 보여주는 과학을 성공에 접목시킴으로써 그의 가르침을 실천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성공학은 하나의 독립된 학문영역이라기보다는 더 잘 살고 싶은 인간의 욕구가 표출된 결과물이다. 국내에선 자기계발과 비슷한 의미로 이해되기도 한다.

초기 성공학은 종교개혁 당시 칼뱅으로부터 시작됐다. 그에 따르면 인간의 구원은 신에 의해 예정된 일이며 인간이 할 수 있는 건 자신이 구원받았다고 믿는 것뿐이다. 이때 구원에 대한 확증은 사회생활에서 성공하는 것이다. 이러한 칼뱅주의의 영향을 받은 프로테스탄트 각 교파는 세속적인 삶과의 타협점을 찾게 된다. 이후 막스 베버는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에서 인간들은 구원에 대한 심리적 불안감을 극복하기 위해 세속적 소명의식으로 이윤을 창출했고, 이를 뒷받침하는 금욕주의적 윤리는 검약의 실천을 통해 자본을 빠른 속도로 축적시킬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성공학은 아메리카 대륙으로 옮겨간다. 벤자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은 현대적 의미에서 ‘성공’적인 삶을 산 최초의 인물이다. 그는 △인쇄기술자 △작가 △경영자 △우체국장 △피뢰침 발명가 △공공도서관 발안자 △정치가 △철학자로서의 삶을 살았다. 그가 이룩한 다양한 분야에서의 성공은 후대 수많은 성공학 연구가들에게 영향을 주었으며, 그의 삶 자체가 성공인의 모델이 됐다. 프랭클린은 ‘프랭클린 플래너’의 모태가 된 작은 수첩을 활용한 철저한 시간관리로도 유명하다. 이 외에 랄프 왈도 에머슨(Ralph Waldo Emerson)과 여러 청교도 목사들도 초기 성공학 발전에 기여했다.

종교적 신념을 바탕으로 한 초기 성공학은 대기업의 등장과 함께 기업 중심의 프로그램을 양산해내기 시작했다. 특히 1920년대 이후 실적에 따른 보상을 취하는 세일즈맨이 등장하면서 이들을 교육시킬 프로그램이 요구됐다. 거대한 성공학 수요층이 등장한 것이다. 또 자본주의의 발전은 필연적으로 배금주의를 확산시켜 나갔는데, 성공학도 이에 부응하듯 ‘부자학’이라는 영역을 탄생시켰다. 현대 성공학이 등장한 것이다.

나폴레온 힐은 세상 모든 젊은이에게 적용할 수 있는 성공의 원칙을 찾고자 유명한 성공인들을 인터뷰해 그들의 성공원리를 데이터화했다. 20년 만에 이를 집대성한 책이 바로 <성공의 법칙>이다. 또한 데일 카네기는 일상적 업무와 사회적 교제를 위해선 사람들과 잘 사귀는 기술 훈련이 필요함을 깨달았다. 그는 수많은 전기를 탐독하고, 세계적 명성을 얻은 이들을 면담해 ‘카네기 인간관계론’ 프로그램을 개발·보급했다. 이외에 스티븐 코비(Stephen R. Covey)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등도 손꼽히는 성공학 저서다.

한국의 성공학은 지난 1977년 삼성에서 직원교육을 위한 연수원을 개원하면서 시작됐다. 초기엔 대학교수들에 의해 교육이 이뤄졌으나 이론 위주의 딱딱한 강의는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실용적 교육엔 적합하지 않았다. 따라서 기업교육을 위한 전문 강사군이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그러나 약 400조원에 이르는 미국의 자기계발 세미나 시장과 달리 한국에선 일반인들의 자기계발에 대한 투자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던 중 IMF를 겪으면서 많은 개인들이 스스로를 구제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봉급생활자로의 삶을 벗어나 창업과 전직을 목표로 인식하는 사람이 늘어났고 이들에게 자기계발은 필수적이었다. 이런 경향은 출판시장에서 가장 먼저 나타나 각종 재테크 서적과 자기계발에 관련된 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일반인들이 자기계발을 위해 시간과 돈을 투자하기 시작한 것이다. 재테크, 자기계발 인터넷 동호회도 다수 개설됐다. 이들의 자기계발 노하우는 개인의 정보 충족 욕구를 만족시킴은 물론, 이를 기반으로 회원들이 직접 책의 저자나 강사로 나서는 경우도 나타났다.

최근엔 성공을 위한 컨설팅 회사나 사관학교들이 많이 생겨났고 그 수요도 점차 늘고 있다. 그들은 자신의 성공 비결을 주로 강연이나 책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알리는데, 일회적 강연에 그치지 않고 체계를 갖춘 조직을 운영하기도 한다. 성공사관학교 서필환 교장은 전국에 13개의 지부를 두고 매월 1회씩 모든 지부가 만나 성공에 대한 대화를 나눈다. 그는 “1400여 회 이상 강연을 나갈 때마다 ‘자신의 존재로 인해 더 나은 단체, 더 나은 세상이 되도록 할 수 있는 것이 성공자’라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있다”며 “성공하고자 하는 이들이 점점 늘어나는 가운데 대학생들 또한 리더십에 대한 관심이 높아 향후 국내 성공학의 발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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