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첨가물은 식품의 제조・가공・보존에 이용되는 화학적 합성품・천연첨가물・혼합제제를 말하는 것으로 △발색제 △보존제 △살균제 △화학조미료 △팽창제 등이 있다. 20세기 식품첨가물의 발전은 인류의 먹을거리를 저렴하고 위생적인 방법으로 대량공급하는 데에 기여했으나 최근 일각에서 식품첨가물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사진=박광미 기자)
민간에서 경험적으로 사용되던 식품첨가물은 1950년대 미국의 식품위생법을 계기로 체계적으로 관리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62년 217종의 식품첨가물을 대상으로 한 식품위생법이 만들어졌고, 오늘날 604종의 식품첨가물이 사용되고 있다.

식품첨가물 사용기준으로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식량농업기구(FAO)의 합동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에서 ‘1일섭취허용량(ADI)’을 규정하고 있다. 전 식품의약품안정청 식품평가부장을 역임했고,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항생제특별위원회 초대의장을 지낸 우건조(생명대 식품공학부)교수는 “ADI값은 동물실험을 통해 책정되는데 동물과 인간과의 차이를 고려해 10배, 사람들 사이의 연령・성별차이 등을 고려해 다시 10배, 총 100배의 안전계수가 반영된 결과”라고 말한다. 식품과학계와 정부는 ADI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식품첨가물을 섭취하면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하루에 섭취하는 식품첨가물의 양을 정확히 아는 것은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육가공품에 발색제로 사용되는 아질산나트륨과 청량음료에 사용되는 타르계 착색료가 암의 원인이 되고, 샐러드에 들어가는 황산염류 화합물이 천식을 일으킬 수 있다는 등의 정보를 접하는 소비자들 중 일부는 불안해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백형희(단국대 식품공학과)교수는 “비정상적 식습관을 가진 사람이 한 제품을 극단적으로 섭취하면 문제가 생길 순 있으나 정상적인 식생활에서 ADI를 초과하긴 어렵다”며 “식품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는 △식중독 △자연독 △영양과잉 △환경오염물질 등이 있는데 그중 식품첨가물은 제일 위험도가 낮다”고 말했다.

국내에선 2006년 KBS에서 ‘추적 60분-과자의 공포’가 보도되면서 식품첨가물에 관심이 고조됐다. 과자가 아토피피부염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방송내용에 소비자들은 경악했고, 이는 과자 불매 운동으로 이어져 일부 기업에 막대한 손실을 안겼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이 사태와 관련해 7종의 식품첨가물과 아토피피부염과의 상관관계를 규명하기위한 연구용역을 맡겨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고, ‘추적 60분’은 식약청의 연구결과를 재반박하는 내용을 방송하기에 이른다.

식품첨가물 사용에 긍정적인 쪽과 부정적인 쪽 모두 아이들이 식품첨가물의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데에는 의견을 모은다. 서울환경연합 벌레먹은사과팀 이지현씨는 “식품첨가물에 대해 아는 일반인은 유기농식품이나 생협제품 등을 가려 구입할 수 있다”며 “문제는 식품첨가물 과다복용의 위험을 모르는 어린이들과, 알더라도 식품 선택의 여지가 좁은 저소득계층이다”고 말했다. 식약청 관계자 또한 “어린아이들의 경우 면역체계가 낮고 식품첨가물에 노출될 염려가 크므로 지난 2004년부터 ‘어린이먹거리안전종합대책’을 세워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식품첨가물 없이 출시되는 ‘웰빙식품’들은 식품산업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백형희 교수는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았다고 ‘웰빙’으로 보긴 힘들다”며 “오히려 첨가물 보존제가 안들어가면 식중독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지현씨는 “기업에서 식품첨가물을 전반적으로 줄이기보다 몇몇 고가제품만 차별화시키는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이는 올바른 대안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식품첨가물 논란 속에서 소비자와 정부는 접점을 찾아가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04년 식품첨가물 섭취량 평가모델링을 구축하고 △2005년 표백제, 발색제 △2006년 타르 색소 △2007년 보존제, 산화방지제 △2008년 인공감미료 등 국민 관심사가 높은 식품첨가물에 대해 전국단위의 실질적 섭취량 조사를 실시했다. 지난 2006년 ‘추적60분’ 방영에 이은 소비자들의 관심은 식약청이 식품에 포함된 모든 원재료나 성분을 의무적으로 기재하도록 식품 표시기준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우건조 교수는 “그동안 언론의 자극적 보도와 식품첨가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심리가 가공식품에 대한 거부감을 야기한 측면이 있다”며 “소비자와 전문가 및 관련업계 종사자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 활성화돼 잘못된 정보로 소비자나 기업이 혼란을 겪는 일을 방지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식품첨가물에 대한 올바른 이해는 글로벌 시대에 기업의 산업경쟁력과 국가경쟁력을 갖추는 초석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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