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독재투쟁위원회의 △비전 △현황 △앞으로의 계획은
시대의 변혁에 앞장서왔던 학생운동이 다시 필요한 때라고 생각하는 대학생들이 모여 이명박 정권에 대항할 목적으로 지난 2월부터 출범을 준비했다. 현재 본교를 포함해 △이화여대 △경희대 △중앙대 등 서울 지역 8개 대학이 위원회 체계로 활동 중이며, 동국대와 한국외대 등이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다. 그간 반독재투쟁위원회 시작 동기에 대한 선전사업과 함께 현 정권의 독재 상황을 알리고 집회나 투쟁에 참여해왔다. 앞으로도 이명박 정부에 항의하며 대전의 노동자대회, 서울의 민중대회 등 투쟁 일정에 나설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6월 국회에 맞설 준비에 힘쓰고 있다.

NL과 PD 등 노선의 차이를 구분하는 것이 의미 있다고 보나
소위 NL, PD 구분은 껍데기밖에 안 남은 논쟁이다. 이런 논의는 80년대 사회구성체 논쟁에서 출발한 것으로, 초기엔 학계 주도로 이어지다가 학생사회로 넘어온 뒤 민족해방민중민주주의(NLPDR)노선으로 정리됐다. 이후 90년대 후반부터 논쟁이 다시 시작되는데 이때는 근본적인 한국사회의 성격을 규정짓기보다는 서로의 정파를 나누는 데에 초점이 맞춰졌다.

나는 한국사회가 미국으로 대표되는 제국주의 세력에 의해 예속되지 않은 부분이 없다고 본다. 여기서 벗어나지 않는 한 한국사회의 변혁은 불가능하며 그 과정에서 필수적인 것은 통일이다. 이처럼 사견으로는 NL론적 생각을 갖고 있지만 이는 편의상의 구분일 뿐 학생들 사이에서 뭐가 맞느냐 논쟁하진 않는다.

2년 연속 비운동권이 당선되다가 올해 운동권 총학으로 바뀌었다
지난해엔 시대적 요구에 따라 촛불을 들지 않은 총학생회는 욕을 먹는 분위기였다. 이는 대학생이라면 당연히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기에 가능했다. 또한 학우들도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아닌 함께 살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면서 운동권 단위의 학생회들이 많이 당선됐다고 생각한다.

과거와 달리 학생들의 연대 및 동원을 이끌어내기 어려워졌다. 일부는 대외적 사안보다 학내 복지에 힘쓸 것을 요구하기도 하고, 방법론이 다소 과격하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학생사회와의 괴리를 극복하고 공감을 얻기 위한 방안은
추상적으로 과격하다는 생각을 갖고 바라보면 모든 활동을 과격하다고 느끼게 된다. 서명운동이 과격한 것은 아니며 기자회견이나 집회는 굉장히 평화적이었다. 학우들과 소통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본다. 일부 반운동권 세력들이 복지와 정치를 구분하는 이데올로기를 자체적으로 만드는데 내가 먹고 사는 문제가 바로 정치다. 따라서 등록금 문제 해결도, 강의실 등 교육환경 개선도 하나의 정치 과정이다.

학생운동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이라고 보나
운동권과 비운동권을 나누는 것 자체가 무의미해진 것 같다. 현 정권을 지지하는 사람은 비운동권이고 아닌 사람은 운동권이라고 규정하는 틀 자체가 모호하다. 학우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방식엔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충분히 생각하지만 무관심은 굉장히 위험하다는 것이다. ‘나는 이것과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 개인을 둘러싼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신이 처할 위기일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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