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재앙, 대도시에서 해답을 찾자

고대신문l승인2009.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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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에 가속도가 붙었다. 지난달 3일(금)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과 워싱턴 대학 과학자들은 북극의 얼음이 너무나 빠른 속도로 녹고 있어 30년 뒤에는 북극 해빙(海氷) 대부분이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극의 해빙이 모두 녹아버리면 전 세계 기상이변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지난 100년 동안 지구표면 온도는 0.74℃ 상승했다. 1℃도 채 안 되는 온도 상승에 지구는 마치 독감에 걸린 아이처럼 이상기후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지난 2003년 유럽에서는 여름철 이상고온으로 3만 5000여 명이 사망했다. 같은 해 인도와 파키스탄, 방글라데시에서는 1월 최저기온이 평년보다 10℃ 낮은 이상저온이 발생해 1천여 명이 저체온 증으로 사망했다. 지구온난화는 아프리카 대륙에는 심각한 가뭄을, 유럽에는 한파와 폭설을 일으키고 있다. 카트리나와 같은 초대형 허리케인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한반도에서도 최근 100년 동안 평균 기온 상승폭이 1.5℃로 온난화는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지구의 온도는 얼마나 올라갈까?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채널)는 화석에너지에 의존한 대량소비형의 사회가 계속된다면 금세기말 지구 평균기온은 최대 6.4℃, 해수면은 59cm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겨우 0.74℃ 오른 지구에서 지금 일어나는 일들을 생각해보면 평균기온이 6℃ 상승한다는 것은 엄청나다.

이제 기후변화 위기는 결국 우리의 일상생활의 문제이고 전 지구인의 숙제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삶을 ‘규제’ 해야 한다. △산업계 △정부 △시민들은 이산화탄소 감축 목표량을 정하고, 에너지 소비를 줄여 달성해야만 한다. 우리의 모든 생활에서 ‘저탄소’ 방식을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때다. 동시에 우리가 배출한 온실가스가 대기권에 남아 지구의 온도는 일정 수준 올라가기 때문에 ‘적응대책’을 함께 세워야 한다. ‘적응’이란 사회 시스템을 새로운 기상현상에 맞춰 대책을 세우는 것이다. 해수면 상승을 대비해 해안가 주민들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 기후변화로 인해 농작물의 작황에 변화가 생길 것을 대비해 변화된 기후에 적합한 농작물의 종자를 확보하고 경작방법을 바꾸는 것, 강력한 태풍에 대비해 대피 시스템을 갖추고 하수도를 정비하는 것 등이 모두 기후변화 적응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대도시의 노력이 절실하다. 모 TV프로그램이 서울 강남대로에서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했더니 지구 평균인 380ppm 보다 월등히 높은 520ppm이 나왔다. 고층건물과 자동차가 뿜어낸 이산화탄소가 도시의 대기를 2050년 지구평균과 비슷한 수준으로 만든 것이다. 도시는 지구 표면적의 불과 2%를 차지하면서 전체 에너지의 75%를 소비하고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80%를 배출하고 있다. 오늘(18일)부터 서울에서는 C40 총회가 열린다. 이번 회의는 기후변화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도시가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서로의 성공과 실패에서 교훈을 얻기 위한 것이다.

이미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대도시들의 협력은 가시적인 성과도 얻고 있다. 지난 3월 28일 오후 8시 30분. 피지의 수바와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시작된 '지구 시간'이 서쪽에서 시작해 한 바퀴를 도는 동안 지구는 한 시간의 소중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전세계 소등행사는 마치 ‘파도타기’처럼 뉴질랜드에서 호주의 시드니, 캔버라, 멜버른, 퍼스, 태국의 방콕, 이스라엘 텔아비브, 아일랜드 더블린에 이어 미국의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몬트리올, 오타와로 이어졌다. 전세계의 83개국, 2398개 도시가 참여했고, 지구시간을 위해 자발적으로 불을 끈 사람은 1억명이 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서울시와 창원시가 적극 참여하고 있다. 지난 100년간 서울의 평균기온 상승률은 2.1℃로 지구온난화 진행속도의 3배에 달한다. 이것은 온난화와 도시화가 합쳐져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1990년대 서울의 겨울은 1920년대에 비해 27일 가량 줄어들었다. 최근 서울시는 202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이용률을 10%로 높이는 한편 에너지 이용률을 15% 줄이고, 온실가스 배출도 1990년 기준 25% 줄이겠다는 내용의 ‘서울 친환경 에너지 선언’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선언을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철저한 에너지 수요관리 정책을 펼쳐야 한다.

지난 2007년 녹색연합도 사무실이 위치한 성북구 차원에서 기후변화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성북구 CO₂지도’를 작성했다. 성북구의 각동 별 이산화탄소 배출량 지도를 조사하면서 유난히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많은 동을 발견했다. 그 지역은 모두 대학이 위치한 곳이었다. 고려대의 안암동, 성신여대의 동선동, 동덕여대의 하월곡 2동 등이 대표적이다. 이 조사를 통해 도시에서 대학이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며, 주요 이산화탄소 배출원이라는 결론을 얻게 됐다. 2006년 에너지관리공단 자료에 의하면 국내 190개 에너지다소비기관에 대학이 모두 23곳이 포함돼있다. 이제 대학도 캠퍼스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

우리사회는 지금 대학의 ‘넘쳐나는 상상력’을 필요로 한다. 대학이 적극적으로 기후변화 대응에 나서고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면 우리의 도시에도 미래가 있다. 대학과 도시의 상생을 위한 기후변화협력이 절실하다.

이유진 (녹색연합 기후에너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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