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신호네트워크 연구센터(센터장=백경희 교수·생명대 생명과학부)는 지난 2003년 8월 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재단의 지원을 받아 우수연구센터(SRC)로 지정됐다. 최대 9년 동안 매년 약 10억 원씩 정부지원금을 받아 운영된다. 3년 단위로 진행되는 3단계의 연구 중 현재 마지막 단계에 진입한 상태다.

이 연구는 식물이 외부의 신호와 빛, 호르몬, 각종 병원균과 비병원성 인자 등을 어떻게 인식하고, 세포수준에서 어떻게 처리하는지 신호전달의 네트워킹을 밝히는 데 목적이 있다. 그러나 단순히 이를 밝히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센터 간 연구 결과를 공유하며 정기 발표회를 여는 등 종합적이고 유기적인 연구를 지향한다. 식물신호네트워크 연구센터의 연구는 '식물방어 신호 네트워크'와 '식물발달 신호 네트워크'로 나뉘어 이뤄진다.

식물방어 연구는 식물이 병원균을 어떻게 방어하고 어떤 유전자가 방어기작에 관여하는지 분자생물학적인 방법으로 접근한다. 동물과 달리 이동이 불가능한 식물은 외부 병원균의 공격이나 유해한 환경을 효과적으로 인식하고 이를 효율적인 내부 반응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신호 전달기작을 발달시켜 왔다. 이와 같은 네트워크는 △정교하고 효율적인 외부 자극 인식 시스템 △인식의 결과로 만들어지는 2차 신호 전달자를 감지하고 식물 세포의 항상성 유지와 관련된 대사 기작을 활성화하는 신호 전달 과정 △그 결과로 생성되는 식물체의 대사 반응들로 구분된다. 본교 백경희(생명대 생명과학부)교수를 비롯해 배현숙(연세대 생물학과), 류기현(서울여대 환경생명과학부)교수, 김경남(세종대 분자생물학과)교수, 신정섭(생명대 생명과학부)교수, 김옥매(생명대 생명과학부)교수 등이 식물과 병원균 또는 식물과 위해환경과의 상호 작용에서 인식 현상, 신호 전달 과정 및 신호 전달에 의한 개별 방어 유전자의 조절 등의 세부 주제를 유기적으로 구성해 연구를 진행 중이다.

식물발달 연구는 식물의 꽃과 줄기, 생식기, 영양 등 기관이 어떻게 발달되는지 기작을 규명한다. 식물의 생성과 분화 및 사멸의 특이적 유전자를 찾고 관련 돌연변이체를 선별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식물은 동물과 달리 발달과정 대부분이 배발생 이후에 일어나기 때문에 특정한 신호를 인지해 일어나는 발달 분화를 연구하기 좋다. 식물의 발달 분화는 새로운 기관의 △형성 △유지 △소멸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식물체 내에서 일어나는 신호전달의 체계적인 이해는 크게 부족했다. 따라서 식물체가 접할 수 있는 △호르몬 △빛 △온도 등 내외부적 신호로부터의 반응에 관한 네트워크 연구의 필요성을 느껴 식물발달신호에 대한 연구가 시작됐다. 박충모(서울대 화학부)교수가 총괄책임자로 있으며 김정국(생명대 생명과학부)교수, 송현규(생명대 생명과학부), 황일두(포항공대 생명과학과)교수, 이명민(연세대 생물학과)교수 등이 참여해 발달 분화의 과정을 △정단분열조직에서의 정체성 유지 △세포 운명 결정 △세포 사멸의 순차적인 과정으로 이해하고 해당 분야를 진행하고 있다.

센터 측은 “식물학 분야에서 여러 가지 유전자의 기능을 밝힌 좋은 논문이 많이 나왔다”며 “연구를 통해 앞으로 3년 내에 식물발달신호 네트워크와 식물방어신호 네트워크를 규명해 네트워크 조절에 의한 맞춤형 식물을 개발할 계획”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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