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종합예술학교는 지난 2003년에 본교와 학술·예술교류협정을 맺고 수준높은 예술공연의 교류로 고대인의 문화수준을 높여준 국립예술학교이다. 이 한예종의 황지우 총장이 지난 19일 ‘학교에 몰려 있는 수압을 덜어주어야 한다’며 총장직 사퇴를 밝혔다.

이번 사태는 지난 해 하반기 보수성향의 문화예술단체와 몇 명의 문화계 인사들이 한예종에 대한 운동권 시비와 교육 프로그램의 문제제기에서 촉발됐다. 문화부는 지난 3월 16일부터 4월 24일까지 한예종에 대대적인 감사를 실시했다. 이후 업무추진비 유용과 대외연구활동비 부당 지급 등을 적발했다며 황 총장의 파면·해임 등 중징계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신문에서 문화부의 실제 종합감사 처분요구서에는 황 총장의 징계 방침의 근거로 내세웠던 근무지 무단이탈과 전반적인 관리책임, 중징계, 징계위 등에 대한 언급은 없다고 보도했다. 결국은 문화부의 간접적인 사퇴압박과 ‘망신주기’식 언론보도만 있었던 것이다.

문화부는 이번 한예종 감사가 일반적인 정기종합감사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김윤수 국립현대미술관장과 김정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등 전 정권의 문화계 인사가 억지로 물러난 데 이은 물갈이의 마무리로 평가되고 있다. 실제로 황 총장의 임기는 반년 정도밖엔 남지 않았다. 그렇다면, 전 정권의 인사가 눈에 거슬리더라도 좀 더 본새 있게 수순을 밟아야 했다. 이는 단지 몇 명의 문화단체 기관장을 교체한 것을 넘어 예술행정의 자율성과 예술교육의 창의성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본새 없는 문화부의 처신이 다시 새들도 세상을 뜨게 하는 시간을 앞당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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