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한 해의 절반을 넘어가는 터닝포인트인 6월 30일 신월구장에선 하계리그 조별 예선이 막바지로 펼쳐졌다. 오늘부턴 기존 목동구장에서 펼쳐지던 조별 예선 일정이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일정에 맞추어 신월구장에서 펼쳐지게 됐다.

고려대는 동아대를 맞아 8-5 접전 끝에 승리를 가져왔다. 목동보다 다소 짧은 담장 크기를 가지고 있고, 관중석이 없어서인지 타자들의 스윙은 좀 더 큰 스윙으로 이어졌고 홈런 공방전이 펼쳐졌다. 양 팀 합쳐 3개의 홈런이 나왔다.

양 팀의 공방전은 1회부터 치열했다. 1회초 선공에 나선 고려대는 지난 경기부터 새롭게 선보인 홍재호-김준완 테이블세터가 볼넷을 얻어내며 무사 1,2루 기회를 만든다.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페타지니를 막기 위한 쉬프트가 있다면 상대 대학교팀들은 박세혁을 위한 수비 쉬프트를 고안해봐야할 것 같다. 자신의 장기인 당겨치기로 우익수 앞 적시타를 쳐냈고 김준완은 오정환 타석 때 와일드 피치로 득점을 해냈다.

반격에 나선 동아대는 1회말 곧바로 동점을 만든다. 지난 경기인 성균관대전에서 인상깊은 호수비와 동점 적시타를 쳐 낸 조성진이 1사 후 좌익수 앞 안타로 물꼬를 튼 후 신본기의 볼넷에 이어 5번타자 김성환의 적시 2타점 2루타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4회초 고려대는 오늘은 포수로 출전한 김민이 볼넷을 얻은 후 9번 1루수로 선발 출장한 김상호의 좌익수 키를 넘기는 투런 홈런을 기록하며 다시 기선 제압에 성공한다. 김상호는 이번 대회 이전까지의 부진을 벗어나 1루수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타격감을 끌어 올리고 있다.

고려대는 5회초 경기의 승리를 가져오는 쐐기점을 얻는다. 김 민의 안타와 김상호의 안타로 주자는 1, 2루 상황에서 주장 홍재호의 올시즌 들어 첫 홈런을 3점 홈런으로 연결한다. 좌측 담장을 넘기는 110m짜리 홈런이었다. 7-2로 경기는 쉽게 고려대쪽으로 기우는 듯 했지만 동아대는 점수를 뺏긴 곧바로 조금씩 쫓아갔다.

5회말, 많은 점수를 실점한 후 동아대는 1점을 따라가는 데 그친다. 1번타자 최정민이 2루타 이후 조성진이 안타를 쳐 무사 1,3루의 찬스를 만들었지만, 조성진이 고려대 포수 김민에게 도루 저지를 당하며 대량 득점을 할 기회가 무산된다. 신본기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따라가는데 그쳤다.

7회초 고려대는 승부의 쐐기점을 얻어 온다.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김민이 김상호의 안타 때 홈에 들어왔다. 점수를 내면 다시 점수를 얻어 오는 동아대의 7회말 반격도 매세웠다. 9번 공민호의 안타 이후 1번타자 최정민이 우익수 키를 살짝 넘기는 105m짜리 2점홈런을 뽑아내며 8-5를 만든다.

치열한 공방전 끝에 이번 대회 노히트노런으로 주목을 받은 동아대 김성호와 고려대의 에이스 신정락까지 구원 투수로 나서며 사실 상 조 2위 결정전인 이번 경기를 위해 마운드를 총동원했다. 고려대는 선발투수로 나선 임진우가 5이닝동안 3실점하며 이번 대회 2승째를 거뒀다. 문승원-박종모-박세창-신정락이 이어 막으며 동아대의 추격을 뿌리쳤다. 동아대의 선발 투수로 나온 김광용은 4이닝동안 4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되었다.

한편, 이번 예선 경기를 펼치고 있는 고려대의 라인업은 카멜레온과 같다. 매 경기 색다른 라인업을 선보이고 있다. 포수 김민, 1루 박세혁, 지명 오정환으로 돌리던 예전과 달리 김상호의 타격감이 올라오면서 1루수를 김상호에게 맡기면서 박세혁이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것이다. 팀 내에서 치열한 경쟁이 이루어지다보니 08학번으로 동일한 나이와 비슷한 포지션을 가지고 있는 김민과 박세혁, 김상호는 모두 선발 출장을 위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서로에게 좋은 성적을 내게 하고 있다.

붙박이 1번 홍재호를 뒤이어 지난 경기부터 테이블 세터인 2번타자 겸 고교 시절부터 원래의 포지션인 중견수로 출전하고 있는 김준완도 자신의 장점인 좋은 선구안과 빠른발을 이용해 공-수-주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나쁜 공을 커트해내고 '치라고 주는 공'인 스트라익만을 노리며 안타와 볼넷으로 높은 출루율을 보여 주고 있고, 1루에 나가면 상대 배터리를 흔드는 넓은 리드폭과 재치있는 주루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춘계리그와 대통령배를 거쳐 자주 나오지 않던 투수들도 마운드에서 좋은 활약을 해주고 있다. 박종모와 박세창은 불펜의 부담을 줄여 주고 점점 자신의 피칭을 해나가고 있다. 새내기 투수인 안성무에게도 기회를 주고 있다. 임진우는 지난 대회와 달리 선발 투수로 출장 기회를 얻고 있고 벌써 2승째를 따냈다.

두터운 선수층을 바탕으로 한 고려대 양승호 감독의 다양한 타순과 포지션-마운드실험은 이번 대회 속에서 흥미로운 볼거리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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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3승1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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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대(2승1무1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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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투수 - 임진우
패전투수 - 김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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