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 게임 붐이 광풍이다. 특히 일반인에게 가장 널리 호응을 얻고 있는 대표적인 기능성게임은 두뇌계발 게임이다. 닌텐도DS를 시작으로 등장한 두뇌계발 게임은 자녀 교육용으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기능성 두뇌계발 게임은 나름의 학문적 근거와 과학적 원리를 갖추고 출발했다. 두뇌계발 게임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 가와시마 류타 교수는 그의 저서 <두뇌 단련 트레이닝 33>에서 ‘매일 꾸준히 전두엽의 전두전야를 움직이는 트레이닝을 하면 뇌가 단련돼 뇌의 기초 능력과 잠재 능력이 점점 향상된다’고 전한다. 본교 지혜과학연구센터(센터장=남기춘·문과대 심리학과) 정재범 연구원은 “닌텐도DS에 쓰이는 콘텐츠들은 인지심리학에서 연구 및 실험용으로 쓰였던 자극들을 휴대용 기기에 담은 것”이라 말했다.

한국인지및생물심리학회(회장=박창호)의 연구에 따르면, 고령자를 대상으로 기능성 게임을 실시한 뒤 인지능력을 검사한 결과 단기기억력 등이 증진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재범 연구원은 “이는 병원에서 사용하는 검사 도구의 효과와 흡사해, 기능성 게임이 향후 인지능력 측정 및 증진 도구로 쓰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기능성 게임 뿐 아니라 일반 게임만으로도 인지기능 증진, 원활한 사회생활 유도 등의 긍정적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고 설명했다.

반면 기능성 두뇌계발 게임의 효과가 실제로 크지 않다고 말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한국뉴로피드백연구소(소장=남정욱)는 기능성 게임의 효과에 대한 임상실험 결과를 일반적으로 적용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사람마다 뇌 성향의 개인차가 크기 때문이다. 본교 김현택(문과대 심리학과)교수도 “단순한 심리학적 자극에 재미 요소를 첨가해서 제작한 게임이 두뇌활동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실험적 증거는 미약하다”고 말했다. 역기 운동을 해서 근육에 부하를 주어 근육을 키우는 원리를 정신에도 적용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한 가지 게임을 오래 하면 효과가 떨어지거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비판도 있다. 같은 게임을 오래 하면 직관을 담당하는 후두엽과 두정엽만 발달하고 사고를 담당하는 전두엽은 사용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자기도 모르게 게임에 익숙해져, 전두엽까지 시냅스가 형성되지 않고 감각으로 인지하자마자 후두엽과 두정엽만 사용해 바로 반응한다는 것이다. 남정욱 한국뉴로피드백연구소장은 “특정 게임만을 계속해 뇌의 한 가지 기능만을 쓰게 되면 다른 기능은 그만큼 퇴화될 수 있으며, 어려운 학습은 처음부터 하기 싫어지는 심리적 습관을 갖게 될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브레인온의 제작사 (주)세중게임즈의 김항석 대리는 “우리가 말하는 기능성 게임의 효과란 뇌에 지속적인 자극을 제공해 기능이 떨어지지 않도록 유지하는 수준을 의미한다”며 “당연히 단순한 게임보다 독서, 운동 등의 활동이 뇌에 더 좋겠지만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단 게임을 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기능성 게임 논란에 대해 지혜과학연구센터 정재범 연구원은 ‘기능’의 정의와 효과의 범위에 대한 합의 부재에 원인이 있다고 진단한다. 그는 “한 가지 기능도 전문가에 따라 수십 가지의 정의와 분류가 있을 수 있는데, 그 중 기능성 게임을 통해 증진되는 기능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 불분명하다”며 “기능성 게임이 증진시키는 기능에 대한 학문적인 접근이 이뤄져야 논란이 일단락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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