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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택수 교수의 '독설과 유머 사이'
현택수 교수의 '독설과 유머 사이'
  • 김대우 기자
  • 승인 2009.08.29 1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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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택수(인문대 사회학과) 교수

‘대국민 약속 위반 시 자살하겠다고 말하십시오. 아마 일반 시민처럼 분신자살할 용기는 없을 것이니 경제인처럼 투신자살 하겠다고 하십시오’


본교 현택수(인문대 사회학과) 교수가 지난 2004년 출판한 <너무한 당신 노무현>의 일부다. 현 교수는 이 내용으로 지난 6월 故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 곤욕을 치러야 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악감정이 있어 그런 글을 썼던 건 아니에요. 나도 노 대통령이 돌아가셔서 진심으로 안타깝게 생각해요. 지금 칼럼을 쓰라고 하면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서 쓰겠죠”라고 말했다.

현 교수는 지난 2000년과 2004년 조선일보에 칼럼을 쓰면서 세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가 개인 홈페이지에 쓰기 시작한 공개일기도 반향을 일으켰다. 현 교수는 진중권 씨와 함께 독설교수로 불리기 시작했고 ‘안티 노무현’의 대명사가 됐다.

그는 독설가란 평을 거부한다. “독설을 하는 게 아니라 풍자와 은유로 현실을 표현한 건데 사회 분위기가 아직 이를 유머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인신비방과 논리적 근거가 없는 말은 자제 해야죠”

조선일보에 칼럼을 쓴다는 이유로 협박에 시달리고 테러를 당한 적도 있다. “제 칼럼이 맘에 들지 않았던지 매일 협박전화를 하더니 결국 연구소에 방화를 했어요. 3년 동안 연구소에 불탄 흔적이 남아있었죠” 현 교수는 자신이 쓴 칼럼과 공개일기 때문에 지인들을 잃기도 했다. 그때는 옳은 일이라 생각했지만 돌이키면 후회가 남기도 한단다.

대학 역할에 대한 현 교수의 지론은 파격적이다. “과거 대학을 진리의 상아탑으로 봤던 시각은 버려야 해요. 대학도 하나의 기업이고, 굳이 비교하자면 공기업 쪽에 가깝겠죠. 대학이 학생들에게 현실을 정확하게 보게 해야 해요. 전공 지식보단 인생에 필요한 이야기, 절대적 진리 따윈 존재하지 않는 사회 현실 같은 것 말이에요. 그래서 제자들이 주례를 부탁해도 거절한다니까요. 주례 중에 신랑, 신부에게 남녀의 본성과 결혼의 현실에 대해 말해버리면 큰일이잖아요(웃음)”     

그의 지론을 반영하듯 현 교수는 강단에서도 독특하다. 다른 대학 강의에선 잘 다루지 않던 △결혼 △현대인의 사랑과 성 △취업과 같은 내용을 과감히 파고든다. 학생과의 소통을 중시해 수강생만 400명이 넘는 대형 강의에서도 대학생들의 성문화와 결혼에 대해 거침없는 대화를 시도하며 개방적인 수업을 했다. 하지만 이 때문에 곤란을 겪기도 했다. 그는 “대형 강의엔 사람이 많다보니 이야기를 곡해해서 듣는 학생들이 생겨요. 그게 강의평가로 나타나면서 저도 점점 틀에 박힌 강의만 하게 됐어요”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현택수 교수는 수업에서의 진솔한 소통을 위해 이번 학기 개설되는 △대중문화론 △영상과 사회 △최신 사회이론 등의 전공 강의에서 최소 인원만 데리고 수업할 계획이다. “수업의 목적은 개방적인 대화에요. 이번 학기엔 소수의 학생들과 서로에게 평생 기억될만한 수업을 남기고 싶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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