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용 이외의 리더

누가 뭐라해도 우리학교 전력의 중심은 박완용이다. 이미 대학수준을 뛰어넘었다는 평을 받고 있는 그의 손끝에서 우리학교의 공격이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면에 그만큼 상대의 표적이 되어 게임이 잘 안풀리는 결과를 내기도 한다. All for one, one for all 이라는 럭비정신이 말해주듯 럭비는 한 선수가 잘한다고 해서 이기는 경기가 아니다. 2000넌대 중반 우리학교가 럭비강호로 군림할 때의 특징은 ‘한 선수 막는다고 이길 수 있는 팀’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팀의 박완용 의존도는 높은 편이다. “경기중엔 모든 선수가 완용이만 쳐다보고 있는 것 같다.”는 연권우(체교 03, 상무)의 말이 이 점을 대변한다. 주장으로서 포워드를 책임지는 신명섭(체교 06, PROP)과 킥으로 경기를 풀어갈 이용민(체교 06, S.O), 중심포지션인 NO.8의 황인조(체교 06, NO.8)가 얼마나 박완용의 짐을 덜어줄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스크럼을 얼마나 따라잡을 것인가

올 해 두 번의 맞대결에서 나왔듯이 우리학교의 최대 약점은 스크럼이다. 춘계리그전 이후 연세대 선수는 인터뷰에서 “고대가 이렇게 스크럼이 약할 줄 몰랐다. 나를 포함해 선수 전체가 놀랐고 오늘 승리의 원동력도 스크럼이라고 할 수 있다.” 라며 자신들도 압도적인 스크럼에 놀랐다는 반응이였다. 우리학교는 스크럼 강화를 위해 뉴질랜드에서 코치를 영입하여 훈련하고 있으며, 대통령기대회에서 출전한 PROP의 김명환, LOCK의 최민석(이상 체교 08)의 기량향상으로 스크럼이 많이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로의 강점을 살리고 약점을 더 성공적으로 보강한 팀이 이겼던 것이 정기전인 만큼 어느 팀이 더 성공적으로 약점을 보강했는지가 승패를 가를 것이다.

킥의 중요성

올해 연세대와 두 번의 맞대결에서 주목할 점이 있다. 비록 패한 경기지만 트라이 숫자는 같다는 점과, 후반에 역전당했다는 사실이다. 트라이 이후의 2점짜리 컨버전 킥이 더욱 더 아쉬운 장면이다.<표 참조> 춘계리그전의 1점차 패배에서 우리가 두 번의 컨버전 킥을 모두 성공시켰다면, 대통령기 결승에서 2점차 패배에서 컨버전 킥을 성공시켰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두 경기 모두 우리가 트라이를 먼저 성공시켰다. 첫 득점이 중요한 경기, 기세가 큰 영향을 미치는 정기전의 특성상 5점 선취와 7점 선취의 차이는 크다. 연습시에는 최고의 킥 능력을 보여준다는 이용민의 발 끝에 승부가 걸려있다. 트라이 성공 후 즐거운 뱃노래와 함께 그의 발끝을 주목하자.

시스템 럭비가 통할 것인가?

우리학교 럭비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시스템럭비이다. 우리학교 럭비부 김성남(체교 94)코치는 시스템 럭비에 대해 “자신만의 비법이 담긴 노트정리라고 할 수 있다.”라고 했다. 경기시의 각 상황별, 위치별 전략과 작전을 짷놓는 것이라고 한다. 럭비선진국인 뉴질랜드, 호주의 전략을 장점만 취해 우리학교에 맞게 김 코치가 직접 변형시킨 전략이다.
결국 럭비는 상대의 시선을 끌고, 상대수비의 가장 약한 곳으로 패스를 하여 돌파하는 것이 득점의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다. 김코치의 시스템 럭비가 그에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실수

아무리 열심히 훈련하고 좋은 전략이 있다 하더라도 실수가 이어진다면 승리는 멀어질 뿐이다. 특히나 단판승부, 승리에 대한 중압감이 심한 정기전이라면 실수 한 번의 상처는 더욱 크다. 잠실 경기장은 평소 선수들이 경기하던 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이다. 특히 학우들의 응원은 선수들의 의사소통을 방해하기도 한다. 이것을 대비해 우리팀은 수화를 통한 작전지시를 연습했다. 우리의 장점인 힘과 조직력을 살리고 외국인 코치에게 전수받은 스크럼기술로 약점을 보완한 호랑이들의 독수리사냥. 그들의 붉은 럭비에 우리의 응원으로 더욱 붉게 물들일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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