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정기전호] 축구 전력분석
[2009 정기전호] 축구 전력분석
  • 정해정 기자
  • 승인 2009.09.10 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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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정신 (高大精神)
우리학교 축구부는 올해 초 주요토너먼트대회 결선진출 실패, 결선 첫 경기 탈락 등 진정한 고대축구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선수들과 김상훈(체교 86)감독의 대표팀 차출로 인한 어수선한 분위기, 선수들의 잦은 부상 등으로 특유의 팀 색깔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강인한 고대정신을 바탕으로 정기전 당일 잠실벌에서 연세대를 제압하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2009 전반기 성적표
하나은행 FA컵, 대통령배 전국축구대회 예선탈락, 춘계대학연맹전 16강, 6연패를 노린 대학축구대회에서 결선 1경기 만에 탈락. 전반기 U리그 7전 3승 2무 2패의 비교적 양호한 성적을 제외하고는 토너먼트대회에서 그리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두지 못하였다. 토너먼트대회의 부진을 한 방에 날려버릴 수 있었던, 6연패라는 대기록을 세울 것으로 기대 되었던 대학축구대회에서 예선을 힘겹게 통과(1승1패)했지만 32강 결선토너먼트에서 동국대에 패함으로써 그 기대는 깨끗이 사라졌다. 작년 이 대회 결승전, 동국대와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한 것 과는 달리, 올해에는 우리학교가 작년 동국대의 전철을 밟으며 결선 첫 경기, 32강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전반기 성적이 좋지 못하다고 해서 미리 낙담하지 말 것. 단판 승부라는 정기전의 특성상 승패는 실력 뿐만 아니라 다양한 변수가 좌우할 것이다. 1학년부터 정기전에 출전했던 박정훈(체교 07) 역시 “아무리 잘하는 선수라도 수많은 학우, 그리고 교우들의 응원이 부담스럽게 느껴지면 제 기량을 발휘하기 어렵다. 과도하게 시끄럽고 흥분된 분위기에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가 그 날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객관적인 실력이 승리를 위한 전부가 될 수가 없다고 했다.

폭풍전야! 장수가 없다?,
올해 정기전만큼 선발 명단을 예상하기 힘든 적은 없었다. 정기전을 준비하는 양 팀 감독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대표팀 차출과 해외 진출 등으로 양 팀의 전력 누수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학교는 박희성(체교 09), 연세대에는 김민우(09학번), 김다솔(07학번). 이렇게 세 선수가 홍명보 감독(체교 87)이 뽑은 U-20 월드컵 대표팀 23명 예비명단에 포함되었다. 이 중 21명만이 이집트에서 열리는 대회 본선에 참가하게 된다. 박희성과 김민우는 대표팀에 꾸준히 뽑혀왔고, 포지션 특성상 골키퍼는 보통 세 명을 데려가기 때문에 김다솔을 포함한 세 명 모두 무난히 승선할 것으로 보인다. U-20 대표팀을 이끄는 홍 감독은 "아직 정해진 것은 없지만, 이집트 U-20 월드컵에 나가게 되는 선수들은 정기전에 뛸 수 없을 것"이라 말해 세 선수를 9월 잠실에서 보기는 힘들어 보인다. 올해 연세대의 경우는 J리그로 2명의 주축선수가 이적했다. 작년 춘계연맹 4강전에서 우리학교를 상대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던 서용덕(오미야 아르디자)과 최정한(오이타 트리니타)이 그 주인공이다. 우리학교 서동원 코치(체교 92)는 "우리는 전력에서 이탈하는 선수를 대체할 자원이 많지 않지만, 연세대는 충분한 대체자원을 갖고 있다. (대표팀 소집으로 인한 전력 누수는) 우리에게 불리하다"고 말했다.

이재권과 이현웅
양 팀의 플레이 스타일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우리학교는 허리라인에 체격조건이 좋은 선수가 많고, 측면에서 빠르고 공간침투에 능한 선수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연세대는 패스에 능하고 볼 키핑력이 뛰어난 선수가 많다. 하지만 이는 승리를 결정짓는 마침표가 확실한 경우의 이야기. 대회마다 주포로 나왔던 박희성이 정기전에 뛸 수 없다면, 처음부터 판을 다시 짜야할지도 모른다. 이재민(체교 06), 박정훈(체교 07)과 같이 빠른 발을 갖고 있는 공격자원이 있기에 힘을 강조하는 축구를 포기하긴 힘들 것이다. 이에 우리학교 축구의 시작인 '조타수' 이재권(체교 06)의 활약이 간절하다. 최종 스위퍼와 좌우 측면 수비, 미드필더를 오가는 멀티 플레이어인 이재권은 뛰어난 볼 소유능력과 넓은 시야 그리고 탁월한 축구센스로 공격의 큰 그림을 그려낸다. 이재권의 발을 떠난 실탄의 질이 정기전의 승부의 향방을 좌우할 것이다.
연세대는 정교하고 세밀한 짧은 패스로 상대를 서서히 조여 온다. 연세대 축구의 시작은 이현웅(07학번). 3학년으로 주장에 선출된 이현웅은 경기 운영력과 공 소유력이 뛰어나다. 마침표는 우리학교 선수들이 가장 경계한다는 남준재(07학번)다. 작년 정기전에서 결승골을 넣었던 남준재는 올해 득점력이 다소 주춤하지만 스피드가 뛰어나고 골 센스가 좋아 방심할 수 없다.

처음 출전하는 신출내기 선수들의 활약
올해 정기전 출전이 예상되는 11명의 선수 중 4명 김동철(사체 08), 견희재(체교 08), 정재용(체교 09), 김기용(체교 09)등이 처음으로 잠실 주경기장을 밟는다. 이들은 다른 선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학축구에 대한 경험이 적고 정기전과 같은 큰 경기도 처음이라 심리적인 부담을 많이 느낄 것이다. 센터백으로 출전이 예상되는 김동철의 역할은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팀 수비진의 키는 연세대의 공격진에 비해 큰 편이다. 높이에서 뒤쳐지지 않아 제공권 장악에는 용이하지만 빠르게 패스하며 공간 침투 시 뒤돌아 뛰는 능력에서 연세대의 스피드에 밀리는 경향이 있다. 이를 보완해줄 센터백이 바로 U-17 대표팀에서 주장을 맡은 경험이 있는 김동철이다. 높이는 조금 낮지만 빠른 스피드로 우리팀의 수비진을 이끌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김기용의 경우 골키퍼라는 포지션의 특성과 정기전의 첫 경험이 부담으로 작용 할 수 있다. 동물같은 반사신경으로 막지 못할 것 같은 슈팅을 막아 내는 골키퍼다. 하지만 녹지에서 열린 U리그 수원대 전에서 보여줬던 어이 없는 실책은 자신의 능력에 흠집을 내고 말았다. 정기전은 한 방 싸움이다. U리그 개막전 연세대와의 경기에서도 평소보다 많은 관중과 처음으로 듣는 앰프를 사용한 응원소리에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긴장감은 바로 경기에 나타났고 경기 초반 여러 차례 실점 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이 네 명의 선수가 잠실벌에서 얼마나 위축되지 않느냐가 승패에 관건이다. 견희재를 주목하자. 오른쪽 라인을 따라 쉴 새없이 돌파하는 재간둥이가 보일 것이다. 헤딩 경합은 센터백에게 맡기는 편이 낫다. 자신의 장기인 스피드와 드리블을 이용해 김민우가 대표팀으로 빠져 나간 연세대의 좌측 수비진을 힘차게 휘저어보길 기대한다.

공격진 - 맑은 가운데 구름 약간
‘앙리’ 박희성(체교 09)의 입학으로 다소 힘이 부족했던 우리학교 공격진에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되었다. 하지만 고교축구에서 갓 올라온 풋내기가 대학축구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았다. 한 템포 빠른 수비진의 움직임에 다 잡은 기회를 허무하게 놓치는 경우가 많았고 본인 스스로도 실수에 위축되어 소극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다. 박희성이 공격포를 제대로 가동하지 못할 때 서영덕(체교 06)과 이재민(체교 06)은 해결사 몫을 톡톡히 해주었다. 위기의 순간 마다 절묘한 골을 성공시키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서영덕은 부드러운 트래핑과 날카로운 슈팅으로 공격적인 본능을 마음껏 보여주다가도 상대편의 파상공세가 이어지면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해 허리진의 수적우위에 일조하기도 한다. 이재민은 한방이 있는 선수다. U리그 개막전 연세대와의 경기에서 분위기를 가져오는 선제골을 터뜨리고 이어 두 번째 골 도움까지 하며 개막전 승리를 이끌었다. 전반기 부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던 박정훈(체교 07)은 대학축구대회와 U리그 후반기 경기를 통해 감각을 회복하는 중이다. 빠른 발과 재치 있는 플레이는 연세대의 수비진을 흔들기에 충분하다. 근래 들어 공격진에 날아든 희망적인 소식은 박희성이 제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이다. 득점찬스에서 우왕좌왕하지 않고 대담한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다만 걱정이 한 가지 있다면 U-20월드컵대표팀에 차출되어 정기전에 결장한다는 사실이다.

허리진 - 맑음
허리진에는 대체자원이 많고 비교적 기복이 없는 경기를 보여주고 있다. 작년 주장 권순형(체교 05)의 졸업으로 큰 공백이 우려 되었던 허리진에서는 이재권(체교 06)이 그 역할을 충분히 해주고 있다. 허리진뿐만 아니라 위치를 가리지 않고 굳은 일을 묵묵히 하고 있다. 이재권의 발 끝에서 시작하는 패스는 우리학교 플레이의 흐름을 결정짓는다. 작년 말부터 경기에 출전하기 시작한 송원재(체교 07)는 약체 서울대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팀 내에서의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작은 체구로 빠른 돌파에 능하며 가끔 날리는 중거리 슛은 매우 강력하다. 허리진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 모두 큰 약점없이 제 몫을 잘 해내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희망적이다.

수비진 -안개 속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중앙수비는 견고하지만 측면 수비에서는 작은 틈이 발견된다. 이 용(체교 07), 견희재(사체 08) 모두 활발한 오버래핑을 보여준다. 이용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큰 키를 이용한 헤딩 능력을 갖춘 ‘한 방’이 있는 선수다. 높은 타점을 이용한 헤딩슛은 상대의 골망을 강하게 흔든다. 견희재는 적극적이고 대담한 경기운용으로 상대 수비를 무너뜨린다. 하지만 이 두 측면 수비수는 수비상황에서 약한 모습을 보인다. 뒤를 돌아보는 시야가 좁다. 공격성이 너무 강한 나머지 자신들의 본분인 수비에서 약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상대가 측면으로 공격하여 들어올 때 면 한없이 불안하기만 한 까닭이 여기 있다. 이에 비해 중앙 수비수는 비교적 믿음직하다. 올해 이경렬(체교 06)의 부상으로 중앙 수비수자리는 가솔현(체교 09)와 신우근(체교 06)이 보았다. 하지만 이경렬의 중량감과 안정감에는 다소 부족하였다. 가끔 나오는 김동철(체교 08)역시 의욕적이긴 하나 아직 실전경험이 많이 부족하다. 측면수비수들이 수비수로서의 역할을 얼마나 해줄 것이냐, 누가 이경렬의 짝으로 나와 환상의 호흡을 보여줄 지가 견고한 수비의 핵심 열쇠이다.

한 방을 조심해라.
89분을 1대 0으로 앞서나가다가도 90분에 한 골 먹으면 무승부가 되고, 89분 50초를 비기다가 마지막 한 순간에 실점하면 바로 패배하는 것이 축구다. 축구 경기에서는 득점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점을 막는 것도 그 못지 않게 중요하다. 특히 한 점 차, 박빙의 승부가 계속된다면 골문을 지키는 일이 공격보다 훨씬 중요해진다.
우리학교의 경기를 살펴보면 득점을 굉장히 어렵게 만들어나간다. 상대방의 빈틈을 노려 일대일 상황에서 득점을 만들어내기 보다는 외곽에서 골문 근처로 깊숙한 패스를 하여 득점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외곽에서 볼을 끄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고 투박한 패스를 하기 때문에 골로 연결시키기도 어렵다. 그에 반해 실점의 위기는 너무나도 쉽게 찾아온다. 수비진이 한 번에 와르르 무너지기도 한다. 이럴 때면 어이 없이 골을 먹는다. 연세대의 아기자기 하고 빠르게 넘어오는 세밀한 패스는 수비 전형이 쉽게 흐트러질 수 있다. 좁은 공간을 빠르게 침투한다면 예상치 못한 곳에서 기습을 당할 수 있다. 정기전 당일 날의 집중력 부족. 흐트러진 한 방을 곧 패배를 의미한다. 한 방은 절대 용서할 수 없다. 고대정신이 있어야만이 이길 수 있는 경기. 그게 바로 정기전이다.

고대다운 연세다운(DOWN)
이게 무슨 뚱딴지 같은 말인가. 가장 대표적인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출판부에서 발간하는 국어사전을 펼쳐보자. 물론, 고대다운이라는 관형어가 당연히! 없다. 그러나 뜻을 차근차근히 해석해보자면 이런 의미다. ‘우리학교 축구부의 고대다운 경기운용에 연세대가 제 기량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고 다운(Down)될 것이다.’ 올해 정기전에서 이런 모습이 연출될 것이라는 약간은 부자연스럽기도 한 신조어다. 억지스러운 이 말에는 정기전 승리에 대한 염원이 담겨있다. 승리는 물론이거니와 고대다운 경기 내용을 보여준다면 올해 정기전 폐막식에서 잠실벌에 울려 퍼질 우리의 뱃노래는 어느 때보다도 흥겨울 것이다. 고대정신으로 대표되는 ‘고대다운’모습이 펼쳐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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