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 화상자인 이의산(47) 씨. 11살 때 집에서 화재가 나는 바람에 화상을 입었다. 그의 얼굴은 화상으로 인한 흉터로 가득 찼다. 2년 전에 수술받았다는 이마는 일반인과 별반 다르지 않지만 눈 주위와 뺨에는 아직도 화상의 상흔이 남아있다. 그는“지금 이 상태도 좋아진거야. 예전에는 눈이 안 감겨서 눈을 뜨고 잤어”라고 웃어보인다.

지난 2001년 5월부터 그는 안면 화상자들을 돕는 ‘빛과 사랑회’의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빛과 사랑회’에서는 1년에 한번씩 사회인식개선 캠페인을 갖고 화상에 대한 치료와 성형 정보를 회원들에게 알린다. 또한, 안면 화상의 장애 인정을 위해 청와대에 민원제기와 과천 정부청사 앞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안면 화상을 당한 후 그는 주위 사람들의 시선때문에 너무 힘들었다. 밖에만 나가면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는 주위사람들 때문에 사람 많은 길을 피해다니기까지 했다. 그는 “예전에 알고 지내던 사람까지도 피할때는 울음이 나오는 줄 알았다” 며 대부분의 안면 화상인들이 “취업하기도 힘들어 결국 사회생활이 마비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결국 안면 화상인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오는 7월 안면 화상자들이 장애인에 포함된다는 소식에 그는 “이제라도 장애로 인정받아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장애인복지법시행규칙 중 개정령안’의 기준이 애매하다는 문제점 때문에 안면 화상자들이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정부가 화상 성형을 의료보험에 포함시키지 않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정책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일반적으로 안면 화상자들의 성형은 피부의 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것이지만 정부에서는 미용성형에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그는 “넓이와 화상 정도에 따라 비용이 다르지만 한번 성형시 7백만원 정도 든다”며 “사회생활도 하기 힘든 마당에 병원비까지 많이 들어 설상가상(雪上加霜)이다”고 말했다.

그의 희망은 정부가 화상치료센터와 복지센터를 건립해주는 것이다. 덧붙여 화상자들의 사회생활을 위한 정부의 재취업교육이 이뤄지는 것이다. 그는“화상자 전문 병원인 한강 성심병원은 포화상태”라며 화상인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전환 만큼이나 치료와 복지를 겸할 수 있는 센터설립을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누구든지 언제, 어디서 사고를 당할 지 모른다” 며 주위 사람들이 “우리를 똑같은 사람으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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