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봉사, 많은 이들에게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졸업을 앞둔 작년 이맘때쯤 이필준(남·25세·회사원) 씨는 필리핀 「가나안 농군학교」에서 해외 봉사활동을 하고 있었다. 어엿한 사회인이 된 그는 이제 대학생 후배들을 만날 때면 해외봉사를 권하고 있다.

아직 해외봉사는 대학생들의 주된 관심거리는 아니다. 그렇지만 이 씨처럼 실제 경험을 한 이들에게 해외봉사가 잊지 못할 기억의 단편으로 자리잡고 있다. 해외 봉사의 어떤 점이 그들을 그렇게 빨아들이는 걸까. 아니, 그보다 먼저 해외봉사란 어떤 활동을 이르는 걸까. 

해외봉사란, 문자 그대로 해외에서 자원봉사활동을 벌이는 것을 말한다. 대표적인 예로 한국국제봉사기구에서는 캄보디아, 아프가니스탄, 북한, 동티모르 등 세계 각지에 난민 위한 구호품 지원사업, 의료진 파견, 요양보호시설 운영, 나무심기 운동, 장학 지원사업 등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해외 봉사가 모두 ‘희생’, ‘헌신’등을 떠올리게 하는 활동들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이하 「대사협」) 한국대학생 해외봉사단의 민속문화 소개, 체육활동, 문화 유적지 방문 등과 같이 문화 교류에 보탬이 되는 자원 활동도 엄연히 해외 봉사의 한 형태로 인정받고 있다. “기존의 자원봉사 개념에 ‘국가’라는 의미가 보태져, 해외봉사단은 민간 외교의 성격마저 띠고 있다”는 「대사협」 양재근 과장의 설명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

그렇다면 해외봉사를 통해 파견자들이 얻을 수 있는 가치나 미덕은 무엇일까. 양재근 과장은 “「대사협」한국 대학생 해외봉사의 목적은 봉사 자체에 있기보다는, 봉사를 통한 교육, 사고 전환에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개인적으로 봉사의 의미를 찾은 것 같다”, “집, 학교, 친구들에서 맴도는 저를 끌어내어 주는데 해외 봉사가 한 몫을 했다”, “행복의 기준이 바뀌었다”는 해외봉사자들의 소감에서 해외봉사의 긍정적인 영향력을 느낄 수 있다.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는 경험
문화 교류도 해외 봉사의 일환
어학 연수 대안으로 간주하기도

단체 생활을 통한 교훈도 빼놓을 수 없다. 더구나 해외 봉사는 장기간 합숙훈련을 바탕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구성원들간의 호흡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제워크캠프기구(이하 「IWO」)에서는 대인관계의 묘미를 여느 기관들보다 여실히 체감할 수 있다. 「IWO」의 경우 한 팀이 최소 5개(동일 국적을 가진 팀원 최대 3명으로 제한)이상의 다양한 국적을 가진 이들로 구성되고 있다. 결국 워크캠프 참가자들은 국가, 민족이라는 두터운 장벽을 더 짊어지고 활동을 해야 한다. 김용한 간사는 워크캠프의 의의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의사소통을 가능케 하는 것은 언어가 아니라 열린 마음(Open Mind)입니다. 서로의 마음에 존재하는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참가자들은 민주주의를 배웁니다. 그 다음엔, 나와 다른 타인이, 나와 적잖은 공통점이 갖고 있었음을 깨닫게 되죠”

그러나 해외봉사가 사회적으로 점차 알려지면서 병폐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정확히 조사해보지 않았지만, 해외봉사를 여행이나 어학연수쯤으로 간주하고 오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라고 말하는 관계자들의 우려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봉사라는 개념 자체가 확립 돼있지 않은 상황에서, 유학, 연수 바람에 해외봉사가 그 대안으로 부각되는 바람에 생긴 현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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