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이나 오디오 기기에 관심이 있는 학우가 한 번 들어오면 빠져나올 수 없는 곳이 있다. 중앙광장 120호에 위치한 고전음악 감상실(KUMAC, 실장=김용우·문과대 심리08, 이하 감상실)이 바로 그 곳이다.

감상실은 클래식 음악에 관심이 있는 본교생에게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최고급 오디오 기기와 CD가 탄생했을 때부터 모아온 2000여장의 CD, 이젠 구할 수도 없는 LP 3000여장 등을 갖추고 있다. 새로운 CD 구입과 기기 관리에 필요한 자금은 본교에서 지원하며, 고전음악에 조예가 깊은 학생들을 모아 클래식 감상회나 세미나를 열기도 한다.

현재 감상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1978년 감상실이 설립된 이후 음악 매체가 LP에서 CD, CD에서 MP3로 빠르게 변했기 때문이다. 음악을 접하기가 쉬워짐에 따라 굳이 감상실까지 와 음악을 들으려는 학생들이 줄어들었다. 조용히 클래식 음악에 귀를 기울이는 학생들로 붐비던 모습은 1990년대 이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감상실은 지난해 28년 동안 머물던 홍보관을 떠나야 했다. 교육관 신축공사로 여러 연구실들이 홍보관으로 옮겨 와 감상실이 자리를 내줘야 했기 때문이다. 강의실에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감상 시간이 3·4교시로 한정됐고, 감상 공간도 2개에서 1개로 줄어들었다. 김용우 씨는 “수업 시간이 아닌 때엔 비교적 자유롭게 감상실을 사용할 수 있지만 다른 단체 측에서 대관을 해가는 경우엔 감상실을 비워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실원들은 현재 감상실이 과도기에 있다고 생각하며 근본적인 대책을 찾고 있다. 김용우 씨는 “아직 음대가 없는 본교에서 고전음악을 심도 있게 느낄 수 있는 곳은 감상실이 유일하다”며 “날이 갈수록 학생 자치활동이 설 곳을 잃고 고전음악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현실을 헤쳐나갈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학기에 감상실의 홍보와 재정립에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감상실은 매년 △대동제 음악회 △가을 음악제 등을 개최한다. 지난해엔 본교 글로벌 라운지와 하나스퀘어에서 한예종 학생들을 초청해 음악회를 가졌다. 이번 학기는 가을 음악회를 평소보다 크게 열 계획이다. ‘2009 KUMAC 가을 음악제’는 11월 초순 경 일주일 간 열릴 예정이다. 김용우 씨는 “현재 신입 실원들을 모집 중이고 행사 준비를 위한 준비가 하나씩 진행되고 있다”며 “이번 음악회는 고전음악에 관심이 적었던 학우들도 공감할 수 있는 음악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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