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가 시작된 지 벌써 3주가 지나갔다. 새 학기를 맞는 것은 늘 새로운 계획과 마음가짐에 의욕을 불어넣는다. 하지만 그것도 아주 잠깐뿐이다. 학창 시절부터 수많은 여름과 겨울방학을 거쳐 새학기를 맞지 않았던가. 적어도 내 경우는 한번도 완벽하게 계획을 실천한 적이 없는 듯하다. 대학생이 된 지금도 여전히 계획 세우기만 반복할 뿐이다.

지난주 수요일 늦잠을 자서 1교시 수업을 들어가지 못했다. 평소의 나 같으면 ‘하루 빠진 건데 뭐’하고 대수롭지 않게 느꼈을 것이다. 사실 그런 태평함과 게으름을 내 인생 스타일이라며 내심 스스로 인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문득 그렇게 나태해도 되는지 자책감이 들었다. 최근엔 미래에 대한 고민도 많아 스스로에게 예민해져 있었기 때문일꺼다.  

'初心不忘(초심불망)'이라는 옛 경구처럼, 모든 것에 있어 처음의 ‘그 순간 그대로’를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해가 지날수록 깨닫게 된다. 모든 것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엔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가. ‘처음’이었던 다짐이 ‘과거’가 됐음을 깨닫는 순간의 실망과 반성의 반복됨도, ‘깨달았다면 실천과 행동이 필요하다’다는 생각도 반복된다.

우습게도 나에게 반성은 행동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약속을 어기고 나서 합리화 시키는 과정이  되버린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잘못을 알았으니 고치면 돼’라는 자기위안. 나 스스로의 질책이 진심이 아닌 단지 합리화라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지금까지 나 스스로에게 너무 관대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다시 어기게 될 지 몰라도 반성의 순간은 중요하다. 하지만 역시 나에게 필요한 것은 실천을 수반한 반성이다. 혹시 당신은 그런 의미없는 반복을 해본 적이 있는가. 있다면 어떻게 해결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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