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8일(금)에 열리는 4·18 대장정(이하, 대장정)에 참여하겠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과반수가 넘는 59.3%가 ‘뛰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 결과는 4·18을 앞두고 달라진 의식변화를 알아본다는 의미에서 지난 10일(목), 11일(금) 양일 간 본교생 25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설문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뛰지 않겠다’고 대답한 학생들의 67.6%가 체력 또는 학업에 대한 부담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이러한 절반을 넘지 못하는 예상참여율은 지난 1980년대 중반이후 매년 저조해지는 참여율을 반증 한다.

4·18 대장정에 참여하는 가장 큰 의미로는‘고대인으로서 거쳐야할 하나의 과정(39.1%)’이‘선배들의 4·18 정신계승(24.5%)’보다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대장정을 하나의 통과의례로 생각한다”는 한 본교생의 말에서 민주주의 정신을 기리고 선배들의 얼을 이어 가겠다는 본래의 취지가 퇴색됐음을 엿볼 수 있다. 이는 “대장정을 마치고 무엇을 느꼈느냐”는 질문에‘4·18 정신을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9.2%)’는 의견에 비해‘고대라는 일종의 소속감을 받았다(44.5%)’가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한 점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광화문 등 종착지 이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기존의 전통을 따라야 한다’는 의견이 32.4%에 그친 반면‘사회적으로 더 중요한 사건이 생기면 장소이동이 가능하다’는 답이 41.5%에 달해 현재 반전시위 등을 이유로 논의 중인 장소이전에 대한 실현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장소이전 이외에도‘대장정을 하지 않고 본교 내 행사만으로 충분히 의미를 살릴 수 있다(16.8%)’,‘대장정은 폐지돼야 한다(5.7%)’는 주장도 적지 않아 4·18 대장정 진행에 있어 변화의 필요성을 나타냈다.

“왜 참여율이 저조하다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42.3%가 ‘예전에 비해 사회비판의식이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으며‘대장정이 4·18정신 계승과 무관하다’는 입장도 15.4%를 차지했다. 이처럼 지난 1960년 4·18 의거 이후 지나간 43년 동안 학생들의 의식은 많은 변화를 겪었다.
한편, 설문 결과 가운데‘뛰겠다’고 답한 사람 중 남자가 34%, 여자가 53%를 차지해 대장정이 남성주의사고방식에 따른 여성차별이라는 주장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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