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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정기전 럭비 Review
2009 정기전 럭비 Review
  • 이진석 기자
  • 승인 2009.10.23 1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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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적응 안됐던 오전 경기
2009 정기전 럭비가 지난 9월12일 11시에 잠실 주경기장에서 열렸다. 잠실 주경기장의 조명을 켜지 않기 위해 예년보다 빠른 11시에 열렸다고 한다. 덕분에 선수들은 컨디션조절로 힘들었고, 응원하는 학우들은 전날 마신 술이 덜 깬 상태에서 숙취응원을 했다는 후문이 있다.

예상치 못한 라인업 변경
우리학교는 이번 정기전에 최상의 멤버로 나서지는 못했다. 작전수행능력이 좋고 경기운영능력이 뛰어난 황인조(체교06, NO.8)이 올해 춘계리그에서 당한 어깨부상으로 결장한 것이다. 4학년으로써 경험도 풍부하고 경기흐름에 맞는 작전판단이 좋은 황인조의 부상으로 주변의 부담감은 더 컸다. 한동호 감독은 정기전 전의 인터뷰에서 “개인기량이 좋은 인조를 이용한 작전이 많았는데 그것을 이용하지 못할 것 같아 아쉽다. 정기전은 조직력을 더욱 더 강화해서 경기에 임할 것이다” 라는 말을, 김성남 코치는 “정기전도 문제지만 4학년 선수가 큰 부상을 당해 안타깝다. 졸업 후 군 문제와 실업 팀 입단 문제가 잘 해결되었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했다. 황인조는 정기전이 있기 전날 수술대에 올랐는데 하루빨리 쾌유해 건강한 모습으로 경기장에 돌아오길 바란다.

황인조 말고도 또 다른 부상선수가 있었다. 바로 C.T.B포지션의 김인규(체교 07)다. 정기전 전에 가진 상무 팀과의 연습경기에서 발목이 돌아가는 부상을 당해서 주전자리를 후배인 김남욱(체교 08)에게 양보했다. “올해 못 뛴 것은 아쉽지만 남욱이가 잘 해줘서 다행이다. 내년에는 남욱이와 더 열심히 해서 큰 일을 내보겠다”라는 야무진 각오를 밝혔다.

MVP 이용민  ROOKIE 이학섭
이번 정기전은 부상선수가 많았던 만큼 빈 자리를 잘 메워준 선수들도 빛났다. 김현수(체교 07)는 황인조의 공백을 잘 메워주며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안정적인 경기를 보여줬다. 김현수의 포지션 이동으로 생긴 빈자리를 메워준 이학섭(체교 09, Flanker)은 새내기 중 유일한 선발출장을 했는데, 풀타임을 소화하며 1학년다운 패기 넘치는 태클을 보여줬다.
이학섭은 이러한 활약과 유일한 새내기 선수라는 사실덕분에 SPORTS KU 선정 올해의 정기전 루키에 선정되었다. 한편 SPORTS KU 선정 올해의 정기전 MVP는 컨버전킥을 한 번 실패하긴 했지만 페널티 킥 2회, 컨버전 킥 1회 성공으로 고비마다 득점을 선사한 이용민(체교06, S.O)이 선정되었다.

연대의 동점은 기도의 힘?
부상선수가 많았던 우리와는 달리 연세대는 최상의 멤버를 가동시켰다. 특히 연세대의 김여훈(Lock, 연세대 06)은 춘계리그에 이어 정기전에서도 막판 트라이를 성공시키며 강한 인상을 남겼는데, 아마 많은 우리학교 학우들의 원망을 샀을 것이다. 두 번째로 이세호(C.T.B, 연세대 07)는 이용민과 달리 컨버전 킥과 페널티 킥을 실패하며 킥 난조를 보였다. 마지막 컨버전 킥은 동료들의 기도 덕분인지 성공하며 연세대 럭비부의 영웅이 되었다. 제발 넣지 말라는 기자의 기도보다는 선수들의 기도가 더 강했나 보다.

집념의 트라이와 용수철 트라이
우리학교는 정기전에서 두 번의 트라이를 기록했다. 두 차례 트라이의 주역은 모두 07학번 선수들이였다. 첫 번째 트라이를 기록한 이원태(체교 07, Flanker)는 혼전상황에서 연세대 선수 사이를 뚫고 들어가며 집념의 트라이를, 서인수(체교07, F.B)는 달리던 속도를 이용해서 용수철처럼 뛰어오르며 트라이를 성공시켰다. 모습은 달라도 우리학교에 큰 기쁨을 가져다 준 빛나는 순간이었다.

형, 제가 역적입니다.
안타깝게 럭비경기가 무승부로 끝나고 난 뒤 라커룸에서 샤워를 마치고 깔끔한 모습으로 경기장에 다시 나온 선수들은 자유롭게 축구경기를 관람했다. 교우회석을 어슬렁거리던 기자와 만난 서인수는 “형, 제가 역적입니다.” 라는 말을 했는데, 막판에 허용한 트라이가 자신의 반칙으로 인한 것이라는 자책이 담긴 고백이다. 그 아쉬움에 경기가 끝나고 올라간 단상에서 뱃노래도 하지 않았다고.

너네 지금 이겼냐?
경기 종료직전 동점을 성공한 연세대는 말 그대로 승리분위기였다. 결과는 무승부였지만 연세대 선수들은 싱글벙글이었다. 하지만 라커룸에서의 반전이 있었다. 풀이 죽은 우리 선수들에게는 코치님의 잘 했다는 격려가, 연세대 라커룸에서는 “너네 지금 이겼냐? 뭐가 그렇게 좋아서 웃어?”라는 호령이 떨어졌다고 한다. 연세대 벤치의 입장에서는 밀리는 경기를 하다가 마지막에 겨우 동점을 만든 것이 불만스러웠나 보다.

좌심실 말고 허벅지를 주었어야 했어
주경기장에서 경기를 관람한 학우들이었다면, ‘럭비계의 심장, 불꽃남자 박완용, 좌심실을 그대에게’ 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봤을 것이다. 그 현수막은 럭비를 좋아하는 경영학과 학우들이 제작한 것이다. 최은수(경영 03)학우를 포함한 박완용과 절친한 경영학과 세 명의 친구들이 2007년 정기전부터 3년째 걸고 있다고 한다. 올 해는 최은수 학우 혼자 걸었다고 하는데, 박완용의 졸업으로 내년부터는 볼 수 없게 되었다. 한 편 현수막의 주인공 박완용(체교 06, S.H)은 양 쪽 다리에 쥐가 나는 바람에 후반9분에 추호영(체교 08)과 교체되었다. 좌심실도 좋지만 허벅지를 그대에게 라는 멘트가 절실했다.

여름방학동안 그들은 무엇을 했나
학우 여러분들은 여름방학 때 여행, 운동, 스펙쌓기 등등 나름대로 알찬 방학을 보냈을 거다. 럭비부 선수들은 무더위가 한창인 8월 한 달 동안 송추에서 합숙훈련을 했다. 이번 방학훈련은 예년과는 달리 해외전지훈련은 없었다. 하지만 뉴질랜드의 Lalo, Gerald 코치를 초빙해서 기술을 전수받았다. 덕분에 정기전에서는 연세대에 전혀 밀리지 않는 스크럼을 보여줬다. 송추합숙의 효과는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정신력이다. 송추 합숙장은 말 그대로 눈뜨면 할 게 럭비뿐인 곳이다. 3,4학년은 그나마 건물에서 휴식을 취하지만 1,2학년 선수들은 컨테이너 박스에서 숙식한다. 그나마 건물에서 숙식한 3학년 추호영은 “벌레가 너무 많았다. 자연과 하나가 된 느낌이다. 자다가 손등이 간지러워서 봤더니 손바닥만한 풍뎅이가 올라와 있었다”라며 추억담을 늘어놓았다. 컨테이너의 환경은 안 봐도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또 선수들의 훈련장 옆에는 바로 군부대가 있어서 선수들의 정신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리기엔 최적의 장소였다고 한다.

체력증진에는 소고기가 최고
럭비는 80분 동안 뛰고 뒹구는 운동이기 때문에 체력관리가 중요하다. 럭비부는 주로 소고기로 체력을 다졌다고 한다. 간간히 장어, 삼계탕, 오리고기 등으로 외도(?)를 잠깐 하기도 했지만 주 메뉴는 소고기였다고 한다. 서인수는 “소고기는 정말 질리도록 먹었다. 다른 고기도 좀 먹고 싶은데 계속 소고기만 나오더라”라며 기자의 부러운 눈빛은 아랑곳 하지 않고 행복한 불만을 쏟아냈다.

박완용이 주장은 아닙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지난 정기전 특집호의 표지모델은 박완용이었다. 덕분에 체육교육과 수업시간에 학우들에게 사인도 해주는 기쁨을 누렸다고 한다. 반면에 그 뒤에 가려진 인물이 있으니 바로 신명섭(체교 06, PROP)주장이다. 보통 정기전 즈음이 되면 각 운동부의 주장들은 학내 언론매체의 뜨거운 관심을 받게 된다. 하지만 올해는 박완용의 뒤로 밀려난 느낌을 많이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주장은 역시나 주장인 법. 경기장에서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연대선수들을 제압했고, 스크럼도 많이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나 우리학교 럭비부 주장은 경기장에서는 코칭스태프의 역할도 한다. 경기도중 교체도 많지 않고, 정기전에서는 벤치의 작전지시가 잘 들리지 않는다는 럭비의 특성상 주장은 경기도중에 상대의 전략에 대응하는 우리의 전략을 지시하는 역할까지 도맡아서 하고 있다. 김성남 코치는 “고려대 럭비부 주장은 특별하다. 감독, 코치도 주장에게는 함부로 지시하지 않는다”라며 주장의 위상을 높였다. 이제는 다음 주장에게 자리를 넘겨주고 쉬고 있지만 앞으로도 멋진 모습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2~3년 뒤에는 선배 인터뷰 코너에서 만나기를 기대한다.

내년은 압승!
앞에서 말한 것처럼 부상으로 인한 엔트리 변경이 오히려 내년을 기대할 수 있게 만드는 보약이 되었다. 4학년까지 최상의 멤버로 나선 연세대와는 달리 우리학교는 07학번의 비중이 높은 선발진을 내보냈다. 03~05학번이 우리학교 럭비부의 황금기를 이끌기도 했지만 그 선수들의 졸업 후에 공백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작년부터 꾸준히 경험을 쌓은 07학번들은 내년을 기대할 수 있게 만든다. 두 번의 트라이가 모두 07학번의 손에서 나왔다는 것도 인상적이다. 평소 기자는 올해 정기전의 결과를 묻는 지인들에게 실력이 비슷해서 잘 모르겠다고 해왔다. 묘하게도 정기전 결과는 무승부였다. 하지만 내년은 다르다. 춘계리그부터 압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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