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정기전 이모저모
2009 정기전 이모저모
  • 박영미 고봉준 기자
  • 승인 2009.10.23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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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전, 그리고 남겨진 이야기
어느덧 중간고사를 코 앞에 둔 10월이 찾아왔다. 레포트와 팀플은 유난히도 이번학기를 괴롭힌다. 하늘은 높고 나는 포동포동 살찐다는 ‘천고아(我)비’의 계절, 가을. 선선한 날씨인 탓에 마음은 더 싱숭생숭 하다. 옆구리가 허전한 탓에 더 쌀쌀하게 느껴지는 건 아니겠지. 아닐거야... 학교에서의 생활에 올인 하다 보니 지난 달 이리 뛰고 저리 뛰며 가열차게 놀았던 고연전이 너무 그리워지는 건 나뿐인가. 행복하기만 했던 그 날, 경기장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 그 남겨진 이야기를 풀어놓으려 한다.

BASEBALL
길홍규 코치의 눈물
야구 정기전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선수들은 난리가 났다. 말 그대로 그라운드를 질주하고 있었다. 서로 얼싸 안고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던 그 순간! 말없이 소매로 눈물을 훔치던 덩치 큰 한 사나이가 있었으니. 바로 야구부의 ‘큰 산’ 길홍규 코치님. 그만큼 정기전을 준비해오면서 마음 속 힘들었던 과정과 밝힐 수 없는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 모양이다.

정기전에 김현수가 떴다!
친구 A : 야, 야구장에 김현수 왔었대!
친구 B : 잠실에 김현수가 떴다고? 그건 당연하잖아. 김현수 있는 두산이 서울 팀인데.
친구 A : 그게 아니라 고연전하는 날에 김현수가 왔다니까!
친구 B : 어? 경기도 없는데 김현수가 왜 왔지?
친구 A : 여기 사진 봐봐.

야구...... 역전했다네. 아, 보고싶다.
‘농구는 왜 이렇게 빨리 시작할까.’ 올해에도 이 아쉬움은 계속됐다. 농구 경기 시작은 3시. 야구장에 있던 기자 4명은 취재 준비를 위해 2시 20분경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당시 스코어 3:4 8회초 우리학교의 공격이 무위로 끝나자마자 기자들은 짐을 싸 잠실실내체육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경기의 마지막을 보지 못하는 아쉬움을 뒤로한 채.
그런데 설마설마하던 일이 터지고야 말았다. 10분 후 농구장에 도착한 기자들의 핸드폰이 바쁘게 울리기 시작했다. 야구가 역전을 했다는 것이다! 그것도 클린업트리오의 연속안타로!
기자 한명이 고민하기 시작했다. 야구장으로 달려가 승리의 기쁨을 맛 볼 것인가 아니면 농구장에 남을 것인가. 결국 기자의 선택은 야구장행. 야구가 승리로 끝나고 유유히 농구장으로 돌아온 그의 한마디. “야구장가서 9회 보고 오길 진짜 잘했다!”

BASKETBALL
농구장행 티켓을 잡아라!
농구는 기자가 입학한 이후로 단 한 번도 지는 모습을 본 적이 없는, 그리고 항상 여학우들의 지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인기 종목이다. 제한된 좌석수 때문에 표가 있어야만 입장이 가능한데, 이번에도 이 표가 말썽이었다. 표를 얻지 못한 많은 학우들이 감쪽같이 복제한 표를 들고 입장을 시도한 것이다. 하지만 입장과 장내 관리를 담당했던 체육국 학생들이 몰라볼 리가 없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입장이 불가능하게 된 많은 학우들은 급기야 농구장 뒤편 철창을 들어 올려 잠입(!)을 시도했고, 선수들의 라커룸과 연결된 큼지막한 화장실 창문으로 쏟아져 들어오기도 하였다. 고파스에서는 농구 거래 문제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는데, 바라건대 언제쯤 (모두가 만족할 만한 선에서) 농구장 문이 시원하게 열릴 수 있을는지.

꽃보다 아름다워
일찍부터 농구장 기자석에 자리를 잡은 SPORTS KU. 9회 말 역전의 순간도 지켜보지 못한 채 농구장에 들어섰다. 기자석 옆으로는 농구선수들의 부모님, 가족들이 오셔서 자랑스런 아들들의 연습 장면을 지켜보고 계셨다. 아들의 움직임을 쫒느라 바쁜 눈, 무의식적으로 맞잡은 두 손. 부모님들은 그렇게 선수들을 응원하셨다. 학우들의 뜨거운 응원, 부모님들의 간절한 기도에도 불구하고 우리학교 농구부는 연대에 16점차 패배의 쓴 맛을 보았다. 부모님들도 경기 후 안타까움을 숨기지 못하고 자리를 떠나셨다. 순식간에 텅 빈 관중석에는 아들의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 정성스럽게 준비하신 꽃다발들만이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농구장에 울려 퍼진 승리(!)의 뱃노래
20여점 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줄곧 연대에 쫓기던 우리학교. 긴장감 넘치는 경기가 진행되는 가운데 갑자기 저 멀리서 환호성이 들리기 시작했다. 9회 말 역전으로 통쾌하게 승리한 야구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자연스럽게 시선은 위풍당당 걸어 들어오는 야구부로 쏠리게 되었고 단상에 오른 야구부 선수들과 응원단은 승리의 뱃노래를 함께 하였다. 야구부의 승리가 너무나도 기뻤지만 코트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농구부에 대한 배려가 아쉬웠던 순간이었다.

농구부 정범수, Mnet 깜짝 출연?!
정범수(체교 07, G)가 정기전 둘째날, Mnet 프로그램에 깜짝 출연해 화제다. 정범수가 출연한 프로그램은 Mnet의 ‘하늘에서 남자들이 비처럼 내려와’. 일명 ‘하남비’. 2~30대 싱글 여성들이 꿈꾸는 이상형을 MC들이 직접 섭외해 데이트를 주선하는 '하남비'는 이날 MC 유인영이 정기전이 열렸던 잠실주경기장을 찾는 모습을 담았다. 농구부 소속인 정범수는 정장을 빼입고 주경기장을 동료들과 함께 주경기장을 찾았는데, 그의 모습이 Mnet 제작진에게 포착된 것. 그는 특유의 저음으로 자신이 우리학교 농구부 소속임을 밝혔고, 제작진이 여자친구가 있냐고 묻자 “없다”고 대답했다. 이에 제작진은 곧바로 섭외 요청에 들어갔다. 하지만 그의 대답은 반전이었다. ‘운동선수라 훈련을 해야 하기 때문에’ 섭외 요청을 거절한 것. 이 장면을 TV로 지켜 본 동료선수들은 정범수의 시크한 모습에 박장대소를 터뜨렸다고.

ICE HOCKEY
연세 증발한다...

SPORTS KU가 만들어지는 사무실은 교내 아이스링크장 3층에 위치해있다. 사무실이 아이스링크장에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아이스하키 선수들과 자주 만난다. 선수들은 훈련이 끝난 후 사무실에 가끔씩 들려 기자들과 이야기도 하고 잡지도 빌려가서 보며 다른 여느 종목 선수들보다 가깝게 지냈다. 정기전 특별호 준비가 한창이던 8월의 어느 날, 사무실에 가보니 누군가 그려놓은 그림이 책상에 올려져 있었다. 마침 훈련을 하러 지나가던 아이스하키 선수가 조태훈(체교 07)선수가 그렸다고 알려줬다. 그림에 박혀있는 강렬한 6글자, ‘연세 증발한다.’ 비록 이번 정기전에서 연세를 증발시키진 못했지만 앞으로 다가오는 유한철배에서 연세를 증발시켜주기를 바라며, 지금도 이 그림은 SPORTS KU 사무실 벽에 고이 붙여져 있다.

눈물의 떡
우리학교는 교내 아이스링크장에서 와세다대학교, 실업팀들과의 평가전을 통해 이번 정기전을 준비해왔다. 경기가 있는 날 관중석에는 아이스하키 선수의 어머니들께서는 항상 따뜻한 차와 간식거리를 준비해 오신다. 어머니들은 경기를 보러 온 SPORTS KU 기자들에게 선수들의 건강 상태나 경기 외적인 요소들에 대해서 얘기해주시고, 간식도 손수 챙겨주시며 기자들을 아들처럼 따뜻하게 대해주셨다. 정기전 당일, 어머니들은 다른 때보다 많은 떡과 차를 준비해왔다. 일반 학우나 교우들에게 대접하는 순간에도 그들의 시선은 늘 경기장을 향하고 있었다. 선수들이 다치거나 몸싸움이 벌어졌을 때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보셨던 어머니. 경기에 패배했을 때 다른 어느 누구보다 슬펐을 어머니들이었지만, 오히려 우리들에게 남은 떡을 싸주시며 경기 보러 오느라 수고했다고 말씀하셨다. 내년에는 아이스하키의 승리로 어머니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길 바란다.

RUGBY
신선(神仙) 김성남 코치

정기전 당일, 경기장으로 들어선 선수들의 표정에서는 긴장감과 비장함이 감돌았다. 유난히 더웠던 여름날, 내리쬐는 햇볕을 그대로 받으며 구슬땀을 흘린 선수들의 얼굴은 이전보다 검게 그을려있었다. 뒤따라 경기장에 입장한 김성남 코치에게서도 무언가 변화가 느껴졌다. 덥수룩하게 자란 수염, 그리고 선수들과 같이 검게 그을린 얼굴. 김성남 코치도 방학 내내 선수들과 똑같이 합숙하며 지내왔다고 했다. 훈련기간 동안 자란 수염을 자르지 않는 것이 징크스가 되어버린 김성남 코치. 몇몇 선수들과 기자들은 그런 코치님의 모습을 두고 ‘신선 김성남’이란 호를 (조심스럽게) 붙여보았다.
지난 해 패배의 설욕을 다짐했지만 승리의 문턱에서 절반의 몫을 연대에 나눠주게 되었다. 모두가 우리학교의 승리를 예상하고 있을 때에도 “아직 끝난 거 아니야, 집중! 집중!” 큰 소리로 외치던 김성남 코치의 모습이 잊혀지질 않는다.

럭비부의 호날두 유용현
유난히도 축구를 좋아하는 한 럭비선수가 있었으니, 그 이름은 바로 유용현(사체 06, W.T.B). 팀 내에서도 가장 발이 빠른 포지션을 맡고 있는 유용현은 그 때문인지 축구를 매우 좋아한다고 한다. 가장 좋아하는 축구 선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그의 숙소에는 큼지막한 호날두의 포스터가 붙어있기도 하다. “정말 럭비보다 축구가 좋은 건 아니죠?”라는 장난섞인 질문에, “당연히 럭비가 좋죠, 축구는 그냥 취미생활로 좋아하는 거예요”라고 대답하는 유용현 선수. 날렵한 체격과 빠른 발로 경기장을 누비던 그의 모습에서, 모 기자는 0.1초간 호날두의 모습을 보았다나.^^

정기전 4년 연속 부상 신기록
많은 스포츠 경기 가운데 럭비는 부상이 위험이 많기로 유명한 종목이다. 80분이 넘는 시간동안을 경기장 위에서 몸을 부딪치며 겨뤄야 하는 탓에, 경기를 한번 치르면 선수들의 몸은 여기저기 부상에 시달리는데, 럭비부의 맏형 박완용(체교 06, S.H)은 최근 4년간 출전한 정기전에서 모두 크고 작은 부상을 겪었다. 첫 출전한 2006년 정기전에서는 태클로 인해 눈을 다쳤고, 2007년에는 전신에 쥐가 나 고생을 했다. 작년에는 머리를 크게 다쳤지만 붕대를 감고 경기에 임하는 투혼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번 해에도 상대 선수와 부딪혀 코피가 나고 후반에는 다리에 쥐가 풀리지 않아 추호영(체교 08, S.H)과 교체되었다.
럭비부 선수들은 유독 정기전에서 부상이 많은 박완용을 두고 정기전 때만 너무 의욕적인 게 아니냐는 웃음 섞인 걱정을 늘어놓기도.

SOCCER
교내 K모 방송국, 님 매너 좀......

정기전 축구경기의 전반전이 우리학교의 1:0 리드로 마무리되고, 이제 하프타임. 가쁜 숨을 몰아쉬며 라커룸으로 향하는 선제골의 주인공 양준아 선수에게 교내 모 방송국의 기자가 다가가 인터뷰 요청을 한다. 빨리 들어가 잠시 숨을 돌리고 싶은 선수의 마음은 안중에도 없는 것인지, 아무리 생생한 취재에 욕심이 난다 하더라도 매너는 좀 지켜 주십사.

영상제 때 생긴일 일
역시 축구경기 하프타임. 15분이라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을 이용해 양교 방송국에서 마련한 자교응원(혹은 상대교 비하) 영상이 전광판을 통해 비춰졌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제일 잘 나간다는 연예인들의 축전도 이어지는데...... 음? 어제 야구경기 때 연세대 축전에 이미 모습을 드러냈던 2PM이 오늘은 우리학교 축전에 나오는가 싶더니, 한 술 더 떠 카라는 이날 동시에 두 학교 모두의 축전에 얼굴을 비추는 게 아닌가! 이건 뭐 이중간첩도 아니고. 한편 이날 우리학교 응원단은 영상제가 채 끝나기도 전부터 응원을 다시 하기 시작해 학우들에게서 빈축을 사기도. 뭐 영상제 종료 전에 경기를 시작한 운영진의 탓이 더 커보이긴 했다만.

홍명보 감독님 전상서
감독님, 그간 무고하였는지요? 여름엔 수원 컵, 이제는 이집트 대회를 준비하시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시겠지요. 그렇게 바쁘실 감독님을 이해하기에 SPORTS KU는 지난 정기전 특집호 제작 시 저희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하신 것도 받아들였답니다. 그런데 이게 어쩐 일인가요. KUBS의 영상제에 모습을 드러내신 감독님을 보며 저희는 일말의 배신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물론 언젠가는 저희와도 만나 주시겠지요. 그날까지 건강하시고, 청소년 대표팀과 함께 좋은 결과 만들어 나가시기를 바라고 있겠습니다.


“심장이 벌렁벌렁 거렸다” 고연전 말.말?말!

뭐, 아무 느낌 없다.
-18년만의 고연전을 앞둔 농구부 강병수 코치에게 심정을 묻자
아, 그거는 좀 있다 10시에.
-야구부 박철홍 투수코치에게 선발투수를 묻자. 결국 선발투수는 에이스 신정락이 아닌 2학년 윤명준으로 낙점
이겼어…이겼어…
-야구 경기에서 승리한 길홍규코치가 눈물을 흘리며
심장이 벌렁벌렁 거려서 죽는 줄 알았다.
-야구 역전 결승타의 주인공 김상호가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어, 지금 TV로 보고 있어. 이겨야 할텐데...
-야구 경기가 한창일 즈음, 숙소에 있던 축구부 유상희(사체 08)에게 온 메시지 하나
작년엔 솔직히 ‘약’한 줄 알았다. ㄷㄷ
-야구부 김남석(체교 07)에게 작년의 나성범과 올해의 나성범을 비교해달라고 하자
나이스 고대!
-축구의 짜릿한 승리 후 브라질에서 온 GK코치 루이스가 남긴 한마디
걔가 아주 밥상을 차려줬죠.
-모 선수가 아이스하키에서 우리학교가 허용한 3번째 골을 기억하며.
이제 고대는 훈련 다 끝난건가?
-정기전 전날, 적응훈련을 위해 잠실체육관에서 마주친 김만진 감독이 이충희 감독에게 건넨 첫마디
저기 사진 한 장만...
-럭비는 아쉽게 무승부로 끝났지만, 그의 인기는 대단했다. 9월호 표지모델 박.완.용. 경기가 끝나고 몇몇 팬들과 기자들에게 사진 요청 공세를 받았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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