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백유 SBS 미디어넷 스포츠사업팀 국장이 말하는
대학스포츠 중계의 모든 것


올해 정기전을 두고 많은 학우들과 본지 기자들이 궁금한 점이 하나 있었다. 왜 방송사에서는 야구만 중계해줬을까? 농구와 아이스하키는 같은 날 열렸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다음날 열린 축구 정도는 중계해줄 수 있다는 생각은 누구나 한 번씩 해봤을 것이다.
SBS 미디어넷 스포츠사업팀 성백유 국장을 통해 정기전 그리고 대학스포츠 중계의 모든 것을 들어보았다.

Ⅰ. 대학스포츠하면 SBS SPORTS?

어느새인가 대학스포츠를 보기 위해서는 SBS SPORTS로 채널을 돌려야 했다. 지난해 U리그 개막전과 농구대잔치 그리고 우리학교가 13년 만에 우승한 대통령기 대학야구까지 굵직굵직한 대회의 주요경기는 SBS SPORTS를 통해 볼 수 있었다. 먼저 성백유 국장에게 대학스포츠 중계가 늘어난 이유를 물었다.

인기가 많이 떨어진 대학스포츠의 중계횟수가 늘어난 것 같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대학스포츠 중계를 하는 이유는 장기적인 안목의 투자라고 보면 된다. 사실 프로 스포츠가 살기 위해선 아마추어 스포츠가 먼저 살아나야 하고, 또 아마추어 스포츠가 살려면 대학스포츠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게 우리 생각이다. 돈이 안되는 대학스포츠 중계를 하는 이유는 거기에 있다. 이번에 SBS SPORTS가 봉황대기 고교야구 중계를 맡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중계 편성이 (준)결승전이나 주요경기에만 집중되어 있다는 비판도 있다.
사실 우리도 비즈니스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청률’을 생각 안 할 수가 없다. 어느 정도의 시청률은 나와줘야 중계를 편성할텐데 시청률이 너무 낮다면 편성에 어려움이 있다. 또한 제작비 문제도 걸림돌이다. 예선부터 중계를 하자니 제작비 지출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비교적 관심도가 높은 주요경기만을 중계할 수밖에 없다.

중계 협의 과정이 궁금하다. 프로처럼 중계권료를 지출하는 형식인가.
아직 그런 단계는 아니다. 프로스포츠 중계야 우리가 중계권료를 주는 방식이지만 대학스포츠 중계는 그런 것(중계권료) 없이 중계를 해준다. 대학스포츠는 중계에 따른 광고도 많이 붙지 않는데다가, 제작비도 우리가 부담하니 지출은 늘어난다. 하지만 중계를 하는 이유는 아까 앞에서 말한 것들 때문이다. 지금은 역으로 주최측에서 제작비를 지원해주고 중계를 해달라는 케이스도 있다. 언젠가는 중계권료를 주고 방송하는 날이 와야 한다.

중계권료를 주고 방송하는 날은 주최측과 방송사 모두에게 득이 되는 것으로 생각해도 되겠다.
물론 그렇다. 그 말은 결국 협회도 중계권료로 이득을 챙기고, 방송사도 광고수입을 얻는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TV를 보다보면 미국의 대학농구까지 중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3월의 광란’이라 불리는 NCAA도 중계를 맡는다. 중계 이유는 첫째 컨텐츠 확보 차원이라고 볼 수 있다. 두 번째는 여가 선용의 의미가 있다. NCAA 중계는 쉽게 말해서 볼거리 제공 차원이다. 스포츠는 최고의 여가 선용 대상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즐길거리, 볼거리가 많아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그런 게 아직 많지 않다. 그런 면에서 다양한 컨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Ⅱ. 왜 이번 정기전은 야구만 중계됐을까?

정기전에 오지 못한 학우들과 스포츠팬들은 아쉬울 수밖에 없는 9월이었다. 케이블 채널을 통한 정기전 중계가 야구만 편성됐기 때문이다. 내심 다른 종목도 TV로 볼 수 있기를 기대한 팬들이라면 아쉬움이 클 터. 당연히 중계 결정 과정이 궁금했다.

정기전 중계가 매년 이뤄지진 않는다.
주최측에서 중계를 요청하는 문서를 보내온다. 그럼 우리가 당일 다른 중계가 어떻게 잡혀있는지 보고 회의를 통해 결정한다.

이번에는 야구 경기만 전파를 탔다.
일단 첫날(11일)부터 살펴보자면, 일정에 잡혀있던 경기가 프로야구와 골프 그리고 정기전이었다. 일단 야구는 확정이 됐는데, 농구와 아이스하키가 문제였다. 일반적으로 생각할 때 중계가 끝나자마자 다른 경기장으로 옮기면 될 것 같지만 케이블을 빼내고 다시 설치하는데 4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농구와 아이스하키는 야구 경기가 끝나고 바로 있기 때문에 중계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중계차를 빌려 오기만 하면 중계는 가능했다. 주최측에 이 말을 전달했지만 거절했다.

그럼 둘째 날 중계가 없었던 이유도 있을텐데.
그날은 프로야구, 골프에 프로축구까지 중계일정이 잡혀있었다. 프로에서는 중계 잡으려고 시간도 변경하면서 애쓰는데, 정기전은 그렇지 않더라.(웃음)

Ⅲ. 프로와 아마추어 중계는 다를까?

특성이 다른 프로와 아마추어 스포츠는 중계방식도 다를 지 궁금했다. 기대와는 다르게(?) 성 국장의 대답은 ‘No’였다.

프로와 아마추어 스포츠를 중계할 때 어떤 차이가 있나.
중계방식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어차피 카메라와 중계차는 공통적으로 들어가니까. 하지만 프로스포츠를 다룰 때는 비즈니스적인 측면이 많이 작용한다. 광고부터 시청률까지 따지게 된다. 반면에 아마추어 스포츠를 다룰 때는 ‘재투자’ 측면이라고 보면 된다.

아직 프로 스포츠의 소위 ‘대박 시청률’은 1%인가.
프로야구를 보면 롯데 경기의 시청률은 3%까지 나오기도 한다.

현재 대학스포츠의 ‘대박 시청률’은 어느 정도인가.
0.1% 정도이다. 사실 그 아래로 나오는 경우가 더 많다.

SBS는 분명 민영기업인데 시청률도 낮은 대학스포츠에 투자한다는 논리가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앞에서 말한 이유 그대로다. 대학스포츠가 살아야 프로 스포츠도 산다. 회사에서 그런 점을 특별히 생각하는 것도 일부 작용한다.

시청률 0.1%. 대학스포츠의 현실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0.1%를 대학스포츠의 미래로 만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대학스포츠의 인기가 떨어진 이유가 프로 스포츠의 탄생이라면 경기수준을 그만큼 올려야 하고, 전희철, 김병철, 현주엽 같은 인기스타가 없어서라면 그만한 선수를 길러내야 할 것이다. 앞으로는 한 채널 아닌 더 많은 채널에서 다양한 종목의 대학스포츠를 즐길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정기전을 하나의 비즈니스 컨텐츠로!
성백유 국장은 언론인이기 이전에 우리학교 선배(체교 80)이기도 하다. 성백유 국장은 고대인으로서 정기전과 관련해 한 가지 마케팅 아이템을 제시하였다. 성 국장이 제시한 아이디어는 다음과 같다.

야구장과 축구장에는 많은 좌석이 텅텅 비게 마련이다. 경기장을 통째로 빌리면서 자리를 비게 만드는 것은 비용 낭비. 해결책은 전국에 있는 고교생들을 초대하는 것이다. 그리하면 자연스레 학교 홍보를 할 수 있게 된다. 한마디로 입학설명회를 스포츠장(場)에서 개최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캠퍼스 내에서 정기전을 치루는 방안이다. 우리학교 아이스링크장에서 아이스하키를, 화정체육관에서 농구 경기를 여는 방식을 말한다. 남의 경기장을 빌리지 않는다면 많은 비용을 절감하게 되고, 대신 좁은 화정체육관이나 아이스링크장의 여건상 티켓값을 받는다면 정기전도 하나의 수익모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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