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05 13:32 (금)
2009 정기전을 돌아보며
2009 정기전을 돌아보며
  • 김명선 기자
  • 승인 2009.10.23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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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을 향한 언론의 쓴소리

2009 정기전은 5개부 모두 역사 속에 남을 치열한 명승부를 남긴 채 2승 1무 2패라는 사이 좋은 전적으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여름 방학도 반납한 채 정기전을 위해 훈련에 매진해 온 5개부 선수들에게 우선 경의와 수고의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운동부와 함께 정기전을 준비해 온 SPORTS KU는 정기전 과정 속에서 펼쳐진 교내 언론의 안타까웠던 일부 모습에 대해 쓴 소리를 해보려 한다.

#1. 미디어데이
7월 13일 녹지운동장에서는 사상 최초로 정기전을 위한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체육위원회와 각부 감독, 코치들의 도움을 받아 송추에서 훈련하는 야구부와 훈련 일정이 잡혀 있던 아이스하키부를 제외한 나머지 농구, 럭비, 축구부 등 3개부가 녹지 운동장에 모였다. 이 자리에는 SPORTS KU를 포함한 여러 학내 매체들이 모였다. 그 곳에서 우리는 선수들의 프로필 사진을 찍고 선수의 출신학교나 포지션 등이 담긴 프로필지를 작성하고 단체 사진도 찍는 등 운동부와 일반 학우들이 어울려 ‘노는’ 한 바탕의 장(場)이 열렸다. 럭비부의 단체 사진을 찍는 와중에는 3군데 매체가 카메라를 들이대는 바람에 어떤 한 선수는 “와~우리 완전 스타된 것 같지 않냐”며 환한 웃음을 보였다. 그만큼 훈훈하고 즐거운 자리였다. 그 날 만들어진 선수들의 프로필과 사진은 Kukey 홈페이지에 등록이 되었고 정기전 당일 전광판에 뜬 선수들의 사진에도 사용되었다. 선수들은 훈련 시간을 많이 빼앗기지 않았을뿐만 아니라 그들에게도 즐거운 자리였다. 궁금한 점이 있으면 단 한 번의 인터뷰로 해결되었다. 중복 취재가 그만큼 줄어들 수 있었던 자리였고, 언론 매체들끼리도 각자가 얻은 정보를 서로가 교환하며 교류할 수 있었던 윈-윈(Win-Win)의 자리였다.

#2. 프로필북
정기전이 치러지는 당일. 응원단에서는 프로필북(Profile-Book)을 발행해 나눠준다. 프로필북에는 선수들의 학번, 학과, 이름, 포지션 등이 적혀 있다. 이번 프로필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당한 오류를 발견할 수 있다. 심지어 작년 사진이 고스란히 사용되어 졸업한 선수들의 모습도 다시 찾아볼 수 있었고 어떤 부의 사진에선 올해 입학한 09학번 선수들의 모습은 온데 간데 없었다. 우리에겐 사소하게 무심코 휙휙 넘겨버릴 프로필북이라지만 선수들이나 선수들의 학부모 입장에선 얼마나 신경이 쓰일 부분인지 생각해보았는가. 자신의 얼굴이 바뀌어 나오고, 학년이 잘못 표기되고, 자신의 이름이 빠져있다면 그들이 느낄 안타까움을 누가 달래줄 수 있을 것인가.

#3. 정기전 경기 중 취재
정기전 야구 선발투수였던 윤명준(체교 08)은 “마운드에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선발투수인 걸 알고 있었지만 그 압박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그만큼 선수들에게 있어 정기전이란 1년 경기 중 모든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기전 축구 경기 중에 일이다. 전반전은 1-0 우리학교의 리드로 끝이 났다. 전반 종료 휘슬이 울린 후 락커룸으로 들어 가는 양준아(사체 08, 정기전에서 선취골을 뽑은 선수) 선수를 모 매체에서 불러내어 인터뷰를 하는 모습이 눈에 밟혔다. 분명 정기전에 모든 것을 쏟아 부운 선수들에 대한 예의는 아니었다. 또한 럭비 경기가 펼쳐지는 중엔 한창 경기가 과열되고 있을 무렵, 모 매체의 기자가 코치에게 다가가 직접 질문을 하는 모습도 보였다. 경기를 펼치고 있는 선수와 코칭스탭에 대한 배려가 아쉬운 대목이었다. 충분히 경기가 끝나고 해도 되는 일들을 경기 도중에 하는 모습이 참 안타까웠다.

우리학교는 학내 매체가 잘 발전해있다. 서로 경쟁하는 매체 사이에서 정기전이라는 아이템은 참 ‘괜찮은’ 아이템인 것만은 사실이다. 학우들에게 재밌고 정확한 정보를 주기 위해선 꾸준한 관심과 취재가 필요하다. 하지만 각 매체가 비슷한 내용을 가지고 정기전을 앞두고 급작스레 취재하다보니 우리들의 선수나 코칭스탭은 똑같은 정기전 각오나 전략에 대해 몇 번씩이나 반복해 말해야만 했다. 정기전이 다가올수록 운동부 취재에 대한 절차는 도무지 찾아보기 어려웠다. 일방적으로 코칭스탭이나 각 부 주장들에게 질문하거나 부탁하기 일수였다. 우리가 만들어야 할 컨텐츠도 중요하지만 정기전을 준비하는 선수와 코칭스탭에 대한 배려는 더더욱 중요하다. 한번쯤 우리가 부탁하기 전에 주인공이 되어야 할 운동부에 방해를 주고 있지 않은지 먼저 생각해보자.

2010년에도 계속해서 정기전은 열릴 것이고 취재 또한 이어질 것이다. 올해의 아쉬운 모습은 내년 정기전에선 볼 수 없기를 바라며 앞으로 5개부 만큼이나 열심히 뛸 고대 학생언론을 응원해본다. 내년 정기전에선 ‘취재보다 선수 먼저’라는 인식 안에서 취재가 이뤄지길 바라며, 미디어데이와 같은 지속적인 학내 언론의 교류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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