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지난 9월 21일부터 3일간 본교생 417명에게 ‘고대생의 계층의식’을 주제로 직접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2008년 하반기 재학생 통계'에 따라 단과대 정원별로 설문을 배부했다. 표집 오차는 ±4.3%이다.

국민 평균보다 높은 상층 귀속의식

본교생들은 국민 평균 계층의식에 비해 높은 상층 귀속의식을 보였다. 계층을 6분위로 나눠 자신의 계층이 어디에 속한다고 판단하는지 질문한 결과 상위층(1․2분위), 중위층(3․4분위)을 선택한 응답자가 각각 20.1%, 74.3%으며, 하위층(5․6분위)을 선택한 응답자는 5.6%에 그쳤다. 지난 2006년 통계청에서 실시한 국민계층의식조사에서 △상위층 1.7% △중위층 56.1% △하위층 42.4%의 결과가 나온 것과 차이를 보인다. 이명진(문과대 사회학과) 교수는 “집안 형편이 나을수록 자녀의 학업 수준도 높아지는 사회적 추세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또한 "대학생은 경제적으로 부모님에게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본인의 계층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본인의 객관적인 계층과 상관없이 자신이 중위층이라고 생각하는 학생도 많았다. 우리나라의 중위소득(전체 가구를 소득에 따라 일렬로 배열했을 때 한가운데에 있는 소득)은 2008년 기준으로 월 363만원이다. 그러나 본교생 중 부모님의 월평균 수입이 600만원 이상임에도 62.1%의 학생이 스스로를 중위층으로 분류했다. 반면 부모님 월평균 수입이 200만원 이하인 학생들도 64.3%가 자신이 중위층에 속한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박형신(인문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사회의 계층구조 속에 자신을 중간에 위치시키려는 경향이 있다”며 “서로 유사한 계층 내에서 상호작용을 하면서 자신의 계층위치를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대생의 계층 배경은?

객관적 계층 변수에 관한 설문 결과, 부모 모두 대졸 이상이라 답한 학생은 56.6%(아버지 76.3%, 어머니 58.5%)였다. 반면, 부모 모두 중졸 이하의 학력인 응답자는 1.7%에 불과했다. 또한 응답자 가정의 주 수입원을 담당하는 사람의 직업은 △관리직(대기업 과장∙부장급 등) 31.6% △사무직(회사 평사원, 6급 이하 공무원 등) 21.5% △전문직(의사, 법조인, 고위공무원 등) 17.4% △판매직(소규모 자영업자 등) 16.4%가 높게 나타났으며, △숙련직(숙련기능공, 운전기사 등) 7.2% △단순노동(일일 잡역부 등) 2.9% △무직(가정주부 등) 1.7% △반숙련직(이발사 등) 1.2%이 뒤를 이었다.

응답자의 거주지는 강남․송파․서초구를 제외한 서울지역이 28%로 가장 많았고, 이어 △지방 대도시 18.3% △서울 강남․송파․서초구 16.6% △경기 신도시 15.4% △지방 중소도시 14.7% △지방 군청 소재지 1.7% △지방 읍․면․리 지역 3.9% 순으로 집계됐다.

응답자의 출신 고등학교는 △일반계 평준화고교 62.8% △특수목적고교 15.9% △일반계 비평준화고교 11.2% △자립형 사립고교 5.6% △외국 고교 3.2%였으며, 실업계 고교와 기타(검정고시 포함)는 각각 0.5%였다.

이 중 개인이 속한 환경에 따라 스스로를 상위층으로 분류하는 학생의 비율에 차이가 나타났다. △부모의 학력이 높고 △부모의 직업이 전문직이며 △특수목적고교나 자립형 사립고교 출신이고 △서울 강남․송파․서초구 지역에 사는 학생일수록 상층 귀속의식이 높았다. 아버지의 학력이 대졸 이상인 학생들은 24.8%가 상위층이라고 답한 반면, 중졸 이하인 학생들은 7.1%만이 자신이 상위층이라고 답했다. 또한 다른 학생들과 비교했을 때 부모의 직업이 전문․사무․관리직인 학생들은 1.9배, 특수목적고교나 자립형 사립고교 출신인 학생들은 1.7배, 서울 강남․송파․서초구 지역에 사는 학생은 2.4배 이상 자신을 상위층이라고 규정하는 비율이 높았다. 서울 서초구에 거주하며 서울 시내 외국어고교를 졸업한 김 모 씨는 “겉으로 드러내진 않지만 생활수준이 비슷한 학생들끼리 특권의식을 공유하는 일종의 카르텔이 암묵적으로 형성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상층이동, 어렵지만 난 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세대 간 계층 이동이 쉬운 편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엔 63%가 어렵다고 답해 대다수가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상위층에 속한다고 답한 학생들은 16.6%가 쉽다고 대답한 반면 하위층에 속한다고 답한 학생들은 쉽다고 응답한 경우가 전무했다.

하지만 본교생 대부분이 졸업 후 자신의 계층 상승 가능성은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졸업 후 속할 것으로 기대하는 계층에 상위층이라 답한 비율이 53.4%였으며, 72.1%가 ‘계층 상승의지가 있다’고 답했다. 배동률(경영대 경영08) 씨는 “본교에 입학하는 것 자체가 미래에 중산층 이상으로의 진입을 어느 정도 보장하는 조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배우자의 계층이 어디에 속해있길 기대하냐는 질문에 남자는 49.1%, 여자는 60.1%가 상위층에 속해있길 기대한다고 답해 성별에 따라 다소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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