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학가에 연구중심대학 바람이 불고 있다. 대학의 연구역량은 정부의 지원과 직결되며 국내외 대학평가의 핵심지표이기도 하다. 하지만 본교의 연구역량 부문은 한양대를 이어 7위(2009 중앙일보 대학평가)를 기록하는 등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본교는 ‘세계선도대학으로서의 연구역량 구축’ 비전의 일환인 대학원 시스템 강화를 바탕으로 연구의 질적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본교는 대학원 역량 강화를 위해 우선 대학원생 수를 늘리겠단 입장이다. 대학원생의 수는 연구인력과 연구지원비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본교는 현재 2.7대 1인 학부생대 대학원생의 비율을 2030년까지 1.36대 1로 낮출 계획이다.

현재 본교는 대학원생 정원비율 외에 대학원 인프라 구축에도 힘을 쏟고 있다. 대학원 학사지원팀 김종원 부장은 “정원비율 조정은 지속적으로 논의 중이며 △우수학생 유치 △대학원생 연구지원 향상 △지도교수제 강화 등을 통해 대학원 교육의 질을 향상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본교는 이번 학기부터 등록금과 생활비를 박사과정 연구가 끝날 때까지 지급하는 ‘글로벌인재장학금’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전에는 박사과정을 수료하면 모든 지원이 중단 됐으나 이번 제도는 수료와 상관없이 장학금을 제공해 안정적인 연구가 가능해졌다. 다음 학기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 입학 예정인 김건영(문과대 국문04) 씨는 “등록금 전액을 지원해주는 장학금제도가 별로 없었는데 새로 생겨나 반갑게 생각한다”며 “장학생 선발 수를 늘려 많은 수혜자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학원생 지도교수의 역할과 요건도 강화된다. 다음 학기부터 지도교수와 신입생의 상담이 의무화되며, 타전공 학부생이 대학원에 입학할 경우 이수해야 할 선수강과목도 지도 교수가 지정해야 한다. 또한 다음 학기부터 위촉일 이전 3년간 SCI급 국제저명학술지나 한국연구재단 등재지에 1편 이상 논문을 게재한 교수만 지도교수직을 맡을 수 있다. 이에 대해 홍금수(사범대 지리교육과) 교수는 “국제 저명지에 논문을 등재한다는 건 지도교수가 갖춰야 할 자질문제라 생각된다”며 “3년이란 시간은 촉박한 것이 아니므로 교수들에게 충분한 조건”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수학생과 교수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올해 본교 대학원엔 25개국에서 외국인 300여명이 지원해 100명 안팎이던 지난해에 비해 3배가 증가했다. 본교가 지난해부터 매년 6회 이상 해외 홍보활동을 벌인 성과다. 또한 WCU(World Class University)사업의 지원을 받아 올해 11명의 해외 석학을 초빙했다. 교무지원부 관계자는 “WCU 사업 외에도 본교 자체적으로 석학을 초청할 계획”이라며 “우선 교수 두 명을 초빙하려 하며 앞으로 초청 횟수를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수업적평가의 연구 영역에 대한 질적 평가도 강화된다. 교무지원부 이주리 과장은 “기존의 양적평가보다 질적평가에 초점을 맞춰 평가문항을 개선하려 한다”며 “인문사회계 교수의 논문도 의무적으로 우수 국제학술지에 등재하도록 하고, 분야에 따라 유연하게 다년평가를 할 수 있도록 연구영역평가를 강화할 방침”이라 말했다.

본교는 국제학술논문 발표 실적을 오는 2030년까지 총 11758편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는 연 평균 전임교원 증가율 3.2%와 국제학술논문 발표 증가세인 3.9%를 반영한 결과다.

전임교원 확보율은 지난해 안암캠퍼스 기준 87.1%에서 올해 92.4%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전임교원 1인당 국제학술논문 발표 수는 지난해 0.8편(정보공시 기준)에서 올해 0.6편으로 감소했다. 학교 측은 신임교원 증가율이 높아 교원 1인당 논문수 지표가 불리했다는 입장이다. 연구진흥팀 김인섭 팀장은 “신임 교수들이 연구 성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학교에서 신임교원정착연구비 등 교수특별연구비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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