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목) 사회과학분과 중앙동아리 한국근현대사연구회(회장=박성철·경영06, 이하 한근연)의 동아리방을 찾았다. 차분한 느낌의 동방 한켠엔 <한국전쟁의 기원>, <역사비평>, <해방전후사의 인식> 등 역사분야 책들이 빼곡하게 꽂혀있었다.

한근연은 25년 쯤 전 정식 동아리로 등록됐지만 그전부터 ‘경제철학회’라는 이름으로 ‘지하’에서 활동했다. 사회과학분과 중앙동아리 수레바퀴(회장=박장준·언론03)와 철학마을(회장=박민욱·철학07)도 같은 경제철학회에서 출발했다. 지난해와 올해 한근연과 수레바퀴는 안암에서 운영하던 하숙집을 강제철거당한 노부부, 특수고용의 부당함을 외치는 화물 노동자들을 위한 연대주점을 함께 열었다.

한근연은 근현대사에 관한 책을 읽고 △한국근현대사 △서양경제사 △여성주의 △노동운동사 등의 주제로 세미나를 진행한다. 올해엔 한국근현대사 관련 논문과 <자본주의역사 바로알기>, <새로운 공동체를 향한 운동: 공산당선언>, <역사란 무엇인가> 같은 서적을 읽었다.

역사를 공부하는 동아리지만 사학 전공자나 역사 매니아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근연엔 여느 동아리처럼 다양한 전공의 학부생들이 모여 있다. 세미나와 토론회 커리큘럼은 새내기 수준에 맞춰 운영한다.
한근연에선 1년에 1~2번 역사기행을 떠난다. 올해 초엔 3.1운동의 발자취를 쫓아 △안국동 △한용운 저택 △종로경찰서 △3.1독립선언서를 낭독한 터 △탑골공원을 방문했다. 박성철 한근연회장은 “직접 사적을 찾아다니면 역사적 사건이 더 가깝고 새롭게 다가온다”며 “역사가 자신의 삶과 동떨어진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올해 한근연은 다른 해보다 적극적인 홍보를 펼쳤다. 한근연이 어떤 책을 읽고, 무슨 주제로 토론하며, 어떻게 1년을 보내는지를 자세히 쓴 홍보지를 교내 화장실 곳곳에 붙였다. 홍보 효과인지 실제로 한근연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늘었단다.

한근연 회원들은 역사를 딱딱한 것으로 여기는 학생들의 인식을 어떻게 하면 바꿀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박성철 한근연회장은 “대부분 학생들이 취업문제와 경제적 압박으로 여유가 없겠지만 우리 선배들이 그러했듯이 사회 문제에 대한 고민도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학생들과의 소통에 노력을 기울여 ‘사회과학은 삶과 따로 존재한다’는 학생들의 편견을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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