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올해 새로 출범한 자유전공학부(이하 자전)가 1년간 어떻게 운영됐는지 알아보고자 지난 13일(금) 자전 재학생 4명을 초청해 좌담회를 가졌다. 좌담회엔 박준호(자유전공학부09), 박천세(자유전공학부09) 씨가 각각 자전 학생회장과 학생회 집행부원 자격으로, 김현(자유전공학부09), 남다예(자유전공학부09) 씨가 일반학우 자격으로 참여했다.

신설학부인 자전에 지원한 이유는

김현: 다른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는데, 적성에 맞지 않았다. 대학 입학 후 1년간 전공을 탐색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사실에 매력을 느껴 다시 수능을 치러 지원했다.

남다예: 원래 법과대에 진학하는 게 목표였다. 올해부터 법학부 신입생을 모집하지 않아 자전에 지원했다.

1학년 때 어떤 수업을 듣나

박준호: 대부분 희망 전공과 관련된 교양수업을 듣는다. 나는 경영학과에 진학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경영대 1학년생이 듣는 ‘회계학원리’를 수강했다.

김현: 나는 경제학과에 진학하기 위해 ‘세계와 한국경제’와 ‘경제학원론’이란 교양과목을 수강했다. 핵심교양과목도 듣는다. 전공을 배정받지 않은 정경대나 문과대 소속 1학년생과 비슷한 것 같다.

학생회장과 집행부원은 제1대 학생회라 고생이 많았을 것 같다

박준호: 시행착오가 많았다. 학교와 어떻게 소통할지 많이 고민했다. 학생회가 먼저 요구하지 않으면 학교가 알아서 우리 편의를 보장해주진 않는다. 신설학부생으로서 불편한 점을 끊임없이 학교에 요구해 타협점을 마련하려 했다.

박천세: 자전 학생은 규정상 인문사회계열(사범대학 제외)에서 희망하는 모든 과목을 수강할 수 있다. 하지만 ‘회계학원리’나 ‘경영통계’ 중 일부 분반 과목은 경영대생만 수강할 수 있었다. 그래서 경영대 학사지원부에 요청해 해당 과목을 자전 학생도 신청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학생회가 먼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면 해결되지 않을 수 있었던 사항이다.

4개 반 중 2반(C, D반)은 아직 자치공간이 없다

박준호: 자전 A·B반은 법과대 A·B반과 함께 반실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C반 반실은 자전 학생회가, D반 반실은 로스쿨 학생회가 사용하고 있어 자치공간이 없다. 구법관에 자주 사용하지 않는 동아리실이나 학회실을 반실로 사용했으면 하는데, 아직은 법과대생이 사용하고 있다.

자전 학생은 내년부터 연계전공으로 ‘공공거버넌스와 리더십’을 의무 이수해야 한다. 어떤 성격을 지닌 전공인가

김현: 이 전공은 △법학 △행정학 △경제학을 아우른다. 사법·행정고시를 치르거나 로스쿨에 진학할 학생에게 도움이 된다. 자전이 특화된 커리큘럼 없이 운영된다는 비판을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다만 09학번은 특정 연계전공을 의무 이수해야 하는 조건이 입학 당시 없었기 때문에 꼭 이수할 필요는 없다. 자유롭게 이중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 ‘공공거버넌스와 리더십’ 필수 이수 규정은 10학번부터 적용된다.

박준호: 학사지원부 측이 ‘공공거버넌스와 리더십’ 외에 자전 학생을 위한 연계전공을 꾸준히 신설할 계획이라고 했다. 늦게나마 자전의 정체성이 형성되는 것 같아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남다예: 자전의 정체성을 살리려면 오히려 본전공이든 이중전공이든 학생이 자신에게 맞는 전공을 모색할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 현 학교 정책은 자전 학생에게 고시나 로스쿨을 준비하는 학생에게 유리하게 지원하는 것 같다.

자전 학생으로서 생활하며 느낀 만족도를 10점 만점으로 매긴다면

김현: 2점을 주고 싶다. 학사지원 부문에서 아쉬운 점이 많았다. 학기 초 학과장이 법과대 신입생에게 주어지는 외부장학금을 로스쿨과 자전 학생에게 절반씩 배분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아직 소식이 없다. 학사지원부 직원도 아직 1명밖에 없다. 내년엔 개선되리라 기대한다.

남다예: 5.5점이다. 1회 입학생이라 학교에 적응하기 힘들까 걱정했는데 법과대 선배들이 많이 챙겨줬다.
박준호: 7점을 주겠다. 아직 신설학과라 미흡한 점이 많지만 차차 개선될 것이다. 적성에 따라 희망하는 전공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자전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박천세: 5점을 주고 싶다. 1대 학생회 집행부원으로 활동하며 애로사항이 많았지만, 다른 학부생은 겪을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을 했다. 신설학부기 때문에 우리가 학부 문화를 개척해 나간다는 자부심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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