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보우스쿨은 일주일에 1번씩 외국인노동자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대학생 모임이다. 지난해 겨울 본교와 △서울대 △성균관대 △성신여대 △중앙대 학생이 모여 자원활동가와 외국인노동자를 모집했고, 올해 3월 첫 활동을 시작했다. 지금은 입소문을 타고 10여 개 대학이 동참하고 있다.

레인보우스쿨은 학생 다수가 불법체류자다. 이 때문에 가르치는 장소도 비밀로 하고 있으며, 수강생도 그리 많지 않다. 학생을 모집하기 위해 이주노동자 노동조합에 도움을 요청하고, 외국인노동자가 자주 다니는 곳에 광고도 붙였으나 지원자가 많지 않았다. 레인보우스쿨 본교 지부에선 안암동 근처에 사는 외국인노동자 5명과 본교생 자원활동가 5명이 1대 1로 맞춤식 수업을 진행한다. 언제 정부 단속에 걸릴지 모르기 때문에 가르치는 장소도 공개하지 않는다. 레인보우스쿨 창단멤버 김다은(문과대 국문06) 씨는 “단속 때문에 한국어를 배우러 나오는 걸 주저하는 외국인노동자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학생 1명은 얼마 전 정부 단속이 강화되자 겁을 먹고 본국으로 돌아갔다. 남아있는 학생 5명 중 3명이 불법체류노동자다.

김 씨는 ‘불법체류노동자’가 그들을 범법자로 낙인찍는 부적절한 용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에서 일하도록 허가하는 등록증을 받지 못했다는 의미에서 ‘미등록이주노동자’가 더 타당한 어휘라고 주장했다.

미등록이주노동자는 단속에 걸리면 곧바로 본국으로 추방된다. 우리나라에서 20년 가까이 밴드 활동을 하며 외국인노동자의 부당한 처우를 알린 미노드 목탄(남·38) 씨도 지난 10월 본국인 네팔로 송환됐다. 미등록이주노동자였기 때문이다. 당시 레인보우스쿨 본교 지부에서 목탄 씨의 추방을 반대하는 본교생 100명의 서명을 받았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미등록이주노동자는 평범한 생활을 하기가 버겁다. 자원활동가에게 마트에서 생필품을 대신 사 달라는 사소한 부탁을 하기도 한다.

자원활동가들이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가장 힘든 점은 교수 경험이 부족해 한계를 느낄 때다. 김 씨는 “다들 처음 한국어를 가르치는 대학생이라 부족한 점이 많다”며 “1년 가까이 외국인노동자를 가르치고 있지만 한국어 실력이 기대만큼 늘지 않을 땐 속상하다”고 말했다.

수업교재는 전교조에서 만든 <이주민을 위한 한국어교재>를 쓰고 있다. 전교조 측에서 레인보우스쿨의 활동 취지를 듣고선 흔쾌히 300권을 기증했다. 하지만 아직 수업 커리큘럼도 부실하고, 노동자의 한글 실력이 천차만별이라 난감할 때가 많다고 한다.

김다은 씨는 “부족하지만 외국인노동자가 자신의 권리를 한국어로 당당하게 주장하는 데 보탬이 됐으면 한다”며 “나아가 이들을 차별이 담긴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고 국내외 노동자가 다함께 화합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게 레인보우스쿨의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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