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해 사람들의 추억을 사진으로 남기는 학생이 있다. 본명보다 ‘디카추’란 닉네임으로 더 유명한 추영훈(경영대 경영05) 씨다.

추 씨는 지난 2005년부터 본교와 본교생을 찍어 자신의 미니홈피(club.cyworld.com/
dicachoo)에 올리고 있다. 학생뿐 아니라 학내 언론단체나 응원단도 그의 사진을 즐겨 찾는다.

그는 2005년 입학식부터 롤라이(Rollei) 디지털 카메라(이하 디카)로 학교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고려대의 사계절을 카메라에 담았고, 2005년 ‘이건희 사태’나 2006년 ‘출교자 사태’ 같은 학내 이슈도 놓치지 않았다. 즐겨 찍는 것은 본관 앞 418 기념비다. 그에게 기념비는 자유·정의·진리의 상징이다.

사진을 찍기 시작한 2005년 초엔 욕심이 많아 고생하곤 했다. 한 번은 롤라이 디카로 하늘공원 억새축제에 출사를 갔다. 좋은 사진을 찍고 싶어 계속 걷다보니 길 막바지에 다다랐다. 반대로 나오는 데만 2시간이 걸렸다.

추 씨는 실감나는 응원단 사진으로 유명하다. 2006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때 응원단 기획진에게 가까이서 찍고 싶다고 부탁해 허락을 받았다. 그 때부터 본격적으로 응원단을 찍기 시작했다. 그는 누구보다 응원단 사진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좋은 사진은 기술과 기계뿐만 아니라 피사체에 대한 애정과 이해도 필요해요. 저는 각 응원곡 특징을 파악해 단원들이 어떤 동작을 하는지 알고 있어요. 그래야 멋있는 순간을 담을 수 있거든요”

추 씨는 단순히 사진을 찍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인터넷에 올릴 때도 심혈을 기울인다. “사진을 정리하는 것도 사진 찍기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사진 순서와 내용, 제목을 정리하고 생각을 적으면서 이야기가 있는 사진을 완성하려고 노력해요”

디카추라는 별명은 2006년 새터 때 친구가 붙여줬다. 당시 추 씨는 과반 행사 사진도 전담하고 있었다. 다양한 닉네임을 사용했지만 디카추의 어감이 좋아 계속 사용하게 됐다.

사진을 찍다보니 인맥도 자연스레 넓어졌다. 응원단과 가깝고 학내 언론사 사진기자와도 안부를 묻는다. 학교 행사 사진을 즐겨 찍는 사람끼리는 안면을 익힌 뒤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배우기도 한다. 교양수업에선 한 학생이 추 씨를 알아보고 반갑다며 인사를 건네기도 했단다.

그는 주변사람과 추억을 공유하기 위해 사진을 찍는다. “사진으로 기억을 갈무리해요. 갈무리한 기억이 추억으로 남고, 기록이 되고, 모여서 역사가 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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